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환 “외부 접촉·잡음 우려해 비공개”
“전기본委 의결 아닌 자문기구” 강조
일부 전문위원 참여 적절성 문제도 제기

향후 15년간 국가 전력수요와 발전설비 구성을 결정하는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 수립 과정이 국정감사 도마에 올랐다. 야당은 전기본 수립에 참여하는 전문위원의 명단과 구성에 대한 국회 검증이 필요하다며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위원에 대한 외부 접촉 등 불필요한 영향을 막기 위해 계획 수립 과정에서는 명단을 공개하지 않아 왔다고 설명했다.
6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기후부 국정감사에서는 12차 전기본 위원 명단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공방이 벌어졌다.
이철규 국민의힘 의원은 “12차 전기본 위원 명단 제출을 요구했는데 '위원 자격 검증 등 불필요한 논란이 발생할 수 있어 어렵다'는 답변을 받았다”며 “전기 정책을 수립하는 전기본에 누가 참여하는지 확인하는 것은 국회의 책무”라고 지적했다.
나경원 국민의힘 의원도 자료 제출을 거부할 수 있는 사유는 국가 안위에 관한 주요 사항 등에 해당할 때라며 전기본 위원 명단을 국회에 제출하지 않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는 취지로 질의했다. 이종배 의원과 김소희 의원 등도 위원 검증을 위해 명단 제출이 필요하다고 요구했다.
김 장관은 명단을 공개하지 않는 것이 12차 전기본에서 새롭게 적용한 원칙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제가 산자위원일 당시 윤석열 정부 때 11차 전기본 위원 명단도 받은 기억이 없다”며 과거에도 전기본 수립 과정에서는 위원 명단을 공개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했다.
명단 비공개 이유로는 외부 접촉 가능성을 들었다. 김 장관은 위원 명단이 공개되면 개별 위원에게 각종 연락이 가는 등 논의 과정에서 잡음이 발생할 수 있어 위원장은 공개하되 위원 명단은 공개하지 않아 왔다고 설명했다. 전기본 수립이 끝난 뒤에는 명단을 공개해 왔다고 덧붙였다.
전기본 위원회의 성격도 강조했다. 김 장관은 “전기본 위원회는 법적으로 결정을 하는 기구가 아니라 자문기구”라며 전기본의 최종 작성 책임은 기후부에 있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다만 위원 명단이 국가 기밀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라며 국회의 검증 필요성을 고려해 열람 등 적절한 방식으로 보고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여당에서도 야당의 자료 요구 자체에는 공감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이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국감에서 야당 의원이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당연한 요구라면서도 전기본의 특성상 위원 명단이 알려질 경우 수많은 연락과 면담 요구가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위원 명단 공개 여부와 별개로 일부 전문위원의 참여 적절성을 둘러싼 문제 제기도 나왔다.
이철규 의원은 12차 전기본 전문위원으로 참여 중인 것으로 알려진 A씨와 김 장관의 과거 관계를 거론했다. 이 의원은 A씨가 김 장관이 국회의원으로 활동하던 당시 공동주최한 풍력산업 관련 토론회에 토론자로 참여했고 대선 정책 활동에도 관여했다며 전기본 전문위원 참여가 적절한지를 따져 물었다.
12차 전기본은 향후 15년간 전력수요와 전력설비·전원 구성을 설계하는 국가 중장기 계획이다. 기후부로 에너지 정책 기능이 이관된 이후 처음 수립하는 전기본이라는 점에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감에서 “기후부로 넘어가서 첫 작품이 12차 전기본인데 어떻게 탄생할지가 초미의 관심사”라며 총괄위원회 회의록과 관련 자료의 국회 공유를 요구했다.
기후부는 12차 전기본에서 재생에너지 주력 전원화와 2040년 석탄화력 폐지를 추진하는 한편 신규 원전을 포함한 전원별 적정 설비 규모를 검토하고 있다. 지난 4월 전력수요 잠정안을 발표한 뒤 3대 메가프로젝트가 구체화되면서 전력수요 전망도 다시 산정했다.
정부는 2030년 재생에너지 설비 100GW 이상을 조기 달성하고 2035년 발전비중 30%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원전은 가동 중인 26기(26GW)를 안전하게 운영하고 신규 원전을 적기에 준공한다는 방침이다. 원전의 중장기 역할에 대해서는 약 3개월간 공론화위원회를 운영한 뒤 공론화 결과와 전력수급·계통 등에 대한 전문적 검토를 종합해 전기본에 반영한다.
이준희 기자 jhlee@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