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투형SW 활성화]〈하〉국회가 밀고 정부가 끌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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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의 입법 의지와 정부의 역할 강화 없이는 민간투자형 소프트웨어(민투형 SW)사업이 활성화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사진=AI로 생성]

민간투자형 소프트웨어(민투형 SW)사업 활성화에는 국회의 입법 의지와 정부의 역할 강화가 필수라는 목소리가 높다.

국회는 임대형(BTL) 민투형 SW사업 추진에 필요한 법안을 외면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민투형 SW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불협화음을 듣고만 있다.

이는 제1호 사업 '중단', 제2호 사업 '취소'라는 결과로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국회의 무관심과 정부의 역할 공백을 해결해야만 민투형 SW사업 첫 계약 사례가 만들어질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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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기술정보통신부로부터 인정받아 고시된 민간투자형 소프트웨어 사업. 제1호 사업인 스마트 어린이 급식 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은 법적 미비로 3년째 입찰 공고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제2호 사업인 한국어능력시험 디지털 전환 사업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1년 3개월 만인 이달 초 취소됐다. [캡처=과학기술정보통신부]

20일 업계에 따르면, 제1호 민투형 SW사업인 '스마트 어린이 급식 관리시스템 구축 사업'은 2023년 말부터 햇수로 3년째 중단됐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사업 의지는 여전하다. 447억원 규모 예산을 한 번에 확보해 시스템을 빠르게 확산할 수 있고, 대기업이 사업에 참여할 수 있어 안정적인 시스템 운영과 첨단 기술 적용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업 추진에 필요한 법안이 국회에 잠들어 있다는 점이다. 정부가 사업자에 임대료를 지급하는 임대형(BTL) 민투형 SW사업 추진을 위해선 국민의힘 최형두·박대출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국회법·국가재정법 개정안이 제정돼야 한다.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지난달 법사위 문턱을 넘으면서 본회의 통과만을 기다리고 있다.

국회법 개정안은 깜깜무소식이다. 2024년 11월 법안이 발의된 지 1년 넘도록 국회 운영위원회에 계류돼 있다. 운영위 여당 간사였던 문진석 의원실 관계자는 지난해 말 기자와 통화에서 “야당에서 발의한 법이니 야당 간사 측에 문의하는 게 맞다”고 답했다. 운영위 야당 간사인 유상범 의원실 관계자는 “회의가 잡혀야 법안 논의가 될 듯하다”며 1년째 같은 답변을 내놨다. 운영위의 입법 의지 부족으로 해석되는 대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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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간투자형 소프트웨어(SW)사업 개념. [자료=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NIA)]

제2호 민투형 SW사업은 정부의 역할 공백으로 난항을 겪었다. 교육부 산하 국립국제교육원은 2024년 10월 한국어능력시험(TOPIK) 디지털 전환 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네이버웨일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 사업은 공공 SW 시스템의 사용료로 투자금을 회수하는 수익형(BTO) 사업으로, BTL과 달리 사업 추진을 위한 법적 근거를 갖췄다. 그러나 국립국제교육원이 이 사업의 공공성을 우려하는 국회의원·학계·현장의 의견을 수용, 1년 3개월 만에 사업 취소를 결정했다.

전문가들은 제2호 사업이 취소된 원인으로 민투형 SW사업에 대한 인식 부족, 정책부서 역할 공백 등을 꼽았다.

선지원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민투형 SW사업은 사업 주도권은 공공이 유지하면서 민간의 자본, 기술 등을 투자받는 효율적인 사업 방식이지만, 제1호 민투형 SW사업은 '민영화'라는 잘못된 인식으로 어려움을 겪었다”고 지적했다.

익명을 요구한 변호사는 “사회기반시설에 대한 민간투자 사업은 기획예산처의 민간투자정책과가 정책부서로서 사업을 이끌어가는 역할을 한다”며 “민투형 SW사업에서는 과기정통부가 대형 사업에 한해서 심의하고 총괄하는 기능을 법을 통해 부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제2호 민투형SW사업 취소에 대한 정책 개선 방안으로 “사전검토 과정에서 이해관계자 의견수렴 여부를 확인하고, 적격성 조사 중 공공성을 보다 면밀히 검토할 수 있도록 조사 항목에 반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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