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 캠퍼스 안에 학생들이 직접 상품을 기획하고 디자인해 판매하는 매장이 있다. 어떤 상품을 만들지 정하는 것부터 디자인과 제작, 가격 책정, 상품 진열, 판매까지 학생들이 직접 참여한다. 매장에서 확인한 소비자의 반응은 다시 다음 상품을 개발하는 데 활용한다.
한국뉴욕주립대학교(SUNY Korea)가 지난달 14일 학생 주도형 매장 '스타일 숍 코리아(Style Shop Korea)'를 열고 본격적인 운영에 들어갔다. 스타일 숍 코리아는 단순한 교내 기념품 매장이 아니라 학생들이 대학에서 배운 지식을 실제 비즈니스 환경에 적용하는 실전형 교육 공간이자 학교기업으로 운영된다.

학교기업은 대학이 특정 학과 또는 교육과정과 연계해 학생들의 현장실습교육과 연구 등에 활용하면서 상품이나 서비스를 생산·판매할 수 있도록 만든 제도다. '산업교육진흥 및 산학연협력촉진에 관한 법률'은 대학 등 산업교육기관이나 산학협력단이 이 같은 학교기업을 설치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일반적인 교내 매장이 상품 판매 자체에 목적을 둔다면, 학교기업은 실제 사업활동 자체를 교육의 과정으로 활용한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학생들이 상품과 서비스를 직접 기획·운영하며 현장 경험을 쌓고 사업을 통해 발생한 수익은 교육과 학교기업 운영 등에 활용할 수 있다. 스타일 숍 코리아는 이러한 학교기업의 개념을 패션과 리테일 교육에 접목했다.
스타일 숍 코리아의 중심에는 한국뉴욕주립대 패션기술대학교(FIT) 학생들이 있다. 이 프로젝트는 FIT 뉴욕 캠퍼스의 학생 동아리인 머천다이징 소사이어티 클럽(MSC) 활동에서 영감을 받아 탄생했다. 한국 캠퍼스에서도 학생들이 직접 패션 비즈니스를 경험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고자 한 것이다.
학생들은 매장을 조성하는 단계부터 직접 참여했다. 개점 이후에는 상품 기획부터 디자인, 제작, 머천다이징, 판매 및 매장 운영까지 리테일 비즈니스의 전 과정을 경험하고 있다. 완성된 상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소비자가 어떤 상품을 선택하는지 살피며 판매 과정에서 얻은 반응을 이후 상품 기획과 개발에 반영한다.
이는 FIT의 패션경영 및 패션디자인 교육을 실제 비즈니스 환경으로 확장한 것으로 매장 운영 자체가 일종의 교육과정인 셈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수익 극대화보다 학생들이 상품 개발부터 판매까지 전 과정을 직접 경험하고 익히는 데 있다.
강의실에서는 브랜드, 소비자 행동, 머천다이징과 상품 개발의 원리를 배울 수 있지만 실제 시장에는 정해진 답이 없다. 학생들이 좋은 상품이라고 판단한 제품이 기대만큼 소비자 선택을 받지 못할 수도 있고 예상하지 못했던 상품에 관심이 집중될 수도 있다.
학생들은 이러한 실제 소비자의 선택을 직접 확인하면서 '무엇을 만들 것인가'에서 '누가 왜 이 상품을 선택하는가'까지 고민하게 된다.

스타일 숍 코리아에서 발생한 판매 수익은 향후 상품 개발과 매장 운영에 재투자된다. 학생들의 아이디어가 실제 상품으로 만들어지고, 판매를 통해 확보된 재원이 다시 새로운 상품 개발과 운영으로 이어지는 구조다. 이를 통해 하나의 프로젝트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학생들이 지속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시험하고 운영 경험을 쌓을 수 있도록 했다.
한국뉴욕주립대는 스타일 숍 코리아를 학생들이 기존 기업의 사례를 배우는 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직접 비즈니스 의사결정을 내리고 그 결과를 경험할 수 있는 교육 플랫폼으로 발전시켜 나갈 계획이다. 캠퍼스 안의 작은 매장이 학생들의 아이디어를 실제 소비자와 연결하는 또 하나의 교실이 된 셈이다.
한국뉴욕주립대는 2012년에 개교했으며 학부와 석·박사 교육과정을 모두 갖춘 국내 최초의 미국 대학교로서 명문 뉴욕주립대(SUNY) 중에서 북미 최고 수준의 이공계 대학인 스토니브룩대학교(Stony Brook University, SBU)와 세계 1위 패션스쿨인 FIT의 유수한 학과들을 유치하여 운영하고 있다. 학생들은 뉴욕 캠퍼스와 동일한 교육과정을 이수하며, 졸업 시 미국 스토니브룩대학교 또는 패션기술대학교의 학위를 각각 취득하게 된다. SBU 학생들은 3년은 한국 캠퍼스에서 1년은 미국 캠퍼스에서 공부하며, FIT 학생들은 한국에서 2년 준학사 과정을 졸업한 후, 원하면 미국이나 이탈리아에서 2년 더 공부하여 학사과정을 마칠 수 있다.
조호현 기자 hoh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