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개인정보보호위원회가 통신 3사 최고경영자(CEO)와 만나 유통망 전반의 개인정보 관리·감독 강화를 요청했다. 통신업계는 인공지능(AI) 특례의 사전협의 체계와 AI 개발 과정의 적법 근거 명확화를 건의했다.
송경희 개인정보위원장은 28일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통신 3사 CEO와 간담회를 열고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개인정보 보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SK텔레콤·KT·LG유플러스는 지난해 발생한 침해사고에 따른 과징금 처분과 경찰 수사를 겪었다. 이날 회동은 생활과 밀접한 통신 분야에서 연이어 발생한 보안사고로 인해 실추된 국민 신뢰를 되찾고 실질적 정책 협력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간담회에서는 유출 재발 방지를 위한 내부통제 정비 및 사전예방 보호 체계 확립, 통신 유통망 전반에 대한 체계적 관리, 개인정보 보호 인재양성 지원, 개인정보 이슈 대응 민관 협력체계 구축 등 다양한 의제에 대해 폭넓게 논의했다.
개인정보위가 이날 강조한 것은 유통망 관리다. 통신사·대리점·판매점으로 이어지는 복잡한 유통 구조 탓에 판매점 개인정보 관리 실태가 취약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개인정보위는 통신사가 책임 있는 자세로 유통망 전반에 대한 관리·감독을 강화해 달라고 요청했다.
통신사가 정보보호 생태계 선도 역할을 해줄 것도 주문했다. 개인정보위는 보이스피싱 탐지 기술 개발 경험 등을 바탕으로 산업의 개인정보 보호·활용 역량 성장을 이끌어 달라고 당부했다. 통신 3사는 개인정보 보호 강화 기술(PET) 개발과 계약학과 선발 등으로 전문인력 양성에 협력하기로 했다.
통신 3사 건의는 AI 기술개발 지원을 위한 데이터 활용 체계 정립에 집중됐다. 특히 내년 3월 시행되는 AI 특례가 효과적으로 운영되도록 사전협의 체계를 마련해 달라는 요청이 나왔다. 특히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서는 강화된 안전조치와 위험요인 평가에 대한 구체적 기준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지난달 신설된 'AI 기술개발을 위한 개인정보 이용 특례'는 안전 조치를 완비하고 사전 심의·의결을 거친 경우 가명처리 없이 원본 데이터를 AI 학습·성능 개선에 이용할 수 있도록 상시적 예외를 허용하는 내용이 담겼다.
간담회에서는 공개정보·가명정보·정당한 이익 등 기존 적법 처리 근거를 AI 개발 맥락에서 명확히 해 달라는 의견과 AI 에이전트 가이드라인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개인정보위는 제도혁신 방안을 준비 중이며 '에이전틱 AI 개인정보 처리 안내서'를 연내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통신 3사는 개인정보 이슈에 신속히 대응할 민관 소통 채널도 제안했다. 통신업 특성상 보안 강화 작업이 망의 안정성을 해칠 우려도 있는 만큼 정책 마련시 현장의 애로사항을 고려해달라는 건의도 있었다.
개인정보위도 산업계와 협력체계를 통해 불합리한 규제와 불확실성을 해소, 기업의 AI 혁신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다.
통신 3사 CEO는 이날 모두발언에서 개인정보 보호가 AI 시대 혁신을 뒷받침하는 신뢰 인프라가 되도록 적극적 투자와 공동선언 이행을 약속했다. 특히 정재헌 SK텔레콤 대표는 정부가 명확하고 예측가능한 원칙을 마련해줄 것을 주문했다. 박윤영 KT 대표와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사전 예방 중심으로 정보보호 거버넌스 체계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밝혔다.
송 위원장은 “통신 3사 대표의 공동 선언이 현장에서 실질적 변화와 개선으로 이어지길 바란다”며 “이 자리가 통신분야 보호 수준을 한 단계 더 높이고, 국민 신뢰를 회복하는 계기가 될 수 있도록 책임감 있게 이행해달라”고 당부했다.
박준호 기자 junho@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