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개팅 앱은 싫어요”…日 젊은 직장인들, '이곳'에서 연애 상대 찾는다

Photo Image
일본에서 러닝 모임이 젊은 직장인들의 새로운 교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게티이미지

일본에서 러닝 모임이 젊은 직장인들의 새로운 교류 공간으로 주목받고 있다. 소개팅 앱처럼 인위적인 만남에는 부담을 느끼고 직장 내 연애도 피하려는 이들이 운동을 매개로 자연스럽게 사람을 만나는 방식이다.

27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도쿄 황궁과 요요기공원, 고마자와올림픽공원 등 유명 러닝 명소에서 20~30대 직장인들이 참여하는 모임이 잇따라 생겨나고 있다. 달리기를 함께하는 방식인 만큼 운동 경험이 많지 않은 사람도 비교적 부담 없이 합류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도쿄 회사원 이마이 치나쓰 씨와 아즈마 리오 씨는 지난 5월 러닝 커뮤니티 '웰미(Welme)'를 만들었다. 웰미가 황궁 일대에서 진행하는 러닝 모임에는 최대 50명가량이 모인다. 이들은 러닝뿐 아니라 피클볼과 필라테스 프로그램도 마련하고 있다.

증권사에 근무하는 가토 치나쓰 씨(27)는 운동을 함께할 사람을 찾기 위해 웰미에 참여했다. 그는 “편하게 먼저 말을 걸어주는 사람이 많아 대화하기 좋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직장 생활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20대 등 젊은 층의 참여도 증가하는 추세다. 운동을 마친 뒤 카페나 찻집에 모여 대화를 나누며 관계를 이어가는 모임도 생겨나고 있다.

31세 참가자 아카리 씨는 “주변에 러닝 모임에서 만나 연인으로 발전한 경우가 있다”며 자신도 그런 만남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쿄의 한 식품회사에 근무하는 23세 참가자는 “운동을 함께할 사람을 찾는 것이 우선이지만 좋은 인연이 생긴다면 더 좋다”며 “운동하는 사람에게서는 여유롭고 편안한 분위기가 느껴진다”고 했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아마노 카나코 인구동태 선임연구원은 러닝이 남녀 모두에게 일정 수준의 체력을 요구하는 활동이라는 점에서 젊은 세대의 만남으로 이어지기 쉽다고 분석했다. 맞벌이가 보편화하면서 자신의 직업이나 소득 수준과 비슷한 상대를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진 점도 배경으로 꼽았다.

아마노 씨는 직장 내 연애를 부담스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며, 러닝 모임에서는 비슷한 규모나 성격의 기업에 다니는 사람을 만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도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러닝을 활용한 이색적인 매칭 프로그램도 등장했다. 취업정보 사이트를 운영하는 하우TV는 매칭 앱 'LYMiN(리민) 외자취업닷컴'을 통해 학력과 연령대 등이 비슷한 참가자 5~10명을 한 팀으로 구성해 황궁 일대에서 러닝 행사를 비정기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한 행사에 참석한 외국계 컨설팅 회사 직원(34)은 “같이 뛰다 보면 자연스럽게 동질감이 생겨 깊은 이야기를 나누지 않아도 금방 가까워진다”며 여러 사람이 함께 운동할 수 있다는 점을 장점으로 꼽았다.

반면 러닝 모임이 확대되면서 공원 이용객들의 불만도 제기되고 있다. 요요기공원을 약 20년간 산책해온 80대 남성은 빠른 속도로 달리는 사람들이 무리를 지을 경우 충돌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주말마다 반려견과 산책하는 60대 여성 역시 단체로 달리는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산책할 때 다소 위축될 때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