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라면 시장이 최근 3년간 단가 상승보다 판매량 확대를 통해 성장한 것으로 나타났다. 제조사의 국내 판매액은 7.1% 늘었지만, 라면 1㎏을 팔아 거두는 평균 금액은 2.3% 오르는 데 그쳤다. 일부 제품의 가격 인상에도 판매액 증가분의 약 3분의 2는 물량 확대에서 나왔다.

1일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의 '2026 가공식품 현황 조사 보고서 라면편'을 분석한 결과, 봉지·용기면의 국내 판매액은 2022년 2조2737억원에서 지난해 2조4359억원으로 7.1%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판매량은 48만1296톤에서 50만4213톤으로 4.8% 늘었다. 지난해 판매액과 판매량은 모두 보고서가 비교한 2021~2025년 중 가장 많았다. 분석 대상은 기름에 튀긴 유탕 봉지라면과 용기면이며 건면과 수출 실적은 제외했다.
판매 규모는 커졌지만 같은 무게의 라면을 팔아 받는 금액은 크게 늘지 않았다. 국내 판매액을 판매 중량으로 나눈 ㎏당 평균 판매단가는 2022년 4724원에서 지난해 4831원으로 2.3% 상승했다. 제조사 판매 실적을 바탕으로 계산한 값으로, 매장 소비자가격과는 다르다.
봉지라면의 ㎏당 평균 판매금액은 2022년 3916원에서 지난해 4023원으로 2.7% 올랐다. 용기면은 두 해 모두 원 단위 반올림 기준 6979원으로 사실상 같았다. 용기면 단가는 2023년 6612원으로 낮아졌다가 지난해 2022년 수준을 회복했다.
판매액 증가분에서도 물량 확대의 영향이 더 컸다. 최근 3년간 추가로 판매된 2만2917톤에 3년 전 평균 판매단가인 ㎏당 약 4724원을 그대로 적용해도 판매액은 약 1083억원 늘어난다. 실제 판매액 증가분 약 1622억원의 66.7%로, 약 3분의 2가 '더 많이 판 효과'인 셈이다.
주요 업체의 가격 인상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농심은 지난해 3월 일부 라면·스낵 브랜드의 출고가를 평균 7.2%, 오뚜기는 4월 라면 16개 제품의 출고가를 평균 7.5% 올렸다. 그러나 지난해 봉지·용기면 전체의 평균 판매단가는 전년 대비 1.4% 상승했다.
평균 판매단가는 제품별 판매 비중과 거래 조건에도 영향을 받는다. 개별 제품 가격이 오르지 않았다는 의미는 아니지만, 최근 내수 성장을 가격 인상 효과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얘기다. 전체 평균 판매단가는 2022년 전년 대비 23.5% 오른 뒤 최근 3년간 상승 폭이 둔화했다.
업체들은 올해 하반기에도 원가 부담을 이유로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지만, 매출의 상당부분을 차지하는 봉지라면은 인상 대상에서 제외했다.
농심은 8월 주요 용기면 출고가를 평균 6.0% 올리면서 자사 라면 매출의 63%를 차지하는 봉지라면 가격은 유지했다. 오뚜기도 9월 대형마트를 시작으로 컵라면 출고가를 평균 6.7% 인상했지만, 라면 매출의 약 60%인 봉지라면은 제외했다. 팔도 역시 9월 용기면 출고가를 평균 5.5% 올리면서 봉지면 가격은 유지했다. 올해 가격 조정은 지난해까지 집계한 이번 통계에는 반영되지 않았다.
업계 관계자는 “일부 제품 가격을 올렸다고 원가 부담이 모두 해소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소비자 부담과 국내 물가 안정을 고려해 가격 조정 범위를 최소화하면서, 판매량 확대와 비용 절감으로 대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소진 기자 soji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