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반도체 생태계 전 분야를 아우르는 '제28회 반도체대전(SEDEX 2026)'이 14일 서울 코엑스에서 막을 올렸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70개사 늘어난 300여개사가 참가해 전시 열기를 더했다.
국내 대표 메모리 기업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AI 시스템의 데이터 처리 병목을 해소할 기술 전략을 내세웠다. 삼성전자는 메모리·파운드리·첨단 패키징을 결합한 통합 기술을, SK하이닉스는 속도와 용량 요구에 맞춰 메모리 계층을 확장하는 전략을 제시했다.
HBM 자체의 성능을 높이는 데서 나아가 데이터 이동 병목을 줄이는 시스템 차원의 기술 경쟁으로 무게추가 이동한 것이다.
이날 안현 SK하이닉스 개발총괄 사장(CDO)은 'AI 시대, 메모리 기술의 진화 방향'을 주제로 한 기조연설에서 “AI 추론 시장 성장으로 메모리 계층 간 데이터 이동이 새로운 성능 병목으로 부상하고 있다”며 “앞으로는 기존 메모리 계층 사이에 새로운 계층이 추가돼 다양한 성능과 용량 요구에 대응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메모리 계층은 데이터의 활용 빈도와 필요한 처리 속도에 따라 서로 다른 메모리·저장장치를 배치하는 구조다. 과거에는 S램·D램·SSD·네트워크 스토리지 중심의 계층을 표준화하는 것이 중요했지만, AI 연산 수요가 급증하면서 HBM의 역할이 커졌다.
앞으로는 기존 계층 사이에 새로운 메모리를 추가하고, 고객별 속도와 용량 요구에 맞춰 기능을 최적화하는 '커스텀 메모리'가 중요해진다는 설명이다.
실제 양사 부스에서는 이를 위한 전략이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 부스에는 차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인 HBM4E와 파운드리·첨단 패키징 기술이 함께 전시됐다. 메모리 성능뿐 아니라 이를 제조하고 연결하는 기술까지 결합해 AI 시스템의 효율을 높이려는 구상이다.
메모리와 연산 장치 사이의 물리적 거리를 좁히는 3차원(3D) 메모리 기술 'zHBM'과 메모리 내부에서 일부 연산을 수행하는 'LPDDR-PIM'도 함께 선보였다.
SK하이닉스 부스에서는 HBM·고대역폭플래시(HBF) 구조 모형이 새로운 메모리 구성에 대한 구상을 보여줬다. D램을 쌓는 HBM과 달리 HBF는 낸드플래시를 수직으로 적층해 대용량 구현에 유리한 특성을 활용한다.
HBF의 개발 목표는 동세대 HBM 대비 절반 수준의 대역폭과 약 10배의 용량을 구현하는 것이다. SK하이닉스는 이를 HBM과 D램 사이의 새로운 메모리 계층으로 배치해 대규모 AI 추론에 필요한 데이터를 효율적으로 처리한다는 구상이다.

첨단 반도체를 만들기 위한 소재·부품·장비(소부장) 산업의 혁신 행보도 주목받았다. 주성엔지니어링은 업계 최초 구현한 원자층성장(ALG) 기술을 소개했고, 한미반도체는 AI 반도체 시장에서 수요가 급증한 HBM 접합(본딩) 장비와 절단·세정·배치(MSVP) 장비를 선보였다.
특히 AI 반도체 구현에 필수불가결이 된 첨단 패키징 기술 경쟁이 심화하는 모습이다. 동진쎄미켐은 일본이 독점하고 있는 패키징 빌드업 필름을 국산화한 'DJBF'를 이번 전시회 전면에 내세운게 대표 사례다. 피에스케이와 피에스케이홀딩스는 플라즈마 기반 포토레지스트 스트립·건식 클리닝·에치 장비부터 HBM 등 고성능 반도체 첨단 패키징용 플럭스리스 리플로우· 디스컴 솔루션까지, 전·후공정을 아우르는 장비로 관심을 모았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