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차세대 지방행정공통시스템(시도새올) 사업 발주 형태에 업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공공 정보화 사업 역대 최대치를 예상했던 사업비가 예산 당국의 재검토 과정에서 20% 이상 삭감되면서, 어떤 발주 방식으로 운용할지가 사업 성패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조달 규정상 원칙인 상용 소프트웨어(SW) 분리발주를 그대로 유지할지, 예산 운용의 유연성을 위해 통합발주로 전환할지를 놓고 업계 셈법이 엇갈리는 모습이다.
27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시도새올 사업 주관부처인 행정안전부는 이 사업의 상용SW 분리발주 여부를 두고 업계 의견을 수렴 중이다.
시도새올은 17개 광역시·도와 228개 시·군·구가 쓰는 시도행정시스템과 새올행정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전면 재구축하는 사업이다.
10개 시도는 대구 국가정보자원관리원 내 민관협력형(PPP) 클라우드존으로 이관해 공동센터로 운영하고, 경기·인천·부산 등 나머지 7개 시도는 자체 전산센터를 단독 구축하는 구조다.
사업비는 응용SW 개발비, 상용SW 구매비, 하드웨어(HW) 도입비 등으로 구성되며, 공동센터와 7개 자체센터 각각에 필요한 HW·상용SW를 구입하고 응용SW는 개발업체가 새로 개발하는 방식이다.
시도새올 사업은 앞서 예산 당국이 사업계획 적정성 재검토를 거치며 구축비를 2857억원으로 확정, 예산이 예비타당성조사 통과액 대비 20% 이상 삭감된 바 있다.
이에 사업 발주 형태가 향후 사업 경쟁 판도를 가를 변수로 떠올랐다.
현행 조달 규정과 소프트웨어산업 진흥 관련 지침상으로는 상용SW를 시스템통합(SI) 사업과 분리해 발주하는 게 원칙이다.
IT서비스 업계는 통합발주를 요구하는 분위기다.
원인은 삭감된 예산이다. 앞선 재검토 과정에서 응용SW 구축비가 1325억원에서 1024억원으로 300억원 줄었고, 예비비 330억원은 전액 삭감됐다. PMO·감리비도 축소됐고 상용SW·HW 도입비는 비교견적 최저가가 적용됐다. 최근 가격이 급등한 인프라 구매비도 대폭 삭감됐다.
IT서비스 업계는 이처럼 항목별로 타이트하게 책정된 예산으로는 사업 수행이 사실상 불가능하다며, 통합발주로 묶어야 SI 사업자가 항목 간 예산을 유연하게 운용해 전체 사업비를 맞출 수 있다고 주장한다.
반면 SW 업계는 분리발주 원칙 고수를 주장하고 있다.
한 SW업체 대표는 “만약 통합발주로 진행된다면 IT서비스 기업이 줄어든 예산 속 마진을 남기기 위해 SW 가격 후려치기를 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면서 “예산 책정 과정에서 SW 예산 역시 줄어든 상황 속 통합발주까지 이어진다면 생태계에서 가장 약자인 SW업계가 모든 적자를 떠안는 구조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발주 형태 자체보다 근본 구조가 문제라는 목소리가 나온다. 정보화 사업 예산이 매번 당초 계획보다 삭감돼 부족분을 사업자가 다른 항목에서 돌려막게 만드는 구조가 반복된다는 지적이다. 특히 이로 인해 개발, SW 구매비 등이 삭감되면서 관련 기업은 울며 겨자 먹기로 사업에 참여하는 경우가 발생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분리발주든 통합발주든 결국 부족한 항목의 돈을 다른 항목에서 빼내 저리로 옮기게 하는 구조는 똑같다”며 “매번 예산을 일률적으로 삭감한 뒤 사업자에게 알아서 맞추라는 방식이 반복되면 SW 제값받기도, 시스템 품질 확보도 요원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최호 기자 snoop@etnews.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