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인프라 투자 패러다임 전환] <하> 망중립성 특수서비스, AI 시대 맞게 손질해야

Photo Image
생성형 AI 이미지

인공지능(AI) 서비스가 단말·차량·로봇 등 현실 공간으로 확장되면서 망중립성 제도 개편이 핵심 과제로 지목된다. 저지연·고신뢰 네트워크가 AI 시대 핵심 인프라로 떠올랐지만 현행 제도로는 다양한 품질 수요를 수용하기 어렵다. 망중립성 원칙은 유지하되 혁신서비스 기반을 확보하고 이용자 선택권을 보장하는 방향으로 제도 정비에 속도를 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하>망중립성 제도 개편

국내 망중립성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정부는 2020년 '특수서비스' 개념을 도입해 제도 유연화의 기반을 마련했다.

인터넷 종단점에 대한 보편적 연결을 제공하지 않고, 특정 용도에 국한되며, 별도 자원이나 트래픽 관리기술로 일정 전송 품질을 보장하는 서비스는 특수서비스로 분류해 망중립성 원칙 적용에서 제외한다.

문제는 현행 특수서비스가 자율주행차·스마트공장·원격의료 등 특정 융합 서비스 중심으로 설계됐다는 점이다.

품질 민감형 서비스가 B2B·B2C 전 영역으로 확대됐지만 이용자 선택형 QoS, 시간권형 데이터 상품, 혼잡지역 품질 옵션 등이 특수서비스에 해당하는지는 불확실하다.

획일적 품질 기준이 고수되면 AI 영상회의, 클라우드 게임, 라이브 스트리밍, 로봇 제어, 산업 모니터링 등 AI·5G 단독모드(SA) 기반 혁신 서비스 출현이 늦어질 수 있다.

AI 서비스 구조는 진화하고 있다. 국내 AI 인프라 논의는 그래픽처리장치(GPU)·데이터센터·모델에 집중돼 있지만 실제 AI 서비스는 클라우드·단말·엣지·네트워크가 함께 동작하는 분산형 구조로 진화하고 있다.

에릭슨은 몰입형 현실부터 로봇 어시스턴트까지 새 AI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업링크 용량 확대, QoS 보장, 일관된 저지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최선형(Best-effort) 인터넷접속서비스만으로는 이를 충족하기 어렵다.

해외 주요국은 망중립성 원칙을 유지하면서 이용자 계약 기반 품질 차등을 허용하는 추세다.

유럽전자통신규제기구(BEREC)는 데이터 제공량·속도·가격이 애플리케이션과 무관하게 적용되면 이용자 권리가 영향을 받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영국 오프콤은 QoS 수준을 달리한 소매상품과 비혼잡 시간대 데이터 별도 과금 상품을 허용 가능한 관행으로 제시했다. 싱가포르는 공정경쟁·정보 투명성·QoS 요건 충족을 전제로 차별화 상품을 허용한다.

시장에서는 이용자 선택형 상품이 자리 잡았다. 미국 AT&T는 월 7달러 수준 '터보'를 운영하고, 싱가포르 싱텔은 전용 네트워크 슬라이싱으로 최대 4배 빠른 속도를 제공한다.

국내도 연내 5G SA 상용화를 앞둔 만큼 망중립성 제도 운용의 유연성을 확보해야 한다.

업계 관계자는 “AI 응용서비스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으려면 특수서비스 예시를 현행화하고 이용자 선택형 품질 상품을 해석 범위에 명확히 담아야 한다”면서 “해외처럼 애플리케이션 무관 적용, 정보 투명성, 최소 품질 보장, 공정경쟁을 허용 요건으로 제시하면 원칙을 지키면서 혁신 서비스 기반을 넓힐 수 있다”고 말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 놓치면 아쉬운 정보A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