얀 르쿤 “AI 종말론은 과도한 우려…차세대 혁명은 '월드모델'이 이끌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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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사말하는 얀 르쿤 AMI Labs 회장 (서울=연합뉴스) 류효림 기자 = 얀 르쿤 AMI Labs 회장이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호텔에서 열린 산업 AI 글로벌 협력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2026.10.12 ryousanta@yna.co.kr(끝)

세계적인 인공지능(AI) 석학인 얀 르쿤 에이엠아이랩스(AMI Labs) 창업자 겸 회장이 AI 기술의 빠른 발전과 함께 제기되는 'AI 종말론'과 'AI 개발 속도조절론'에 대해 과도한 우려라고 선을 그었다. AI 안전은 기술적으로 해결 가능한 엔지니어링 문제이며, 통제 불가능한 위험이 아니라고 일축했다.

르쿤 회장은 12일 서울 중구 웨스틴 조선 서울에서 열린 '산업 AI 글로벌 협력' 기자간담회에 참석해 AI 안전성과 미래 기술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번 간담회는 미국 산업 AI 기업 에이토매틱과 국제 산업 AI 콘퍼런스(IIAC) 2026 조직위원회가 공동 주최하고 AI 얼라이언스와 ASI 파운드리가 공동 주관했다.

이날 르쿤 회장은 특히 최근 한국 금융권을 겨냥한 AI 해킹 사태 등으로 불거진 AI 안전·통제 우려에 대해 기존의 반박 입장을 확고히 했다. 그는 최근 발생한 AI 에이전트 관련 보안 사고를 두고 “AI 기업의 사이버보안 경험 부족과 허술한 샌드박스(격리 환경) 설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쉽게 고칠 수 있는 문제일 뿐, AI를 통제할 수 없어서 생긴 사고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사이버보안 영역에서도 AI는 공격자보다 방어자에게 절대적으로 유리하게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방어 측에는 더 많은 숙련 인력과 막대한 자금이 투입되고 비밀리에 활동할 필요 없이 오픈소스로 지식을 공유할 수 있는 반면, 공격자는 소수 인원이 은밀하게 활동해야 해 제약이 크고 대규모 컴퓨팅 자원을 쓸수록 탐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르쿤 회장은 “AI 안전을 확보하는 일은 비행기를 안전하게 운항할 수 있도록 터보제트 엔진을 설계하는 것보다 오히려 단순한 문제일 수 있다”며 “특정 집단이 어느 날 갑자기 인간 수준의 지능을 발견해 세계를 장악하는 시나리오는 공상과학(SF)적 상상에 가깝다”고 일축했다.

르쿤 회장은 또 안전성 보장의 기술적 근거로 대규모언어모델(LLM)의 한계를 짚으며 차세대 구조인 '월드모델'을 제시했다. 현재의 LLM 기반 AI는 텍스트 형태의 인간 지식을 정리하고 수학·코딩 등 모의실험 영역엔 뛰어나지만, 물리적 현실을 이해하고 행동하는 능력은 여전히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그는 수십억 시간의 운전 데이터를 모으고도 완전자율주행 레벨5에 도달하지 못한 점과 10살 아이가 하는 일도 로봇이 해내지 못하는 사례를 들며 단순 모방학습의 한계를 짚었다.

르쿤 회장은 이를 넘어설 대안으로 현실 세계의 작동 원리를 학습하고 특정 행동의 결과를 예측하는 '월드모델'과 생성형 AI와 다른 구조의 'JEPA(공동 임베딩 예측 아키텍처)'를 제시했다. 월드모델을 통해 행동 결과를 예측하는 시스템에 목표를 부여하고, 추론 과정에 엄격한 가드레일(안전장치)을 설정하는 '목표지향형 AI(objective-driven AI)'를 구축하면 탈옥(Jailbreak)에 취약한 기존 LLM과 달리 AI를 확실하게 제어하고 통제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한국의 AI 경쟁력과 생태계에 대한 제언도 덧붙였다. 한국은 우수한 과학기술 고등교육 시스템과 탄탄한 인재를 보유하고 있지만, 미국·스위스·싱가포르처럼 해외 우수 연구자를 유치할 수 있도록 연구 생태계의 매력도와 개방성을 높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AI 기술이 수십 년 전의 기초연구에 뿌리를 두고 있는 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연구와 교육에 투자해야 한다고도 거듭 강조했다.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에 대해서는 머지않은 미래에 상당수 노동자가 AI 시스템으로 구성된 팀을 관리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며, 평생직장 문화가 강한 한국과 일본에서도 기술 변화에 따른 직업 전환이 불가피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정현정 기자 iam@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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