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내용 규제는 표현의 자유 제약 우려
망법 개정 반복 보다 온라인 안전법 주장 나와
새 규제 도입도 혼란 가져올 것 우려도

한국인터넷자율정책기구(KISO)가 인공지능(AI) 가짜 신문에 의한 5·18 왜곡한 사례 등 3건을 허위조작정보로 보고 회원사에 삭제·접근차단 조치를 요청했다. 7월 개정 정보통신망법 시행 이후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한다고 판단된 첫 사례다.
앞으로 국내 플랫폼 조치 사례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면서 개별 정책으로 판단하는 구글 유튜브 등과 역차별 지적도 제기된다. 국회 연구기관은 민간 기구가 일일이 판단하기는 한계가 있다면서 별도의 법 제정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는데 이마저도 혼선을 빚을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1일 KISO에 따르면 KISO 허위조작정보심의특별위원회는 지난달 22일 회원사가 심의를 요청한 게시물 11건 가운데 3건을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한다고 판단했다.
KISO는 네이버, 카카오, 다음 등 국내 플랫폼 사업자가 참여하는 민간 자율규제 기구다. 지난 7월 시행된 개정 정보통신망법에 대비해 '허위조작정보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을 제정했다. 회원사가 허위조작정보 여부를 판단하기 어려우면 KISO 허위조작정보심의특별위원회에 심의를 요청할 수 있다.
KISO는 지난달 22일 결정에서 허위 광고, 타 업체 사진 도용, AI로 만든 5·18 가짜 신문 등 3건을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한다고 봤다.
우선 '한국이 세계 1위 결핵국가이며 콘크리트 온돌이 그 원인이라는 취지로 흙침대를 홍보한 게시물'을 허위조작정보로 판단했다. '다른 업체의 작업 사진을 자신의 시공 실적으로 소개한 홍보 게시물'도 허위조작정보에 해당한다고 봤다. 'AI로 제작한 가짜 신문 지면을 이용해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한 게시물'도 허위조작정보로 판단했다. KISO는 회원사에 해당 게시물의 삭제와 접근차단을 요청했다.
KISO의 허위조작정보 자율정책 가이드라인은 허위 또는 조작된 정보라는 사실을 알면서, 손해를 끼칠 의도나 부당한 이익을 얻을 목적이 있고, 타인의 인격권·재산권 또는 공공의 이익을 침해하는 경우를 허위조작정보로 판단하도록 하고 있다. 이 세 가지 요건을 모두 충족해야 하는데 이번에 실제 해당 사례가 나온 것이다.
이번에 KISO가 실제 허위조작정보 해당 사례를 처음 판단하면서 향후 국내 플랫폼의 관련 심의·조치 사례도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 반면 개정 정보통신망법 적용 대상인 구글(유튜브), 메타, X, 틱톡 등 해외 플랫폼은 각사 정책에 따라 허위조작정보를 판단하고 있어 국내외 사업자 간 형평성이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국회 연구기관에서는 현행 개정 정보통신망법 대신 '온라인 안전법'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입법조사처는 지난달 22일 발간한 '디지털 민주주의를 위한 인터넷 규제모델 전환: 7.7. 정보통신망법 이후 온라인 공론장의 명암과 온라인 안전법 제정 필요성' 보고서에서 개정 정보통신망법 이후 국내 인터넷 내용 규제체계가 국가 주도 모델을 유지하면서 민간의 법적 책임까지 강화해 온라인 공론장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약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망법 개정을 반복하는 방식보다 별도의 '온라인 안전법'을 제정하는 등 논의를 이어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플랫폼 업계에서는 새 법 도입 과정에서 또 다시 혼선이 빚어질 것이라면서 새 규제 도입에 신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보고서에 대해 “온라인안전법이라는 새로운 규제만 만드는 셈인데 과연 개정망법으로도 못잡은 것을 또 다른 규제 하나 만든다고 잡아질지 의문”이라면서 “애초에 온라인 공간 자체를 통제하려는 시각이 잘못됐다”고 말했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