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파운드리스·UMC, 합병 검토”…성사시 반도체 위탁생산 2위 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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관련 통계자료 다운로드 2024년 4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반도체 위탁생산(파운드리) 업계 4·5위인 대만 UMC와 미국 글로벌파운드리스(GF)가 합병을 검토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성사 시 삼성전자를 넘는 시장 점유율을 확보할 수 있어 향방이 주목된다.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지난달 31일(현지시간) 소식통을 인용해 “GF가 합병을 위해 UMC와 접촉해 왔다”며 “미국과 대만 정부의 일부 고위 관료들이 양사의 논의 내용을 알고 있다”고 보도했다.

블룸버그 통신도 “팀 브린 GF 최고경영자(CEO) 내정자가 UMC와의 제휴를 포함한 다양한 협력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양사 합병 논의는 반도체 생산 능력을 확대해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중국과 대만 갈등 격화로 대외 불확실성이 높은 상황에서 미국 반도체 제조 역량을 높이려는 의도도 반영된 것으로 분석된다.

닛케이는 “지정학적 긴장감이 고조되고 중국의 반도체 생산 능력이 늘어나는 가운데 미국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경제적 규모를 갖춘 회사를 만드는 게 합병 추진 목적”이라며 “양사가 합쳐지면 글로벌 전역에 생산 거점을 둔 미국 기반 회사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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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파운드리스(GF) 미국 뉴욕 공장 전경. (사진=GF)

합병이 현실화하면 통합 기업은 삼성전자를 제치고 글로벌 파운드리 2위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UMC와 GF의 지난해 4분기 기준 시장 점유율은 각각 4.7%와 4.6%다.

단순 합산 점유율은 9.3%로 시장 점유율 2위인 삼성전자(8.1%)를 앞서게 된다. 삼성전자 파운드리사업부는 적자 지속과 수주 부진 등으로 고전하고 있는데, GF와 UMC 합병은 위협 요인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1위 기업인 TSMC(67.1%)와는 점유율 격차가 크지만, 닛케이는 “합병 회사가 미국 연구개발(R&D)에 투자, TSMC의 대안이 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현지에서 반도체 생산 능력 확대를 장려하고 있는 점도 양사에는 긍정적인 요소다.

인텔 파운드리에 미칠 영향도 주목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경영난을 겪는 인텔 위기 극복을 위해 TSMC에 인텔 공장 지분 인수를 요청하면서 엔비디아·브로드컴·퀄컴 등과 합작투자 등의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다만 GF와 UMC 합병 실현 여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블룸버그는 GF가 UMC 전면 인수를 위한 자금이 부족하고, 중국과 대만 규제당국의 합병 승인을 얻지 못할 가능성도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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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 - (자료=트렌드포스)

이호길 기자 eagles@et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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