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건영의 셀프 입시]〈16〉건설환경공학으로 가는 생기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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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건영 이투스에듀 센터장
집을 짓는 공학과 도시를 세우는 공학

건설환경공학은 도로와 교량, 터널과 댐, 상하수도와 지하철처럼 도시가 서 있게 하는 기반을 설계하고, 그 도시가 마시는 물과 공기, 흙을 관리하는 학문이다. 오랫동안 토목공학이라 불리던 분야에 환경공학이 결합되면서 지금의 이름이 됐다. 건축학과와 자주 혼동되지만, 다루는 대상의 크기가 다르다. 건축이 한 채의 건물과 그 안의 공간, 미학을 설계한다면, 건설환경공학은 그 건물이 서 있을 땅과 건물 사이를 잇는 길, 그리고 도시 전체가 쓰고 버리는 물과 폐기물을 다룬다. 한 채의 집이 아니라 하나의 도시가 대상이다.

그래서 이 학과에는 두 방향에서 지원자가 온다. 나는 상담실에서 그 두 갈래를 여러 번 보았다. 한 학생은 서울의 일반고에서 건축가를 꿈꾸며 건축 동아리를 직접 만든 남학생이었고, 다른 한 학생은 경기도의 일반고에서 화학과 환경, 그리고 통계를 파고들던 여학생이었다. 출발점은 정반대였다. 한쪽은 구조물에서, 다른 쪽은 환경에서 걸어 들어왔다. 그런데 두 사람은 같은 곳, SKY의 건설환경공학에서 만났다.

성적만 놓고 보면 둘 다 최상위는 아니었다. 전 과목 1등급의 완벽한 성적표가 아니라 1등급과 3등급이 섞인, 흔히 '애매하다'고 불리는 구간이었다. 그럼에도 합격했다. 학과가 구조와 환경이라는 두 개의 축으로 되어 있다는 사실을 3년의 기록으로 증명했기 때문이다.

합격하는 생기부: 선발의 관점에서 본 두 학생

1. 학업 역량 ― 숫자를 믿지 않는 태도

A 학생의 무기는 수학이었다. 수학 과목은 1학년부터 1등급을 유지했고, 미적분과 확률과 통계의 학급 멘토를 맡아 급우들의 눈높이에 맞춰 설명하기를 매 학년 반복했다. 여기에 대학 연계 강의를 듣고 암호학 소논문을 팀장으로 완성했다. 화학은 처음에 어려워했다. 그러나 산화환원 반응비를 그래프로 반복 해석하는 방식으로 극복해 3학년 교내 화학경시에서 최우수를 받았다. 어려운 과목을 피하지 않고 방법을 바꿔 정복한 궤적, 그것이 대학이 읽는 학업 역량이다.

B 학생은 통계를 의심하는 학생이었다. 1학년 자율동아리에서 설문지를 직접 제작하고 유효 표본을 산출하며 t검정에 관심을 가졌다. 3학년 확률과 통계에서는 미세먼지 정부 통계에 오류가 있었다는 기사를 계기로 신뢰도와 타당도를 구분해 다시 공부했고, 수학 에세이에 “공학계열에서 오류 있는 자료를 쓰면 피해가 크다”는 주장을 했다. 화학II에서는 이상기체 실험의 오차 원인을 분석해 더 정확한 실험 방법을 제안했고, 기하와벡터에서는 분자 구조를 반발력 벡터의 합이 최소가 되는 지점으로 풀어냈다. 측정하고, 의심하고, 다시 계산한다. 건설환경공학이 요구하는 바로 그 습관이다.

