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 5시 30분 한전아트센터···한국 블루스 40년이 곧 신촌블루스의 역사
“현실과 이상 사이의 고뇌, 삶과 사랑에 서린 애환을 담은 한국형 블루스.” 올해로 결성 40년을 맞은 신촌블루스가 기념 콘서트를 통해 다시 한 번 무대에 오른다.
1986년, 고(故) 김현식, 이정선, 한영애, 정서용, 이광조, 엄인호 등이 모여 '신촌블루스'라는 이름으로 등장했을 때, 이들은 블루스의 고정관념을 단숨에 바꾸며 한국형 블루스를 표방했다. 블루스와 록을 접목한 음악은 당시 국내에서 보기 드물게 세련되고 신선하다는 평가를 받으며 주목을 받았다.
신촌블루스는 뽕짝으로 취급받던 시대에 본격적으로 '블루스'라는 장르를 소개하고 대중화시킨 개척자로 꼽힌다. 낯설던 블루스의 감성을 한국 정서와 결합해 풀어낸 독창적 음악 세계는 곧 '한국적 블루스”'라는 이름으로 자리 잡았다.
신촌블루스는 보컬들의 매력이 기타와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는 세련된 조화를 보여주었고, 블루스가 지닌 한(限)의 정서를 표현하며 한국형 블루스의 시금석이 되었다. 1집 '신촌 BLUES'와 2집 '신촌 Blues II'를 시작으로 이어진 여정은 40년에 이르렀다. 밴드라는 틀 안에서 다양한 보컬리스트와 뮤지션들이 참여해 세대를 이어온 독특한 활동 방식은 늘 새로움과 전통이 공존하는 무대를 만들어냈다.
이 과정에서 수많은 뮤지션들이 신촌블루스를 거쳐 갔다. 김현식, 김동환, 김형철, 박인수, 정경화, 이은미, 강허달림, 강성희 등 시대를 대표하는 목소리들이 신촌블루스와 함께하며 성장했고, '봄여름가을겨울'의 김종진과 故(고) 전태관도 신촌블루스와 함께했던 뮤지션들이다.
이번 40주년 기념 무대는 신촌블루스를 40년간 이끌어온 리더 엄인호를 중심으로 꾸려진다. 1980년대 블루스의 태동과 함께 신촌블루스를 창단한 그는 수많은 협업으로 한국 대중음악사에 족적을 남겼다.
또 다른 원년 멤버이자 포크 블루스의 대가 이정선도 무대에 올라 '외로운 사람들', '산사람', '한밤중에' 등 서정적이면서도 묵직한 메시지를 담은 노래를 선보일 예정이다. '한 송이 저 들국화처럼'으로 진솔한 가사와 서정적 선율을 전한 박광현도 함께 무대에 올라 음악적 깊이를 더한다.
현재 신촌블루스의 보컬로 활동 중인 제니스, 김상우, 강미희도 함께한다. 제니스는 독창적 감성과 강렬한 에너지, 김상우는 개성 있는 음색과 감각적인 표현력, 강미희는 부드러우면서도 힘 있는 목소리로 무대를 채운다. 세대를 초월한 조화가 이번 무대의 또 다른 관전 포인트다.
신촌블루스는 지난 40년 동안 '그대 없는 거리', '한밤중에', '골목길', '붉은 노을' 등 한국 대중음악 100대 名盤(명반)에 빛나는 수많은 명곡을 남겼다. '그대 없는 거리'는 쓸쓸하면서도 애잔한 정서를, '골목길'은 도시의 삶의 애환을, '붉은 노을'은 청춘의 뜨거운 에너지를 담아내며 청중의 마음을 울려왔다. 각 시대의 다른 보컬리스트들이 불러온 이 곡들은 매번 새로운 울림으로 이어지며 신촌블루스의 매력을 입증했다.
오는 9월 27일(토) 오후 5시 30분 한전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신촌블루스 40주년 기념 콘서트'는 명곡들이 다시 무대에서 되살아나는 특별한 순간이 될 전망이다. 오랜 팬들에게는 추억과 감동을, 새로운 세대에게는 한국 블루스의 살아있는 전설을 직접 만나는 기회가 될 것이다. 단순한 콘서트를 넘어 한국 블루스의 40년을 돌아보고 미래를 확인하는 역사적 무대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소성렬 기자 hisabisa@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