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 가맹망으로 덩치 키운 '휴대폰 성지'…우회개통 등 불법행위도 조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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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내 한 휴대폰 판매점 모습

단말기유통구조개선법(단통법) 폐지 이후 전국 단위 가맹망을 갖춘 기업형 휴대폰 판매점이 급증하면서 허위·과장 광고와 우회 개통 등 불법 행위가 조직화되고 있다. 통신사 대리점과 달리 관리·감독 사각지대에 놓인 판매점이 유통시장을 빠르게 잠식하는 만큼, 판매점 책임을 강화하는 제도 보완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13일 국회와 통신업계에 따르면 '옆O폰', '따O릉', '폰O랭' 등 수백개 매장이 동일 브랜드로 영업하는 연합형 판매점이 단통법 폐지 이후 세를 불리고 있다.

주요 연합형 판매점 소속 영업점은 올해 757개로 2년 전 251개 대비 3배가량 증가했다. 문제는 이들 판매점은 통신사 본사와 규제당국의 관리를 받는 대리점과 달리 감독이 느슨해 '성지', '공짜폰' 등 자극적 광고로 불완전 판매를 유발하고 있다.

규제를 우회하는 불법 이동 개통도 문제다. 법 위반으로 영업 자격인 사전승낙이 취소된 판매점이 문을 닫지 않고 같은 연합망 내 다른 매장 전산을 빌려 개통을 처리하는 방식이다. 방송미디어통신위원회가 주요 연합형 판매망 5곳을 분석한 결과, 2024년부터 최근까지 사전승낙 철회는 255건, 이동개통 관련 제재는 93건에 달했다.

계약한 매장과 서류상 판매 주체가 달라지면 약속한 지원금을 받지 못하는 분쟁이 생겨도 소비자는 책임을 물을 곳이 사라진다. 원격 개통 과정에서 고객 신분증과 가입정보가 메신저 등으로 다른 매장에 무단 전송되고, 신분증 스캐너를 우회하는 비인가 프로그램이 동원된 사례도 적발됐다.

빼돌린 정보는 대포폰 개통 등 피싱 범죄에 악용되기도 한다. 지난 2월 춘천에서는 장애인을 상대로 휴대폰 10대를 무단 개통하고 요금 납부 명목으로 현금 3000만원을 갈취한 판매점주가 징역형을 받았다.

요금제 강요도 여전하다. 온라인 시세표로 고액 할인을 내건 뒤 매장에서는 월 10만원 요금제 수개월 유지와 유료 부가서비스 가입, 3~6개월 해지 금지를 조건으로 내거는 식이다. 방미통위는 법적 의무가 없는 요금제 가입 강제를 금지행위 위반으로 보고 단속 대상으로 판단하고 있다.

근본 원인은 영업은 연합망 단위로 움직이는데 규제는 개별 매장에 묶여 있다는데 있다. 가맹본사가 온라인 플랫폼으로 대규모 모객을 하고 시세표를 내려보내며 영업을 사실상 주도하지만, 불법 행위가 적발돼도 처벌은 개별 매장에 그친다는 지적이다. 규정을 지키는 골목 영세 판매점이 불공정 경쟁에 밀린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 때문에 위반 이력을 연합망 브랜드 단위로 통합 관리하고, 실제 개통 데이터를 상시 교차 검증해 처분 매장의 우회 영업을 차단해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가맹본사에 상응하는 관리 책임과 의무를 지우는 제도적 틀도 필요하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급증하는 판매점들이 불건전한 유통환경을 조성하고 있어 소비자 보호를 위해서라도 판매점 규제가 강화돼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는 판매책임제를 확대하는 한편 연구반을 가동해 연합형 판매점 규제 개선 방안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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