2. 전공 역량과 공동체 의식 ― 구조에서, 환경에서 걸어 들어온 길

A 학생은 중학교 때 본 부르즈 할리파 다큐멘터리가 시작점이었다. 고등학교에 건축 관련 활동이 없자 예산까지 넣은 1년 계획서를 만들어 지도교사를 섭외하고, 면접으로 부원을 뽑아 건축설계 동아리를 직접 개설했다. 다리 모형을 만들며 어떤 구조가 더 튼튼한지 시험했고, 미래직업탐구 보고서에서 접한 내진·방진 설계를 우리나라 건물에 적용했을 때의 비용 대비 효율을 부원들과 토론했다. 지구과학에서는 '한반도 지질명소 유네스코 등재' 프로젝트의 조장을 맡아 설악산의 형성 과정과 보호 대책을 정리했다. 독서는 '공간이 마음을 살린다', '미래를 여는 건축'으로 이어졌다. 건물에서 시작해 지반과 재해, 사람이 사는 공간으로 관심이 넓어진 것이다. 그리고 아무도 맡지 않으려던 특수반 친구의 굿프렌드를 자청했고, 3년간 봉사 90시간에 3개년 개근을 채웠다. 구조물을 다루는 공학도에게 대학이 확인하고 싶은 것은 성실함이었다.

B 학생의 출발은 1학년 방과후 화학실험이었다. 나일론 합성과 빛의 전반사 실험이 실생활에 쓰인다는 사실에 놀라 '공학이란 무엇인가'를 읽었고, 진로희망은 신소재공학자에서 환경공학자로, 다시 환경공학자 겸 화학 데이터 분석가로 3년에 걸쳐 좁혀졌다. 환경봉사단에서 잔반 줄이기 캠페인을 이끌고 환경신문을 발간했다. 2학년에는 미세먼지 농도 측정 로봇을 동아리에서 고안하다가 미세먼지의 근본 문제를 연구하는 직업을 찾았고, 수학 동아리에서 다빈치 다리와 현수교를 제작하며 수학이 건축 설계에 쓰인다는 것을 손으로 익혔다. 3학년 화학II에서는 녹색화학을 조사하며 환경 문제는 사후 처리가 아니라 근본적 해결이어야 한다고 제안했고, 바이오플라스틱의 가능성과 한계를 함께 발표했다. 독서는 '침묵의 봄'에서 '수소 혁명', '오늘도 미세먼지 나쁨'으로 이어졌다.

두 생기부의 공통점은 분명하다. 명사형 희망에서 형용사형 정체성으로 이동했다는 것이다. '건축가'라는 명사는 '지진과 지반을 계산하는 공학자'로, '환경공학자'라는 명사는 '통계로 오염을 검증하는 공학자'로 좁혀졌다. 건설환경공학은 구조와 환경, 두 개의 축을 가진 학과다. 두 학생은 서로 다른 축에서 출발해 각자의 정체성을 완성하는 방향으로 나아갔다.

3. 미래 생기부 디자인: 미리 써 보는 합격의 기록

건설환경공학을 겨냥한다면, 아래의 모습을 3년에 걸쳐 갖추라고 말한다.

“교량 모형을 제작하며 하중에 따른 구조의 변형을 직접 실험하고, 트러스 구조의 원리를 수학적으로 정리한.” 학생

“지역의 미세먼지·수질 공공데이터를 직접 내려받아 분석하고, 통계의 신뢰도를 검증하는 보고서를 작성한.” 학생

“침수·산사태 등 지역 재해 사례를 조사하고 도시 기반시설의 취약점을 지도로 정리해 대안을 제안한.” 학생

“모둠 프로젝트에서 역할을 나누고 일정을 관리하며 끝까지 결과물을 완성해 급우들의 신뢰를 얻은.” 학생

이 네 문장이면 건설환경공학이 원하는 인재상은 절반 이상 그려진다. 한 채의 건물이 아니라 도시를 생각하는 학생, 그리고 숫자를 믿기 전에 검증하는 학생. 건설환경공학의 합격자는 그 둘을 겸비해 가는 학생일 것이다.

*위 칼럼은 건설환경공학에 진학한 학생들과의 상담을 중심으로 작성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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