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도널드 트럼프 제47대 미국 대통령의 취임식이 열린 20일(현지시간) 영부인 멜라니아 트럼프 여사의 패션이 눈길을 끌었다.
멜라니아 여사는 이날 짙은 감색의 정장과 동그란 챙이 넓은 모자를 쓰고 등장했다. 구두 역시 같은 색의 굽이 높은 펌프스를 신었다.
이날 의상은 미국의 신진 디자이너 애덤 리페스(Adam Lippes)가 디자인한 것이다.
패션지 보그는 “리페스를 선택한 것은 멜라니아 트럼프가 자신만의 방식으로 패션 커뮤니티에 계속 관여할 것임을 시사한다”며 “특히 독립적인 신예 미국 기업을 띄울 수 있는 영부인의 힘을 재확인한다”고 평가했다.

이는 지난 취임식 때 선보인 밝은 하늘색 수트와는 대비되는 차림새였다. 멜라니아 여사는 2017년 트럼프 당선인의 첫 취임식에서 랠프 로런의 하늘색 드레스를 입었다.
당시 미국의 대표 디자이너 랠프 로런의 의상을 선택한 것은 애국주의와 글로벌리즘을 암시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멜라니아 여사가 쓴 모자는 또 다른 미국 디자이너 에릭 자비츠(Eric Javits)의 제품으로 확인됐다.
보그지에 따르면 리페스는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는 않았지만, 멜라니아 여사의 단골 디자이너로 수년간 활동해 왔다.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때도 마이클 코어스와 함께 즐겨 입은 몇 안 되는 미국 디자이너 브랜드 중 하나다.
이날 멜라니아 여사는 거의 표정이 드러나지 않았다. 모자의 챙이 너무 커 그림자가 눈가를 덮는 통에 눈빛을 읽을 수 없었다.
멜라니아 여사의 이날 패션을 두고 워싱턴포스트(WP)는 “마피아 미망인(mafia widow)이나 모호한 수도회의 고위 구성원처럼 보였다”, 배우 오드리 헵번이 출연한 영화에 빗대 “약간은 '마이 페어 레이디' 같기도 하다”고 평가했다.

한편, 이날 취임식 중에는 멜라니아 여사가 쓴 모자의 넓은 챙 탓에 트럼프 대통령이 입맞춤을 하려다 모자 챙에 걸려 허공에 키스를 하고 마는 해프닝이 연출되기도 했다.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