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대, 양자 시스템 활용 물리적 난수 생성기 개발

RTN 한계 극복, 산소 빈자리·티타늄 결함 활용 안정성 확보
CMOS 호환성 기반, 스마트폰·AI 칩 등 하드웨어 응용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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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대학교 전경.

국내 연구진이 양자역학 현상을 활용해 예측 불가능한 난수를 생성하는 기술을 새롭게 구현했다. 암호 보안은 물론 인공지능(AI) 연산에도 적용 가능한 원천기술로, 실용화 기대가 커지고 있다.

아주대학교는 이형우 물리학과·에너지시스템학과 교수 연구팀이 새로운 방식의 2단계 양자 시스템(TLQS)을 제안하고, 이를 통해 물리적 난수 생성기를 구현했다고 4일 밝혔다.

TLQS는 터널링 전류의 이산 요동(two-level current fluctuation)을 기반으로 한 구조다. 외부 환경의 간섭을 최소화하고, 실온에서도 169초 이상 안정적으로 0과 1 신호를 오가며 무작위 전류 패턴을 유지하는 데 성공했다.

이 연구에는 아주대 대학원 김도엽 학생과 홍익대 이정우 교수가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이형우 아주대 교수와 엄기태 가천대 반도체공학과 교수, 이선우 인하대 컴퓨터공학과 교수가 교신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KAIST와 미국 사우스다코타 마인스&테크놀로지 대학, 나아가 산업계 민간기업도 연구에 참여했다.

연구팀은 TLQS로 생성된 난수 데이터를 이미지 초해상도(VDSR) 신경망에 적용한 결과, 기존의 소프트웨어 난수보다 더 빠르고 정확한 학습 성과를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기존 무작위 텔레그래프 잡음(RTN) 방식의 난수 시스템은 외부 환경에 민감해 장기적인 신호 안정성이 떨어졌으나, 연구팀은 산소 공공(VO)과 티타늄 치환 결함(TiAl)을 의도적으로 공존시켜 이 같은 한계를 극복했다.

이번 기술은 실리콘 기반 반도체(CMOS)와 호환성도 갖춰, 향후 스마트폰이나 컴퓨터 등 다양한 전자기기 내 하드웨어 기반 난수 생성 장치로의 응용 가능성도 제시한다. 특히 뉴로모픽 시스템 등 뇌 구조를 모사한 차세대 AI 칩 설계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이형우 교수는 “TLQS는 실용성과 확장성이 높은 난수 생성 플랫폼”이라며 “기초과학 수준에서 출발한 이번 연구가 보안, AI, 반도체 전반에 걸친 하드웨어 혁신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연구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이 기술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 7월호에 게재됐다.


수원=김동성 기자 estar@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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