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이아름 SLL 음악사업국장 “팬과 함께 진화하는 K팝…소통이 경쟁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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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이아름 SLL 음악사업국장과 K팝과 뮤직 비즈니스 관련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SLL 제공)

“글로벌 팬은 더 이상 단순한 소비자가 아닙니다. 음악 제작, 홍보, 투자에 이르기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핵심 파트너로 성장했죠. K팝은 이러한 팬들과의 능동적인 소통을 통해 끊임없이 진화할 것입니다.”

최근 서울 상암동 SLL 사옥에서 만난 이아름 SLL 음악사업국장은 K팝의 현재와 미래를 이같이 진단했다.

이 국장은 JYP와 H2 등에서 별, 비, 박지윤, 박진영, 노을, 김동완 등 당대 최정상 아티스트들의 앨범 마케팅과 언론 홍보를 성공적으로 이끈 음악 마케팅 베테랑이다. 이후 10년 넘게 지니뮤직에서 콘텐츠 투자유통 팀장을 맡아 음원 플랫폼 성장과 K콘텐츠 글로벌 확산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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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는 SLL의 음악 콘텐츠 사업을 총괄하며, 드라마·예능 OST 제작과 국내외 음악 유통, IP 부가사업을 진두지휘하고 있다. 또한 SLL이 설립한 보이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CYE)'의 소속사 언코어의 사업부문장도 겸임 중이다.

이 국장은 SLL의 음악사업이 단순 OST 제작에 그치지 않고 “음악 예능 콘텐츠의 제작, 유통, 마케팅 전반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YG플러스와 협력해 론칭한 언코어를 통해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물론, 그룹 라포엠 등 아티스트 IP를 육성하는 최근 행보를 짚으며 “SLL은 아티스트 매니지먼트까지 아우르는 종합 콘텐츠 기업으로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언코어는 그 중심에 있는 새로운 축입니다.”라고 밝혔다.

SLL은 지난 7년간 음악 제작 및 유통 시스템을 구축하며 2000여 곡의 OST IP를 확보했다. 또한 '싱어게인', '프로젝트7', '피크타임' 등 혁신적인 음악 예능 프로그램을 제작하며 차별화된 노하우를 쌓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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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7' 출신 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 (사진=이승훈기자)

특히 '프로젝트7'에서 데뷔한 '클로즈 유어 아이즈'는 참가자들이 매 라운드마다 콘셉트를 직접 설계하고 실력을 강화하는 독특한 시스템으로 글로벌 팬덤의 폭발적인 반응을 끌어냈다. 최종 투표 수는 1700만 표, 팬덤의 91%가 해외에서 형성됐으며, 초동 앨범 판매량은 31만 장 이상을 기록하며 성공적으로 데뷔했다.

이 국장은 “예능 프로그램과 음악을 통해 팬덤과 강력한 유대감을 형성한 사례입니다. 팬심을 확보한 대표적 콘텐츠였죠.”라며 '프로젝트7'과 '클로즈 유어 아이즈'의 성과를 짚는 한편, SLL 음악 콘텐츠의 기획 방향으로 “특정 장르나 타깃층에 한정되기보다는, 폭넓은 음악 소비층과 팬덤을 아우를 수 있는 콘셉트와 서사에 집중해왔다”고 강조했다.

또 그는 “'싱어게인'과 '피크타임'은 시청자들이 뮤지션들의 숨겨진 이야기와 재능이 만개하는 과정을 몰입해서 지켜보게 만든 프로그램입니다. 감정의 서사와 무대의 진정성이 팬들의 뜨거운 반응을 끌어낸 핵심이었죠.”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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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 7' 포스터. (사진=SLL 제공)

아이돌 육성 프로그램인 '프로젝트7'을 기획하게 된 배경에 대해서는, 글로벌 음악 시장의 성장과 K팝의 다양성에 주목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하며, “아이돌 분야는 이미 시장 확장성과 성공 가능성이 입증된 영역입니다. 글로벌 IP 발굴 가능성도 크죠. 놓칠 수 없는 분야였습니다.”라고 말했다.

이 국장은 SLL의 신규 음악레이블 언코어의 비전에 대해 “단순한 음반 제작이나 유통, 매니지먼트에 그치지 않고, SLL의 강점인 스토리텔링 역량을 접목해 차별화된 글로벌 IP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는 “드라마에 삽입된 테마곡을 다양한 버전으로 리메이크하고, 음악 자체로 생명력을 부여할 겁니다. AI 기반 팬 데이터 분석을 통해 팬 니즈에 최적화된 콘텐츠를 실시간으로 제공하며, 음악과 콘텐츠의 시너지를 극대화할 것입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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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젝트7' 출신 그룹 클로즈 유어 아이즈. (사진=언코어 제공)

최근 완화 조짐을 보이는 한한령 분위기와 관련해서는 “중화권에서 '클로즈 유어 아이즈'에 대한 다양한 협업 제안이 쇄도하고 있다”며 “이에 대응한 다각적인 준비를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이 국장은 끝으로 “SLL은 단순한 드라마·예능 제작사를 넘어, 뛰어난 아이디어와 제작 역량을 바탕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매력적인 IP를 창출하는 콘텐츠 기업으로 도약할 것”이라며 기대를 당부했다.

음악산업 전문가로서 바라본 K팝 시장에 대해 그는 “K팝은 이전보다 훨씬 더 글로벌하고, 팬층은 다양한 취향을 가진 두터운 규모로 성장했다”고 진단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오늘날의 팬들은 콘텐츠를 수동적으로 소비하지 않습니다. 직접 제작하고, 홍보하며, 때로는 투자자 역할까지 수행하는 능동적인 파트너입니다. '팬과 함께 만들어가는 음악'이야말로 K팝의 본질이라고 생각합니다.”라고 말했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