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조선업계의 화두는 '중대재해'다. 불황기를 지나 초호황기에 접어들면서 수주 곳간은 넉넉해졌지만, 현장 안전 문제는 여전히 반복되고 있다. 상반기 국내 조선 3사(HD한국조선해양, 한화오션, 삼성중공업) 모두에서 사망사고가 잇달아 발생하면서 안전 문제가 업계 현안으로 떠올랐다.
조선업은 산업 특성상 위험 요인이 많다. 대형 블록과 중량물을 옮기는 작업부터 고층 작업, 밀폐 공간 작업에 이르기까지 크고 작은 사고 가능성이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여러 근로자가 한 공간에서 동시에 작업하는 경우도 많아 작은 관리 소홀이 큰 사고로 번질 수 있다. '안전'을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은 이유다.
국내 조선사들은 최소 3년 이상 일감을 확보해뒀다. 이럴 때일수록 안전은 최우선 가치가 돼야 한다. 늘어난 건조 물량을 소화하고 납기를 맞추는 일도 중요하지만, 이를 이유로 작업을 서두르거나 위험 요인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어떤 일이든 근로자의 안전보다 더 중요한 일은 없다.
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기업은 안전 관리 체계를 점검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내놓는다. 그러나 비슷한 사고가 반복된다면 그 대책이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돌아봐야 한다. 안전 교육과 점검을 강화하는 데 그치지 않고, 위험 요인을 사전에 찾아 방지하는 예방 중심의 관리 체계를 갖춰야 한다.
지난해 한 조선사 취재 현장에서 '당신의 목숨보다 중요한 일은 없다'라는 문구를 봤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조선업이 지켜야 할 원칙을 가장 명확하게 보여준다.
수주 실적과 생산성, 납기 준수 모두 경영에 중요한 요소지만 노동자 안전과 맞바꿀 수 있는 성과는 없다. 조선업의 초호황이 진정한 성과로 남으려면 근로자 안전을 최우선 가치로 삼고, 사고 예방을 위한 실질적인 안전 관리 체계를 현장에 정착시켜야 한다.

전소연 기자 soye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