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통신 기지국과 전파 데이터를 활용한 산악 조난자 구조기술을 국가 차원의 공공안전 인프라로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민간 통신사가 개발한 기술을 실제 구조 현장에 적용할 수 있도록 정부가 실증과 표준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이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은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KCA) 국정감사에서 통신 3사와 소방·경찰이 참여하는 공공안전 통신기술 실증체계 구축을 촉구했다.
조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LG유플러스와 전파 분석 전문기업 솔빛시스템은 최근 전북 진안군 운장산에서 기지국 접속기록과 전파 도달범위를 활용한 산악 조난자 수색기술을 실증했다.
실증 결과 기존에는 마지막 접속 기지국을 중심으로 706.86㎢를 수색해야 했지만, 기지국 위치와 안테나 방향, 전파 도달범위를 분석하자 예상 수색범위가 45.94㎢로 줄었다. 시간대별 휴대전화 접속기록까지 추가 분석하면 4.13㎢까지 좁힐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존 대비 약 99.4% 감소한 수치다.
조경태 의원은 “이 기술의 의미는 새로운 통신상품을 하나 개발했다는 데 있는 것이 아니다”며 “통신사가 이미 보유하고 있는 기지국과 전파 데이터를 국민의 생명을 살리는 데 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조 의원은 사업성이 낮은 공공안전 분야의 경우 민간기업에만 기술개발과 실증을 맡겨서는 한계가 있다며 KCA가 보다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소방청이 조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산악사고는 총 4946건이다. 연평균 약 1000건이다. 산악지역에서는 GPS 수신이 어렵거나 휴대전화 전원이 꺼진 경우 정확한 위치 확인이 어려워 조난자의 수색범위를 신속하게 좁히는 것이 중요하다.
조 의원은 민간에서 개발한 구조기술을 재난 현장에 적용하려면 객관적인 기술 검증과 실증 장소 제공, 구조기관과의 시스템 연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특정 통신사 가입자만 구조기술의 혜택을 받지 않도록 통신 3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를 위해 KCA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통신 3사 공동 실증사업 확대, 공공안전 기술에 대한 실증비용 및 정책 지원, 소방청·경찰과의 연계체계 구축, 통신사 간 공통 기술기준과 표준화 방안 마련을 요구했다.
조 의원은 “통신기술은 단순히 전화가 잘 터지고 인터넷 속도를 높이는 데 그쳐서는 안 된다”며 “정부와 KCA가 통신 3사, 소방청, 경찰과 함께 공공안전 통신기술의 실증·검증·표준화 체계를 마련해 어느 통신사 가입자라도 위급한 순간 동일한 구조지원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