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배터리, 美·EU 무역장벽에 해외 투자 900억달러…생산 현지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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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과 유럽의 무역장벽에 대응해 해외 생산기지와 공급망 구축을 확대하고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에는 미국 시장의 중국산 배터리 대체 수요가 기회인 반면 유럽에서는 중국 기업의 현지 생산 확대에 따른 경쟁 심화가 예상된다.

21일(현지시간) 영국 유력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FT)는 세계 1위 배터리업체 CATL을 비롯해 BYD, 궈쉬안하이테크(고션), CALB 등 중국 배터리 기업들이 올해 해외에서 발표한 투자는 14건, 120억달러에 달한다고 보도했다.

2023년 이후 누적 해외 투자 발표액은 약 900억달러(약 128조원)로, 배터리 셀 제조 분야가 520억달러, 소재 제조 분야가 380억달러를 각각 차지했다.

호주 에너지금융 연구기관 클라이밋에너지파이낸스(CEF) 집계 결과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가 352억달러로 가장 많았고 유럽이 315억달러로 뒤를 이었다.

해외 투자 확대는 미국과 유럽연합(EU)의 관세 및 공급망 현지화 정책에 대응하기 위한 것이다. 중국 내 배터리 생산능력 과잉과 전기차 수요 증가세 둔화도 해외 진출을 부추기고 있다.

미국에서는 중국산 배터리에 대한 관세와 세액공제 규제로 LG에너지솔루션, 삼성SDI, SK온 등 국내 기업들의 수주 기회가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전력망과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용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중국산 배터리의 대체 수요가 기대된다.

유럽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현지 생산 확대가 본격화하고 있다. CATL은 독일과 헝가리, 스페인에 생산 거점을 확보하고 추가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 고션은 지난 9월 폭스바겐과 10억유로 이상 규모의 합작 투자에 합의하고 스페인과 슬로바키아, 모로코에서 배터리 생산을 추진하기로 했다.

중국 기업들은 완성차 업체에 공급할 배터리뿐만 아니라 소재·부품 공급망까지 현지화하고 있다. CATL은 독일 공장에서 사용하는 부품의 절반 가까이를 유럽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중국 협력사들의 해외 진출도 추진 중이다. 이 같은 움직임은 유럽 시장에서 국내 배터리 업체들의 가격 경쟁과 수주 부담을 높일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정부는 보호무역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리가오 중국 생태환경부 부부장은 21일 다음 달 열리는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1)에서 친환경 기술에 대한 관세와 보호무역주의 문제를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명희 기자 noprint@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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