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공지능(AI)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최근 몇 년 동안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미래의 가능성은 끊임없이 확장되고 있다. 필자가 처음 AI 관련 업무를 시작했을 당시 AI는 단순한 객체를 탐지하는 수준의 기술에 불과했다. 이러한 기술을 기반으로 상상 가능한 미래의 변화는 얼굴 인식 기반 결제 서비스와 같은 제한적인 것이었다. 하지만 대형언어모델(LLM)의 등장으로 문자 인식과 생성이 가능해지면서 AI가 검색엔진을 대체하는 시대가 열렸다. 최근에는 이미지, 음성, 영상 처리까지 가능한 멀티모달 기술로 발전해 활용 범위가 더욱 확장됐다.
기업에서 AI의 역할은 단순 반복 작업을 대체하는 것을 넘어 전문적인 업무의 일부까지 지원하는 것이 됐다. 만약 개인이 특정 업무를 수행할 때 문제를 명확히 정의하고 AI에게 적절한 요청을 할 수 있다면 업무 효율이 극대화될 수 있다. 예를 들어 개발자가 적절한 아키텍처를 설계할 수 있다면, AI를 활용해 간단한 프런트엔드 개발이나 디자인 작업을 수행할 수 있게 됐다. 전략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이 제안서나 발표 자료의 구성을 명확하게 정의할 수 있다면, AI를 이용해 기초적인 자료 조사와 초안 작성을 훨씬 신속하게 수행할 수 있다.
AI의 활용이 기업의 업무 효율성을 높이는 것은 분명하지만 그만큼 주의해야 할 점도 존재한다. 대표적인 문제로 환각(Hallucination) 현상이 있다. AI가 생성한 정보에는 미묘한 오류가 포함될 수 있으며 이는 사용자가 쉽게 알아채기 어렵다. AI가 생성한 코드가 겉보기에는 문제가 없을 수 있지만 실제로 실행하면 의도치 않은 오류를 포함하고 있을 가능성이 있다. 가장 큰 위험은 AI를 활용해 얻은 결과물을 충분히 검수하지 않고 최종적으로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다. 검증 없는 AI 활용은 기업의 신뢰도를 떨어뜨리고 심각한 품질 문제를 초래할 수 있다.
AI 활용이 주는 위험성을 피하고자 단순히 사용을 금지하는 것은 마치 엑셀과 같은 업무지원 툴이 등장했음에도 툴을 신뢰하지 못해 계산기를 사용해 기존의 방식대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과 유사하다. 기업이 AI를 잘 활용하기 위해서 구성원들은 AI를 단순한 자동화 도구로 보고 자신의 업무를 위임하는 것이 아니라 협업하는 팀원처럼 활용해야 한다. AI에게 풀어야 하는 명확한 문제를 구조적으로 제시하고 결과물을 획득했을 때 맹목적으로 신뢰하는 것이 아니라 검토하는 과정을 거친다면 AI 활용이 주는 위험성을 최소화 할 수 있다.
특히, 신사업 영역에서 AI의 활용은 업무의 효율성을 극대화 할 수 있다. 메이사는 신사업 분야인 우주 분야로 사업을 확장하며 다양한 사업을 제안하고 빠르게 다양한 PoC를 수행해 나가고 있다. 이러한 업무는 요구사항이 자주 변하고 구조화하기 어렵다. 이때 인프라, 백엔드, 프런트엔드, 디자인 등 각 분야의 다양한 숙련도를 가진 인력으로 구성된 팀이 협업하는 방식보다 한 명의 시니어 풀스택 개발자가 AI와 협업하며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식이 더 높은 효율을 보일 수 있다. 메이사는 신사업을 추진하는데 있어 AI를 적절히 활용해 기존의 팀 구조를 재편하고, 더 유연하고 기민한 방식으로 신사업을 추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가고 있다.
최근 몇 년간 AI의 발전 속도를 보면 제너럴 인텔리전스의 등장이 머지않아 보인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앞으로 모든 사람은 특화된 능력을 갖춘 다양한 AI 팀원들과 협업하는 팀장이 될 것이다. 기업에서 AI 활용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서는 AI를 단순한 도구로 여기지 않고 함께 일하는 팀원처럼 활용하는 문화를 정착시켜야 한다. 조직의 모든 구성원들이 AI와 협업하는 방법을 배우고, AI를 효과적으로 관리하고 검증하는 역량을 갖추는 것이 필수적인 세상이 오고 있다.
김동영 메이사 대표이사 dykim@meissaplane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