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 얼굴·목소리 무단 모사 확산…현행법상 판단기준 미비
일부 피해사례 행위자 특정 못 해…플랫폼 삭제 등 협조체계 촉구

생성형 인공지능(AI)으로 유명인 얼굴과 목소리를 무단으로 모사하는 사례가 확산하는 가운데 퍼블리시티권 보호체계를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국정감사에서 제기됐다.
13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지식재산처 국정감사에서 송재봉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AI를 활용한 인물의 얼굴·목소리 합성 및 모사 기술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지만 침해 여부를 판단할 구체적 기준과 피해구제 수단은 여전히 미흡하다며 제도 개선을 촉구했다.
송 의원에 따르면 최근 AI 기술은 실제 인물의 사진이나 음성을 직접 사용하지 않고도 특정인을 연상시키는 얼굴과 목소리를 만들어낼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유명인을 사칭한 투자·도박 광고는 물론, 특정 인물을 모사하는 기술 자체가 유료 애플리케이션과 교육 등 상업적 서비스로 활용되면서 권리 침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문제는 현행 법체계가 AI 시대의 새로운 침해 양상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현행 '부정경쟁방지법'은 성명·초상·음성 등 사람을 식별할 수 있는 표지를 보호하고 있지만, 실제 얼굴이나 목소리를 그대로 사용하지 않은 AI 합성·모사·변형물까지 어디까지 보호 대상으로 인정할지에 대한 구체적 판단기준이 미비한 실정이다.
침해가 발생한 뒤 가해자를 찾아내는 과정 역시 피해구제의 걸림돌로 지목됐다.
지식재산처가 주요 연예기획사와 공유한 퍼블리시티권 침해 피해사례 74건 가운데 행정조사로 연계된 사례는 9건에 그쳤다. 반면 62건은 해외에서 이뤄진 행위 등으로 조사대상자를 특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온라인상 게시자나 판매자를 확인하려면 플랫폼이 보유한 이용자 정보가 필요한 경우가 많지만, 현재 지식재산처가 행정조사 과정에서 관련 정보를 확보할 수 있는 제도적 근거는 충분하지 않다.
해외 플랫폼의 경우 이용자 정보를 확보하기 위해 해외 법원의 절차를 거쳐야 하는 사례도 있어 신속한 조사와 피해구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송 의원은 AI를 활용한 얼굴·목소리 침해에 대응할 수 있도록 조사기준과 지침을 구체화하고, 관계기관 간 사건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온라인 플랫폼이 이용자 정보 제공과 침해 콘텐츠의 삭제·차단에 협조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 의원은 “AI로 사람의 얼굴과 목소리를 만들어내는 기술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침해 여부를 판단할 기준도 부족하고 피해가 발생해도 누가 했는지 찾기 어려운 것이 현실”이라며 “AI 인격표지 침해에 대한 판단기준과 조사 지침을 마련하고, 플랫폼의 정보제공과 삭제·차단 협조체계를 구축해야 한다”고 말했다.
양승민 기자 sm104y@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