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이 단순한 정보 처리와 판단을 넘어 물리적 기기를 제어하고 컴퓨팅 인프라 운영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수단으로 진화하고 있다는 진단이 나왔다. 인프라 확보와 시스템 효율화가 중요 과제라는 지적이다.
AI 산업 전문가들은 13일 코엑스에서 열린 '한국전자전(KES 2026)' 오프닝 키노트에서 AI가 대화 서비스나 거대언어모델(LLM) 이외에 산업 현장으로 확장되고 있다고 짚었다. 피지컬 AI와 시스템 인프라가 제조업에서 활용 가능하도록 최적화가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 “LG전자와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
정소영 엔비디아코리아 대표는 물리적 세계를 인식하고, 이를 기반으로 실제 행동을 수행하는 피지컬 AI 시장 급성장을 예상했다. 피지컬 AI를 구현하기 위한 핵심 수단이 컴퓨팅 인프라라고 소개했다.
정 대표는 “피지컬 AI에 필요한 데이터 특성 자체가 3차원(3D) 환경이어서 데이터를 모으는 데 굉장히 많은 컴퓨팅 파워가 요구된다”며 “시뮬레이션 학습도 이뤄져야 하기 때문에 컴퓨팅 리소스를 충분히 확보하는 게 경쟁력”이라고 밝혔다.
정 대표는 피지컬 AI를 현실화하기 위한 핵심 기술로 엔비디아 플랫폼을 제시했다. AI와 물리 시뮬레이션을 활용해 로봇을 테스트할 수 있는 플랫폼 '아이작'과 이를 가속화할 수 있는 '코스모스' 등이 대표적이다.
이를 기반으로 국내 기업과도 폭넓게 협업 중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아이작을 적용해 기술을 고도화하고 있는 LG그룹이 대표적이다.
정 대표는 “LG전자가 엔비디아 하드웨어·소프트웨어 플랫폼을 통해 새로운 종류의 휴머노이드 로봇을 개발하고 있다”며 “긴밀하게 공동 개발을 하고 있어 의미 있는 결과를 소개할 기회가 조만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망고부스트 “AI 인프라 경쟁, 비용 최적화가 중요”
김장우 망고부스트 대표는 AI 확장을 위한 핵심 과제로 '운영 효율화'와 '가격 대비 성능(가성비)'을 꼽았다.
AI 적용 범위가 늘면서 실제 서비스를 구동하는 추론 단계 비용 절감이 기업 생존을 좌우하는 요소가 됐다는 분석이다. 대규모 이용자를 보유한 AI 서비스 운영사가 인프라 구동 비용을 10~20%가량 줄이면 수익 구조를 개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초창기 AI 인프라 시장에 막대한 자본 투입이 필수적이었다면, 앞으로는 한정된 자원으로 처리 속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기술 싸움으로 전환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망고부스트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일체형으로 설계, 가속 성능을 끌어올리는 기술 구조를 대안으로 제시했다. 중앙처리장치(CPU)에 집중된 데이터 전송 업무를 데이터처리장치(DPU)로 이관, 처리 병목을 해소하고 그래픽처리장치(GPU) 활용을 극대화하는 방식이다.
김 대표는 이같은 기술을 기반으로 신규 AI 추론 플랫폼 '망고 인퍼런스'를 출시, 기업 AI 문턱을 낮추겠다고 밝혔다. 복잡한 인프라 세팅 없이 초 단위 배포와 낮은 지연 시간을 구현해 AI 모델을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인프라 효율성, AI 주도권 가른다
정 대표와 김 대표는 이날 오프닝 키노트에서 AI 기술을 산업 현장에 실제 적용하려면 컴퓨팅 자원 대형화와 운영 효율화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조·물류 현장에 접목되는 실물 기반 AI 모델을 다듬기 위해서는 대규모 컴퓨팅 인프라를 통한 가상 시뮬레이션 환경 구축이 선행돼야 하고, 이를 지속 운용하려면 하드웨어·소프트웨어 시스템 전반에서 비용 절감과 최적화가 핵심이라는 시각이다.
AI 주도권을 확보하려면 단순한 알고리즘 성능 개발을 넘어 실물 구현 능력과 실용적인 인프라 구동이 중요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전자 업계 관계자는 “지금은 AI가 산업 현장에 본격 침투하는 전환기”라며 “제조 인프라와 정보기술(IT) 최적화 역량을 동시에 갖춘 국내 기업에는 새로운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