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아파트 건설 인허가를 받지 않은 사실을 숨기고 예비 임차인을 모집한 민간임대아파트 시행사 4곳이 공정거래위원회 제재를 받았다. 이 중 3곳은 모집률이 30% 안팎에 불과한데도 '마감임박'이라는 문구로 계약을 서두르도록 유도했다. 기존 시정명령을 이행하지 않은 업체와 대표자는 검찰에 고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26일 드림하우징, 베네치아, 해성산업개발, 에이엠디의 부당광고 행위에 대해 시정·공표명령 등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드림하우징과 대표자는 지난 2월 내려진 처분을 따르지 않아 별도로 고발 조치했다.
이들 업체는 2024년 11월부터 주택홍보관과 인터넷 카페·블로그·유튜브, 현수막 등을 통해 회원을 모집하면서 관할청의 주택건설사업계획 미승인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 오히려 아파트 조감도와 동·호수 배치도 등을 제시해 사업 승인이 완료된 것처럼 오인하게 했다.
계약 마감을 앞세운 허위광고도 적발됐다. 드림하우징은 예상 1902세대 중 613명(32.2%), 베네치아는 301세대 중 101명(33.6%), 해성산업개발은 783세대 중 222명(28.4%)을 확보한 상태였다. 전체 물량의 3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지만 '마감임박'을 내걸어 소비자의 조급한 계약을 유도한 것이다.
문제가 된 사업장은 경기 광주시 드림시티(1902세대), 대전 유천동 벽산블루밍(301세대), 남양주 메르디앙 더 퍼스트(783세대), 고양 일산 더 센트럴·대우엘크루(1508세대)다. 해성산업개발은 올해 4월 29일 사업계획 승인을 받았지만 나머지 3개 사업장은 공정위 심의 당시까지 관련 절차를 마치지 못했다.
이번에 적발된 사업은 일반 아파트 분양과 달리 회원을 먼저 확보한 뒤 협동조합을 구성해 건설 인허가를 받는 방식이다. 가입자는 계약금과 중도금 형태로 회비를 납부하고, 준공 후 10년간 임차인으로 거주한 다음 분양전환을 통해 주택을 취득하는 조건이다. 회비는 건설 사업비로 충당됐다.
공정위는 사업계획 승인 여부가 주택 건립 가능성과 소비자 재산권에 직결되는 중요 정보라고 판단했다. 이를 누락한 행위에는 기만광고, 실제 모집 실적과 달리 계약이 곧 마감될 것처럼 홍보한 데에는 거짓·과장 광고 규정을 적용했다.
이에 베네치아와 에이엠디에는 시정명령과 회원 통지명령, 공표명령이 내려졌다. 해성산업개발은 심의 전 인허가를 취득한 점을 고려해 통지 의무에서 제외됐다. 드림하우징은 앞선 처분을 이행하지 않아 법인과 대표자가 고발 대상이 됐다.
내년부터는 민간임대아파트 회원 모집 규제도 강화된다. 지난 9월 개정된 민간임대주택법에 따라 2027년 3월 9일부터 민간 시행사는 임대사업자 등록과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등 법정 요건을 갖춰야 예비 임차인을 확보할 수 있다. 협동조합의 적법한 조합원 모집은 별도 규정을 적용받는다.
공정위는 부동산 건설사업에서 허위·과장광고가 서민의 재산권과 주거안정을 위협할 수 있다고 보고 위법행위에 대한 감시와 제재를 이어갈 방침이다.
박효주 기자 phj20@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