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경오염 문제로 조업정지 조치를 받은 영풍 석포제련소가 재가동을 앞두고 있다. 조업 정지 기간 중 유지, 보수 작업을 진행한 영풍은 빠른 정상가동을 통해 아연 공급망 안정성에 기여하겠다는 방침이다.
영풍은 '석포제련소 Re-Start 선포식'을 개최해 무사고·친환경 조업과 생산 혁신을 다짐했다고 20일 밝혔다. 석포제련소는 58일간의 조업정지를 마무리하고 오는 25일부터 재가동에 돌입하는데, 새 출발을 다짐하는 자리로 지난 18일 이 같은 행사를 마련했다.
환경부 중앙기동단속반은 지난 2019년 4월 낙동강 상류인 봉화군에 있는 영풍석포제련소가 오염방지시설을 거치지 않은 폐수 배출시설을 설치·이용한 사실 등을 적발했다. 환경부와 경상북도는 58일간 조업정지 행처처분을 내렸고 지난 2월 26일부터 제련소 가동이 중단됐다.
이날 행사에선 직원들이 함께 환경, 안전, 사람, 지역을 핵심 가치로 삼아 지속 가능한 제련소로 거듭나겠다는 '4대 비전'을 선포하기도 했다. 친환경 설비 도입과 철저한 환경 관리로 낙동강과 자연을 지키겠다고 다짐했다. 예방 중심의 안전 시스템 강화를 통해 무재해 사업장을 실현하겠다는 목표도 세웠다. 또 임직원이 존중받고 함께 성장하는 조직문화를 조성해 일하고 싶은 기업, 지역사회와의 상생을 통해 따뜻한 공동체를 만들어가는 이웃 기업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석포제련소가 재가동돼도 조업 정상화까지는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순차적으로 장비를 가동하고 원료를 투입해 제품을 생산하는 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 이에 영풍은 빠른 조업 정상화를 위해 조업정지 기간 중 노후 설비 교체 및 안전 시스템 개선에 주력했다.
논란이 됐던 환경 문제 해결을 위한 작업도 병행했다. 영풍은 약 7000억~8000억원 규모 종합 환경안전개선 혁신 계획을 수립해 단계적으로 이행 중이다. 지난 2021년에는 세계 제련소 최초로 친환경 수처리 시스템인 무방류 시스템을 도입해 폐수를 전량 재처리해 공정에 재활용하고 있다. 2022년에는 제련소 주변에 오염수 유출을 원천 차단하는 지하수 차집시설도 구축했다. 앞으로도 연간 1000억원 규모의 환경·안전 투자를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산업계에서는 석포제련소 재가동을 통해 아연 공급망 안정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기대한다. 석포제련소는 단일 공장으로 세계 4위 규모, 국내 최대 아연 제련소다. 국내 아연 공급량의 약 37%를 담당한다.
아연은 철강재 보호 피막, 강판, 강관, 철선 등으로 다방면에서 사용되기 때문에 철강, 자동차, 건설 등 산업군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김기호 영풍 대표이사(석포제련소장)는 “석포제련소는 5년 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이며, 환경투자가 마무리되면 더는 흠 잡을 곳 없는 제련소가 될 것”이라며 “100년 이상 지속 가능한 제련소를 향해 임직원이 힘을 모을 것”이라 말했다.
영풍 관계자는 “최대한 빠른 조업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조업정상화로 아연 공급망 안정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