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단상] 국세청, AI로 여는 따뜻한 세정 본격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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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해영 국세청 차장. (사진=국세청)

노벨경제학상 수상자인 허버트 사이먼(Herbert Simon)은 인간이 시간과 정보, 인지능력의 한계로 모든 선택지를 충분히 검토하기 어렵다는 '제한된 합리성(Bounded Rationality)'을 이야기한 바 있다. 세금 신고도 마찬가지다. 성실하게 세금을 신고하려는 의지가 있어도 생업에 바쁜 국민이 복잡한 세법과 신고절차를 완벽히 이해하고 공제·감면 혜택까지 빠짐없이 적용하는 데 어려움이 있을 수 있다.

'국세행정 인공지능(AI) 대전환'은 이러한 납세자들의 세금 신고 부담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고 최고의 납세편의를 제공하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국세청은 올해 초 AI혁신담당관실을 신설하고, 납세자가 실제로 필요로 하는 서비스가 구현될 수 있도록 내부 'AI 대전환 추진단'을 중심으로 AI 과제를 면밀하게 설계했다. 또 서비스 개발에 앞서 생성형 AI 챗봇, AI 업무매뉴얼 등 선도과제를 우선 개발하고 현장 의견도 반영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본격적인 실행단계로 나아가고자 한다. 무엇보다 세무대리인의 조력을 받기 어려운 소규모 납세자나 근로자를 위해 AI 전자신고 등 신고 편의를 체감할 수 있는 납세서비스 분야부터 우선 추진할 방침이다.

국세청은 그동안 '모두채움' 등 신고지원 서비스를 통해 국세청이 보유한 자료를 신고서에 미리 반영함으로써 신고 편의를 높여 왔다. 다만, 현재는 별도 증빙이 필요없는 단순경비율 적용 대상자나 소득유형이 단순한 근로·연금·기타소득자 등을 중심으로 신고지원 서비스가 제공되고 있다. 앞으로는 'AI 전자신고'를 통해 기준경비율 및 간편장부 적용 대상자 등 다소 복잡한 신고까지 지원범위를 넓힐 계획이다.

예를 들어 납세자가 신용카드나 현금영수증 전표 등 증빙자료를 업로드하면 AI-OCR이 품목과 업종 등 거래정보를 추출하고 주요경비를 파악하여 신고서를 대신 작성할 예정으로, 현재 이와 관련된 기술의 성능을 검증 중이다.

또, 경정청구 및 환급 검토 일정도 빨라진다. 국세청은 인적용역 소득자 환급 안내와 원클릭 환급서비스 등을 통해 적극적인 세정지원을 펼쳐왔다. 그러나 그 외 대량 신고서의 검증은 직원이 상대방과의 거래 내역과 감면 증빙 등을 확인하고 매년 바뀌는 세법 개정사항까지 반영해야 하는 고난도 업무이기에 여전히 상당한 시간이 소요된다.

앞으로는 AI가 필요한 자료를 신속히 찾아 정리하고, 관련 법령 및 판례와 연계하여 직원의 검토를 지원함으로써, 납세자는 신고한 환급을 보다 신속하게 받게 될 것이다.

아울러 디지털 기기 이용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장애인 등도 AI 세정의 혜택을 누릴 수 있도록 지원을 확대한다. 음성안내, 큰 글씨 지원, 높낮이 조절 기능 등을 갖춘 대화형 기기를 민원실에 도입·설치하여 민원인이 기기를 조작할 필요 없이 원하는 업무를 말하기만 하면, 민원 신청부터 발급·제출까지 원스톱으로 해결될 것이다.

다만 AI 활용이 확대될수록 정확성과 신뢰성을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다. 세금은 국민의 재산권과 직결되는 만큼 AI가 제시한 결과를 그대로 행정 판단으로 사용하는 것이 아니라, 오류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중요한 판단에는 담당 직원의 검토 절차를 두는 등 안전장치를 함께 마련할 계획이다.

과거 전자세정이 세무서를 방문해야 하는 국민의 물리적 불편을 크게 줄였다면, AI 세정은 '내가 제대로 신고하고 있는지' 세금 신고 자체에 대한 심리적 부담까지 완벽하게 해소할 것이다. 국세청이 전 세계가 부러워할 '세계 최고 수준의 K-AI 세정'으로 우뚝 서는 그날까지 국민 여러분의 따뜻한 관심과 성원을 부탁드린다.

박해영 국세청 차장 hymr0428@nts.g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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