[인터뷰] 서기준 탁브루컴퍼니 대표 “한국술, 맛 넘어 '선택할 이유' 만들어야”

청주 브랜드 '효모재'로 하이엔드 다이닝 공략…“음식과 어울리는 술, 특별한 미식 경험이 경쟁력”

“좋은 술을 만드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소비자가 우리 술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과 이유를 만들어야 합니다.”

서기준 탁브루컴퍼니 대표는 전통주 시장에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기 위한 핵심 경쟁력으로 소비자 관점 브랜드 전략을 꼽았다. 제조 기술과 맛은 기본이며, 음식과 조화와 브랜드 경험을 통해 소비자가 특정한 순간에 찾는 술이 돼야 한다는 설명이다.

2014년 양조장 근무를 시작으로 한국술 제조 현장을 경험한 서 대표는 전통주 공동구매 창업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살핀 뒤 양조장을 창업했다. 현재는 청주 브랜드 '효모재'를 중심으로 제품 라인업을 고도화하고 오프라인 콘텐츠를 강화하고 있다. '효모재'는 대한민국 우수술품평회 수상과 한국국제소믈리에협회 연속 수상한 술로 제조 품질 인정받았다. 한식뿐만 아니라 일식·양식 등 하이엔드 다이닝 시장에서 한국술 가치를 인정받는 브랜드를 만드는 것이 목표다.

Photo Image
서기준 탁브루컴퍼니 대표.

다음은 서 대표와 일문일답.

- 탁브루컴퍼니를 창업한 계기는 무엇인가.

▲2014년 술이 좋아 근본적인 제조 방법을 알고 싶다는 호기심으로 양조장에 취직했다. 수년간 한국술을 만들면서 좋은 술을 제조하더라도 소비자에게 알릴 수 있는 방법과 수단이 부족하다는 현실을 느꼈다.

양조장 창업에 앞서 전통주 공동구매 플랫폼을 목표로 한 창업을 먼저 했다. 다른 양조장의 좋은 술을 소비자에게 소개하고 판매하는 과정에서 소비자 반응을 직접 경험했다. 그 과정에서 제조를 잘하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사실을 깨달았고, 결국 다시 제조에 도전하기로 했다.

당시 한국술은 품질과 유통 등 여러 측면에서 부족한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오히려 젊은 세대가 새로운 방식으로 시장에 진입하기 좋은 시기라고 판단했다. 전통주 시장에 한정하지 않고 국내외 주류시장에서 경쟁할 수 있는 한국술 브랜드를 만들겠다는 목표로 창업했다.

- '탁브루'와 청주 브랜드 '효모재'에는 어떤 의미가 담겼나.

▲창업 초기부터 2025년까지 주력 제품은 막걸리였다. 여러 사람이 잔을 맞대고 즐기는 막걸리 특성을 살려 잔이 부딪치는 소리인 '탁!'에 함께 즐기는 행복한 감정을 담았다.

이후 제품 품질을 고도화하면서 청주 브랜드 효모재를 출시했고, 좋은 반응을 얻으면서 주력 제품도 청주로 옮겨갔다. 막걸리가 함께 즐기는 분위기에 어울리는 술이라면 효모재는 음식과 어울리는 상황에서 최고의 한 잔을 제공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효모재(HYOMOJAE)는 술의 핵심 원재료인 '효모'와 집을 뜻하는 '재'를 결합한 이름이다. 효모와 이를 기르는 양조사가 함께 숨 쉬는 공간이라는 의미다.

-좋은 전통주와 경쟁력 있는 제품 조건은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 제품이 어울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고 이를 브랜딩에 녹여내는 것이다. 맛과 디자인, 가격은 모두 중요하지만 이제는 일정 수준 이상 충족해야 하는 기본 요소라고 생각한다.

오랜 역사와 문화성을 지닌 양조장은 축적된 시간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그렇지 않은 브랜드라면 소비자가 우리 술을 선택할 상황을 만들어내는 능력이 중요하다. 제품 자체 완성도를 높이는 동시에 어떤 음식과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지 제안해야 한다.

Photo Image
효모재9432

-효모재 핵심 고객과 제품 차별화 전략은 무엇인가.

▲핵심 고객은 미식을 즐기고 희석식 소주 이외 주류를 경험한 소비자다. 평소 술을 즐기지 않더라도 애주가를 위한 선물이나 명절 가족 모임 등 특별한 상황에서 술을 구매하는 소비자도 주요 고객이다.

단순히 가장 맛있는 술을 만드는 데 그치지 않고 음식 종류와 맛을 분석해 그에 어울리는 술의 맛을 기획한다. 다른 맑은 술보다 미각적으로 가벼운 질감을 구현하면서도 풍미는 충분히 채우는 것이 핵심적인 기술적 방향이다. 이를 더욱 발전시켜 차별성을 강화할 계획이다.

