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국산업은행이 정책금융 공급에 따른 자본부담을 매일 점검하는 체계를 갖춘다. 정책금융 집행과 리스크 관리를 보다 정교하게 연계해 국책은행으로서 기업·산업 지원 여력을 높이려는 취지다.
금융권에 따르면 산업은행은 기업 대출과 투자에 따른 신용위험을 매일 측정하는 자본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현재 월 단위인 신용리스크 측정 주기를 일 단위로 단축하고, 금융시장과 기업 신용위험 변화가 자본건전성에 미치는 영향을 보다 빠르게 파악하도록 리스크관리 체계를 개편하는 것이 골자다.
핵심은 정책금융 공급에 따른 위험과 자본 소요를 보다 촘촘하게 파악하는 데 있다. 대출·투자 자산이 늘거나 위험도가 높아지면 신용위험가중자산(RWA)이 증가할 수 있고, 이는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에 부담으로 작용한다. 대규모 정책금융을 공급하는 산업은행으로서는 자금 지원 규모뿐 아니라 이에 따른 자본부담과 향후 추가 지원 여력을 함께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 신용위험을 일 단위로 파악하면 이 같은 의사결정의 속도와 정밀도를 높일 수 있다.
이를 위해 산업은행은 여신과 수출입금융, 유가증권, 파생상품, 유동화자산, 집합투자증권, 미사용한도 등으로 흩어진 익스포저를 하나의 데이터 체계로 묶는다. 일 단위 신용리스크 측정을 위한 원장을 구성하고 회계자료와 위험 데이터 간 정합성 검증도 강화한다. 어느 기업이나 산업에서 위험과 자본부담이 커지는지를 보다 빠르게 파악할 수 있는 기반이다.
시장 상황이 급변할 때 정책금융 운용에 미칠 충격도 사전에 가늠할 수 있게 된다. 산업은행은 자산성장률과 환율·주가 변동, 담보가치 하락 등을 적용해 익스포저와 담보 인정액, 위험가중치, RWA 변화를 시나리오별로 산출한다. 금융감독원 스트레스테스트와 자체 통합위기상황분석도 자동화한다. 환율 급등이나 특정 산업의 신용도 악화가 발생했을 때 관련 대출·투자의 위험과 자본부담이 얼마나 커질지 사전에 점검해 정책금융 집행과 건전성 관리에 활용할 수 있다.
특정 기업이나 산업으로 위험이 쏠리는 것도 보다 세밀하게 관리한다. 산업은행은 계열·산업·담보·차주별 신용편중 위험성을 산출하고 자회사와 해외 현지법인의 데이터를 활용해 거액익스포저 관리도 강화한다. 신용한도와 기후리스크, 자산·부채관리(ALM), IFRS9 신용리스크 공시 등 다른 위험관리 시스템과 연계도 확대한다.
기업 신용평가와 자본관리도 연결한다. 산업은행은 새 체계에 일반기업 신용평가모형 재개발 등 관련 사업의 변화를 반영한다는 방침이다. 기업별 부도 위험을 보다 세밀하게 평가하고 이를 RWA와 자본 소요 산출까지 연결하는 구조다.
금융권 관계자는 “정책금융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는 지원 규모뿐 아니라 그에 따른 자본 수요와 위험 집중도를 얼마나 신속하게 파악하느냐가 중요하다”며 “신용위험을 일 단위로 관리하면 시장이나 기업 상황 변화에 보다 기민하게 대응하면서 정책금융과 건전성 관리의 균형을 맞추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태웅 기자 bigheroryu@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