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팬엔터테인먼트가 AI 영상 제작 플랫폼 개발을 통해 콘텐츠 제작 영역 확장에 나선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최근 아마존웹서비스(Amazon Web Services, 이하 AWS)와 협력확인서(Collaboration Letter)에 서명하고 AI 영상 제작 플랫폼 'PUPA'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다고 26일 밝혔다.
팬엔터테인먼트는 영상 제작 노하우를 갖춘 관계기업 복코퍼레이션과 함께 AWS 기반 AI 영상 제작 플랫폼 PUPA를 개발 중이다. PUPA는 시나리오를 바탕으로 영상을 제작하는 'AI 콘텐츠 프로덕션 플랫폼(AI Content Production Platform)'이다.
기존 AI 영상 제작은 장면마다 긴 영문 프롬프트를 직접 입력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몇 초 분량의 짧은 클립 제작에는 활용할 수 있지만, 이야기가 연결되는 장편 영상이나 시리즈물을 만드는 데는 여러 제약이 있었다.
PUPA는 창작자가 자신이 사용하는 언어로 연출 내용을 입력하면 이를 영상 제작 과정에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됐다. 한국어 등 원어로 작성한 연출 내용을 분석해 영상 생성 엔진에 필요한 프롬프트로 변환하고, 대사는 원문을 유지한다. 한국어의 경우 시나리오 서식과 영상 제작 현장에서 사용하는 용어까지 이해할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제작 과정은 실제 영화·드라마 현장의 작업 흐름을 반영했다. PUPA는 시나리오와 콘티, 캐스팅, 촬영, 편집으로 이어지는 제작 순서를 플랫폼에 구현했다. 플랫폼 내부에서는 여러 AI 에이전트가 AI 프로듀서, 콘티북, 캐릭터북, 스튜디오 등의 역할을 나눠 수행한다.
창작자는 연출에 집중하고 프롬프트 작성이나 영상 생성을 위한 준비 과정은 플랫폼이 처리하는 방식이다. 시나리오를 입력하면 신과 컷을 구분하고 영상 생성까지 이어지며, 일반 사용자도 약 10분 안에 첫 번째 영상을 만들 수 있도록 개발하고 있다. 숏폼부터 롱폼까지 하나의 플랫폼에서 제작할 수 있는 구조다.
이번 프로젝트는 팬엔터테인먼트가 드라마와 영상 콘텐츠 제작을 통해 축적한 경험과 인프라를 AI 제작 플랫폼으로 확장하는 과정이기도 하다. 회사는 실제 제작 현장에서 사용해온 방식과 노하우를 PUPA의 기능에 반영하고, 향후 자사 콘텐츠 제작 과정에도 활용할 계획이다.
팬엔터테인먼트는 AWS 코리아의 제작사 지원 프로그램 'AWS 테이크 원(AWS Take One)'에도 참여하고 있다. 이를 통해 콘텐츠 제작 자동화와 수익화 모델을 실험하고, 글로벌 서비스를 위한 기술 인프라를 구축한다. AI 기술 교육과 컨설팅, AWS 기반 기술 개발 지원 등을 활용해 PUPA 기능을 고도화하고 실제 콘텐츠 제작 현장에서의 활용 가능성도 검증할 예정이다.
PUPA의 기술 인프라에는 AWS의 AI·클라우드 서비스가 활용된다. 시나리오를 분석하고 컷별 프롬프트를 생성하는 핵심 기능에는 AWS의 완전 관리형 생성형 AI 서비스 아마존 베드록(Amazon Bedrock)을 적용했다. 별도의 AI 모델을 직접 구축하거나 운영하지 않고도 다양한 고성능 AI 모델을 활용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창작 데이터 보호에도 초점을 맞췄다. 사용자가 입력한 시나리오 등 민감한 콘텐츠 데이터는 AWS 프라이빗 엔드포인트 환경에서 처리해 외부 노출 가능성을 낮추도록 설계했다. 제작 과정에서 생성되는 영상과 이미지 등 대용량 데이터는 아마존 심플 스토리지 서비스(Amazon S3)에 저장한다. 사용량에 따라 저장 공간을 확장할 수 있어 장편 콘텐츠와 시리즈물 제작에도 대응할 수 있다.
서비스 규모 확대를 고려한 구조도 적용한다. PUPA는 초기에는 빠른 서비스 구현이 가능한 경량 구조로 운영하고, 이용자가 증가하면 서버 관리 부담을 줄일 수 있는 서버리스 서비스 아마존 람다(AWS Lambda)와 컨테이너 서비스 아마존 일래스틱 컨테이너 서비스(Amazon ECS) 등을 단계적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이용자가 급격히 증가하는 상황에서도 서비스 규모를 자동으로 조절하고, 초기 소규모 서비스에서 글로벌 서비스까지 확장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한다.
영상 재생 방식도 단계적으로 고도화할 예정이다. 현재는 제작된 영상 파일을 내려받아 재생하는 방식이지만, 향후 이용자가 증가하고 장편·시리즈 콘텐츠가 늘어나는 시점에 맞춰 적응형 스트리밍(Adaptive Streaming, HLS·DASH)을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적응형 스트리밍은 하나의 영상을 여러 화질로 변환한 뒤 이용자의 인터넷 환경에 따라 적절한 화질을 자동으로 제공하는 기술이다.
PUPA 개발은 팬엔터테인먼트의 관계기업 복코퍼레이션이 담당한다. 복코퍼레이션은 영상 연출 현장 경험을 가진 인력을 중심으로 구성된 AI 솔루션 기업으로, 팬엔터테인먼트가 영화와 드라마를 제작하며 축적한 경험을 플랫폼 기획 단계부터 반영하고 있다. 범용적인 AI 영상 생성 도구보다는 실제 콘텐츠 제작 현장의 작업 방식과 요구를 반영한 플랫폼을 만드는 데 초점을 맞췄다.
팬엔터테인먼트 관계자는 "좋은 이야기를 갖고 있어도 영상으로 옮기는 데 필요한 시간과 비용 때문에 제작을 시도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PUPA는 시나리오만 있다면 누구나 영상 제작에 도전할 수 있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AWS의 기술과 지원 프로그램을 활용해 PUPA의 완성도를 높이고 실제 작품 제작 과정에 적용해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복코퍼레이션 최복동 대표는 "현장에서 콘티를 만들고 촬영을 설계하던 과정을 AI가 함께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전문 제작자에게는 사전 시각화와 기획 도구로, 처음 영상을 만드는 사람에게는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제작 도구가 되도록 개발하고 있다"고 말했다.
팬엔터테인먼트는 AWS 테이크 원 프로그램을 통해 제작 자동화 기능과 실제 콘텐츠 제작 적용 가능성을 검증한 뒤 PUPA의 사업화를 추진한다. 향후 교육기관과 AI 영화제 등으로 활용 범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금준 기자 (aurum@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