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율적 연구 다시 눈 돌린 日…“연구비 경쟁 늘리면 장기 성과 하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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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게티이미지뱅크)

일본에서 단기 성과 중심의 연구비 배분 구조가 연구자 의욕을 고갈시켜 전체 연구 생태계가 저하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연구자 삶의 질을 연구 경쟁력과 직결되는 요소로 본 것으로, 동기를 끌어올릴 연구 구조 설계가 중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일본 문부과학성 산하 과학기술·학술정책연구소(NISTEP)는 최근 '미래 자본으로서의 연구자 웰빙: 연구 자금 배분 구조와의 동적 상호작용 분석'이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발간했다.

이 보고서는 일본 연구 역량의 저하 원인으로 연구 자금의 양과 함께 배분 비율이라는 '구조'가 연구자 심리·행동에 영향을 끼쳤다고 가정했다. 연구자가 경쟁으로 자금을 확보하는 '하향식'과 기반적 경비(기관이 자율적으로 활용하는 연구비) 중심의 '상향식'의 연구비 배분 비율에 따른 100년간의 연구자 동기 부여, 연구 성과, 사회 환원도 등을 시뮬레이션했다.

그 결과 하향식 비율을 높이면 단기적으로 연구 성과와 사회 환원도가 상승했지만, 10~20년 후에는 연구 동기가 소진되면서 사회 환원은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향식에서 상향식으로 정책을 전환하더라도 연구 동기 회복에는 긴 시간이 걸렸다. 사회 환원 규모 회복에도 약 20년의 정체가 발생했다.

보고서는 연구자의 동기 부여는 논문 수 같은 성과 지표에 앞서 변화하는 '선행지표'이며, 이를 정책상 핵심 성과 지표(KPI)로 설정하는 것이 자금 배분의 균형을 유지하는 데 효과적인 관측 수단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보고서는 경쟁적 연구 환경 조성 중심에서 연구자 자율성 강화로 나아가는 일본 정책 변화의 근거가 될 전망이다. 일본은 기반적 경비로 다양한 장기 풀뿌리 연구를 지원했는데 이는 기초 연구 역량 축적과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졌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러나 일본 정부는 1995년 과학기술기본법과 과학기술기본계획을 제정·수립하면서 경쟁적 경비를 확대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조정했다. 주요 과학 선진국에 대응해야 한다는 이유로 일본 정부 연구개발(R&D) 예산 중 경쟁적 경비 비중은 1996년 6.0%에서 2021년 15.2%까지 증가했다.

다만 일본 정부는 올해 4월 '제7기 과학기술·혁신 기본계획'의 주요 전략으로 도전적 연구 지원 확대를 약속했다. NISTEP은 올해 연구자 삶의 질과 연구 문화에 관한 전국 조사를 실시할 계획이다.


송윤섭 기자 sy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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