-탁브루컴퍼니만의 기술적·제품적 강점은 무엇인가.

▲첫 번째는 제품이 어울릴 수 있는 상황을 만들어내는 능력이다. 두 번째는 압도적인 제품력, 즉 맛이다. 다만 한국술 시장에서는 제조사마다 자사 제품이 맛있다고 이야기할 수 있지만 이를 객관적으로 검증할 방법이 충분하지 않다. 따라서 매출 등 시장에서 확인할 수 있는 성과를 만드는 것도 중요하다.

디자인도 강점이다. 과거 파리에서 열린 코리아엑스포에서는 라벨 디자인만으로 운영사 측 초청을 받은 경험이 있다. 디자인 분야에서는 전문성을 갖춘 팀원을 신뢰하고 충분히 소통하며 결과물을 만들어가고 있다.

-소비자 확보를 위한 마케팅·유통 전략은 무엇인가.

▲현재는 오프라인 유통 비중이 더 높다. 장기적으로는 자사 온라인몰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온라인 판매 성과를 높이려면 온라인 광고뿐만 아니라 오프라인 콘텐츠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소비자가 오프라인에서 브랜드만의 특별한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콘텐츠를 기획하고, 이러한 경험이 온라인 구매로 이어지도록 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국내 전통주 시장의 전망은 어떻게 보는가.

▲전통주 시장은 앞으로 성장할 것으로 본다. 다만 시장 전체가 성장하는 것과 개별 기업이 성장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시장 확장을 도모하면서도 우선 현재 시장 안에서 탁브루컴퍼니가 차지하는 영역을 넓혀가는 데 집중하고자 한다.

-중소 전통주 기업이 지속 성장하기 위해 필요한 경쟁력은 무엇인가.

▲대형 주류기업과 지역 양조장은 단가 구조부터 서로 다른 시장에 있다고 생각한다. 중소 전통주 기업은 단순히 맛있는 술을 만들겠다는 제조자 관점에서 벗어나야 한다.

소비자가 우리 술을 구매할 수 있는 상황과 이유를 만들어주는 능력이 핵심이다. 제품 완성도를 높이는 것은 기본이며, 소비자가 어떤 순간에 우리 제품을 선택할지 고민하고 이를 실제 구매로 연결해야 한다.

-사업을 추진하면서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인가.

▲매출이 성장하더라도 이를 유지하거나 더 성장시키는 일이 어렵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오프라인 콘텐츠를 활성화하고 소비자가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접점을 확대하는 데 노력하고 있다.

-향후 제품 및 사업 확장 계획은 무엇인가.

▲현재는 청주 브랜드 효모재의 제품 라인업을 고도화하고 오프라인 콘텐츠를 적극 활용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단순히 제품 수를 늘리기보다 브랜드가 추구하는 방향과 제품 완성도를 높이고, 소비자가 효모재를 경험할 기회를 확대하고자 한다.

-해외시장 진출 전략과 차별화 방향은 무엇인가.

▲우선 하이엔드 다이닝 시장에 집중하고자 한다. 해외에서 경쟁하려면 맛은 기본적으로 충족해야 한다. 여기에 더해 제품을 한국에서 만든 술이라고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고, 한국의 어떤 가치와 특징을 담았는지 설명할 수 있는 콘텐츠가 필요하다. 제조 측면에서는 생주와 살균주 카테고리를 확립하고 각각의 특성에 맞는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 제품 품질과 함께 소비자에게 전달할 이야기까지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향후 3~5년 내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는 무엇인가.

▲가장 중요한 목표는 한식뿐만 아니라 일식·양식 등 하이엔드 다이닝을 즐기는 소비자가 효모재 제품 품질과 가격에 타당성을 느끼고 실제로 제품을 즐기는 것이다. 외부 유통망 확대에만 의존하기보다 자사 콘텐츠로 소비자를 모으고 브랜드 가치를 직접 경험하도록 하고 싶다. 가격이 저렴하지 않더라도 소비자가 구매를 망설이지 않는 브랜드, 가격보다 선택할 이유가 더 분명한 브랜드로 자리 잡는 것이 목표다.

- 탁브루컴퍼니가 어떤 브랜드로 기억되기를 바라는가.

▲'미식의 정점에 닿아 있는 하이엔드 한국술 브랜드'로 인식되고 싶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이거 한 병 마실 바에 소주 열 병을 마시겠다'는 인식을 지울 수 있는 브랜드”가 되고자 한다. 술의 가격이나 도수, 마시는 양만으로 가치를 판단하는 것이 아니라 음식과 조화, 맛의 완성도, 술을 즐기는 경험까지 고려해 한국술을 선택하도록 만들고 싶다. 특별한 미식의 순간에 자연스럽게 찾는 브랜드로 성장하는 것이 장기적인 비전이다.


김현민 기자 minkim@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