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명대, 난치성 유방암 진행 관여하는 유전자 조절 기전 규명

계명대학교(총장 신일희)는 오지훈 생명과학과 교수가 연세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연구진과 공동으로 치료가 어려운 삼중음성유방암(TNBC)의 진행에 관여하는 새로운 유전자 조절 기전을 규명했다고 12일 밝혔다.

오 교수가 주도한 이번 연구에서는 HOXD1·HOXD8 유전자의 발현을 회복시키면 암세포의 이동과 침윤이 감소하고, 마우스 종양 모델에서도 종양 진행이 억제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번 성과는 삼중음성유방암의 진행 과정을 이해하고 새로운 치료 표적을 탐색하는 데 기초자료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삼중음성유방암은 에스트로겐 수용체, 프로게스테론 수용체, 인간표피성장인자 수용체2(HER2)가 모두 음성인 유방암이다. 호르몬 치료나 HER2 표적치료의 적용이 제한적이고 재발·전이 위험이 상대적으로 높아 새로운 치료 표적 발굴이 중요한 과제로 꼽힌다.

연구팀은 배아 발달 과정에서 신체 구조와 세포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HOX 유전자군에 주목했다. 발달이 끝난 성체에서도 이들 유전자가 발현된다는 점에 착안, 비정상적인 발현 조절이 암의 진행과 연관될 수 있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유방암 환자 표본과 대규모 데이터, 다양한 유방암 세포주 및 동물모델을 활용해 HOXD1과 HOXD8의 역할을 분석했다. 그 결과 삼중음성유방암에서 두 유전자의 발현이 감소했으며, 발현을 회복시키자 암세포의 이동과 침윤이 줄고 동물모델에서도 종양 진행이 억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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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오지훈 계명대 생명과학과 교수, 정다솜 연세대 의과대학 연구교수, 클라라 유리 김 미국 펜실베니아대 박사

기전 분석에서는 DNA 메틸화 상태에 따라 유전자 발현과 염색질 구조를 조절하는 단백질 CTCF(CCCTC-binding factor)의 결합이 달라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3C·Hi-C 분석을 통해 HOXD1과 HOXD8이 3차원 염색질 구조에서 공간적으로 연결돼 발현이 함께 조절되는 양상도 확인했다.

반면 가까이 위치한 HOXD3와 HOXD4에서는 동일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아, 단순한 유전자 간 거리보다 특정 염색질 구조와 조절 기전이 중요함을 시사했다. 연구팀은 두 유전자가 FOXA1을 포함한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와 연계돼 암 진행에 관여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오 교수는 “이번 연구는 DNA 메틸화와 CTCF 결합, 3차원 염색질 구조가 삼중음성유방암의 유전자 발현 조절과 연결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향후 후성유전학적 조절에 기반한 새로운 치료 표적 발굴의 기초자료로 활용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의 제1저자는 오 교수이며 연세대 의과대학 정다솜 연구교수와 미국 펜실베이니아대 페렐만 의과대학 클라라 유리 김 박사가 공동 연구자로 참여했다. 연구성과는 최근 국제학술지 'Experimental & Molecular Medicine'에 게재됐다.


대구=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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