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싸움도 대신 해주세요”…中 젊은층, 돈 주고 일상까지 다 맡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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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남의 손을 빌려 일상적인 업무를 해결하는 이른바 '생활 대행' 서비스가 빠르게 늘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중국 젊은 세대를 중심으로 남의 손을 빌려 일상적인 업무를 해결하는 이른바 '생활 대행' 서비스가 빠르게 늘고 있다. 간단한 집안일부터 가족 돌봄, 식당 대기, 병원 방문은 물론 다른 사람과의 언쟁까지 비용을 지불하고 맡기는 사례도 나오고 있다.

4일(현지시간)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에서 시간과 수고를 아끼기 위해 각종 일을 대신 처리해주는 '대행 경제'가 젊은 소비자층을 중심으로 성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바쁜 일상 속에서 직접 업무를 처리할 여유나 인내심이 부족한 사람들이 일정 금액을 내고 외부에 맡기는 방식이다.

중국 소셜미디어(SNS)에서도 이 같은 수요를 확인할 수 있다. 수공예품 제작이나 조립을 대신해주는 서비스 관련 게시물은 누적 조회 수 1억2000만회를 넘어섰다. 특히 레고 조립 대행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고가의 복잡한 레고 제품을 구입하고도 직접 조립할 시간이 없는 소비자가 전문 작업자에게 완성을 맡기는 방식이다. 의뢰인은 조립자를 자신의 집으로 부르거나 제품을 택배로 보내 작업을 요청할 수 있다. 가격은 세트의 난이도와 작업 규모 등에 따라 200위안(약 4만원)에서 1000위안(약 20만원)까지 책정된다.

대행 서비스가 취급하는 영역은 갈수록 다양해지고 있다. 지난해 9월 광저우에서는 한 남성이 돈을 받고 대신 논쟁을 벌여주는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온라인에서 벌어지는 논쟁은 50위안(약 1만원), 오프라인 논쟁은 188위안(약 3만7000원)을 받고 횟수 제한 없이 대응하는 방식이다.

해당 남성은 자신의 역할이 상대방을 위협하거나 물리적으로 대응하는 것이 아니라 논리와 설득을 통한 논쟁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협박이나 채무 추심, 신체적 충돌이 예상되는 의뢰는 받지 않는다고 밝혔다.

항저우에서는 이웃을 대신해 쓰레기를 처리해주는 서비스도 등장했다. 미한이라는 여성은 한 차례 이용료를 3위안(약 600원), 월 구독료를 99위안(약 2만원)으로 책정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지 불과 사흘 만에 20명 이상의 고객을 확보했으며 이후 택배 대신 수령하기, 휴가 기간 반려묘 돌보기 등으로 업무를 확대했다.

식당에서 줄을 대신 서주거나 직접 만든 음식을 배달해주는 형태도 나타났다. 선전에서는 매일 가정식 식사를 제공받는 조건으로 한 달에 2500위안(약 50만원)을 지불하는 소비자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돌봄 영역에서도 대행 서비스가 활용되고 있다. 병원에 있는 환자를 대신 찾아가 선물과 인사를 전달하거나 고령자를 방문해 이야기를 나누고 식사를 준비해주는 등 단순한 심부름을 넘어 정서적 교류까지 대신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을 '게으른 경제'가 확대된 결과로 해석한다. 비용을 들여 반복적인 업무를 다른 사람에게 맡기고 확보한 시간을 자신이 원하는 활동에 사용하는 소비 방식이라는 설명이다.

지메이대학교 금융경제학부 리나 부교수는 이러한 서비스가 소비자의 시간 활용도를 높이고 생활 편의를 개선하는 동시에 새로운 일자리 창출로도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개인 간 거래가 대부분이라는 점에서 위험 요소도 존재한다. 거래 과정에서 사기나 개인정보 유출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며, 약속한 수준의 서비스를 제공받지 못하더라도 피해를 보상받기 쉽지 않다는 지적이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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