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스틱(수지)에 탄소 섬유를 넣어 강도를 높인 탄소섬유강화플라스틱(CFRP)은 가볍고 강도가 높아 항공, 자동차, 풍력발전 등 다양한 산업에 활용되고 있다. 그러나 가공 및 재활용이 어려워 사용 후 발생하는 CFRP의 재활용 처리 문제는 전 세계적인 환경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국립금오공과대학교(총장 김상호)는 은종현 화학소재공학부 소재디자인공학전공 교수 연구팀이 CFRP의 기계적 물성을 회복시키는 계면공학 기술을 개발했다고 28일 밝혔다. 관련 연구논문은 최근 복합재료 분야의 국제저명 학술지 '폴리머 컴포지트(Polymer Composites)'에 게재됐다.
특히 이번 성과는 학부 교육과정에서 출발한 연구가 학생들의 대학원 진학 후 심화 연구를 거쳐 SCI급 국제 학술지 게재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국립금오공대 공학교육인증(ABEEK) 프로그램의 학·석사 연계 교육 효과를 보여준 사례로 평가된다.

CFRP는 열분해(pyrolysis) 등으로 탄소섬유를 회수하더라도, 섬유 손상, 길이 단축, 섬유-수지 계면 손상 등으로 재활용 복합소재의 기계적 물성이 크게 저하되는 한계가 있다. 소재디자인공학과 석사과정 임희수·이선빈 학생은 실험을 위해 재활용 복합재와 유사한 손상된 시편(조각)을 확보한 뒤, 1000℃에서 열분해해 탄소섬유를 회수했다. 이러한 재활용 CFRP는 열을 받으면서 짧아지고 일부가 손상돼 테이프를 여러 번 떼었다 붙이면 접착력이 떨어지는 것처럼 새 CFRP보다 약해졌다.
연구팀은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재활용 탄소섬유층 사이에 저융점(약 150℃) 폴리아미드(PA) 나노섬유를 전기방사 방식으로 제조해 계면층으로 삽입했다. 나노섬유는 전기 힘으로 뽑아 만든 매우 얇은 그물로서, 약 150℃에서 녹기 때문에 에폭시를 굳히는 과정에서 탄소섬유 사이에 잘 퍼져 이러한 나노섬유 계면층이 적용된 재활용 복합재를 제작할 수 있다.
그 결과, 폴리아미드 나노섬유 계면층을 적용한 재활용 복합재는 계면층이 없는 재활용 복합재 대비 인장강도 51% 향상(약 70→106 MPa), 탄성계수 50% 향상(4.2→6.3 GPa), 파단 변형률(연신율) 약 1.4%→6.0%로 대폭 향상되는 성과를 보였다. 이는 기존에 보고된 재활용 CFRP 계면 개선 기술들이 통상 5~33% 수준의 물성 회복에 그쳤던 것과 비교해 월등히 높은 개선 폭이다.

이번 연구는 임희수·이선빈 학생이 학부 4학년 재학 시절 은종현 교수의 전공 교과목 '소재디자인공학창의종합설계(공학교육인증제 캡스톤디자인)' 수업에서 직접 수행했던 프로젝트를 대학원에 진학해 후속 연구로 심화·발전시켜 완성한 논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은종현 교수는 “학부 캡스톤디자인 수업에서 얻은 아이디어를 대학원 진학 후에도 꾸준히 발전시켜 국제 학술지 논문으로 완성한 뜻깊은 성과다. 앞으로도 학·석사 연계 연구를 통해 학생들이 실질적 연구 역량을 키워나가겠다”면서 “재활용 CFRP의 자원 순환성을 높이는 실용적 계면공학 전략을 제시한 만큼, 향후 탄소섬유 복합소재의 지속가능한 재활용 기술 고도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했다.
국립금오공대는 ABEEK 프로그램과 연계한 창의종합설계 교과목을 통해 학부생들이 실제 연구 성과를 도출하도록 지원하고 있으며, 첨단 복합소재 및 자원순환 기술 분야의 지속적인 연구를 통해 산업 경쟁력 강화에 기여하고 있다.
한편, ABEEK 프로그램은 대학의 공학 프로그램이 산업계가 요구하는 글로벌 스탠다드를 충족하고 있음을 객관적으로 보증하는 제도다. 공급자인 대학 중심 일방적 교육에서 벗어나, 수요자인 기업과 사회가 즉시 활용할 수 있는 실무형 엔지니어를 양성하는 데 목적이 있다.
구미=정재훈 기자 jhoon@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