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화웨이와 퀄컴이 5G를 비롯해 인공지능(AI), 컴퓨팅, 네트워크 기술까지 포괄하는 특허 크로스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미국 대중국 반도체 수출 규제로 양사 간 칩 공급 거래는 사실상 끊겼지만, 특허 분야에서는 협력 범위를 넓혔다.
화웨이와 퀄컴은 5일(현지시간) 이 같은 내용의 다년간 포괄적 특허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에 따라 양사는 5G와 컴퓨팅, AI, 네트워크 등 여러 기술 분야에서 서로의 특허 포트폴리오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양사는 구체적인 계약 기간과 라이선스 금액 등은 공개하지 않았다.
특허 크로스라이선스와 별도로 퀄컴은 화웨이가 미국에서 보유한 일부 특허도 인수한다. 대상은 컴퓨팅과 AI, 네트워크 및 기타 기술 분야 특허다. 특허 인수 거래는 관련 규제당국의 승인을 거쳐 완료될 예정이다.
양사는 이번 계약에 표준필수특허(SEP)를 공정하고 합리적이며 비차별적인 조건으로 제공하는 'FRAND' 원칙을 적용한다고 설명했다. 퀄컴은 이번 계약이 자사의 5G 기술과 SEP 라이선싱 프로그램에 대한 업계의 인정을 재확인하는 동시에 화웨이의 5G 및 다른 기술 분야 지식재산 가치를 인정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번 계약은 미국의 대중국 기술 규제가 이어지는 상황에서 이뤄졌다. 미국 정부는 2019년 화웨이를 수출통제 대상인 엔티티 리스트에 올린 뒤 미국 기술이 사용된 반도체와 관련 제품의 화웨이 공급을 제한해왔다. 2020년에는 미국 기술을 사용해 해외에서 생산한 반도체까지 규제 대상에 포함하는 해외직접생산품규칙(FDPR)을 적용했다.
퀄컴은 한동안 미국 정부의 개별 허가를 받아 화웨이에 일부 4G용 반도체를 공급했지만 미국 정부는 2024년 퀄컴과 인텔 등에 발급했던 화웨이 관련 수출허가 일부를 취소했다. 당시 퀄컴은 화웨이를 상대로 한 반도체 매출이 더 이상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화웨이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프로세서(AP)를 비롯한 핵심 반도체의 자체 조달 비중을 높이고 있다. 최근 공개한 메이트 90 시리즈에도 자체 설계한 기린 9050 프로 탑재하는 등 미국의 첨단 반도체 규제에 대응하고 있다.
반면 특허 분야에서는 양사의 이해관계가 이어지고 있다. 이동통신 표준기술은 다수 기업의 특허를 기반으로 구성되는 만큼 특정 국가의 수출통제와 별개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는 과정에서 상대방의 표준필수특허를 이용해야 하는 경우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특히 이번 계약은 기존 이동통신 중심의 특허 관계를 AI와 컴퓨팅, 네트워크 분야까지 확대했다. 화웨이가 미국에서 보유한 관련 특허 일부를 퀄컴이 직접 인수하기로 하면서 양사 간 지식재산 거래 범위도 넓어졌다. 미국의 기술 규제로 양사 간 반도체 공급 관계는 축소됐지만 특허 분야에서는 상호 라이선스 관계를 유지·확대한 셈이다.
존 한 퀄컴 테크놀로지 라이선싱 총괄 수석부사장은 “이번 계약은 퀄컴의 5G 기술 리더십과 SEP 라이선싱 프로그램에 대한 업계의 인정을 재확인한다”며 “5G와 다른 기술 분야에서 화웨이의 지속적인 혁신과 지식재산도 인정한다”고 말했다.
앨런 판 화웨이 최고지식재산책임자는 “이번 계약은 화웨이 혁신의 가치를 보여주는 동시에 현대 통신 기술에 대한 퀄컴의 기초적인 기여를 인정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남궁경 기자 nkk@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