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5대 증권사가 AI 기술을 접목한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 고도화와 디지털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다.
1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5대 증권사(미래에셋·삼성·한국투자·KB·NH투자)의 지난해 3분기 개발비 총지출은 2205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다. 같은 기간 전산운용비는 873억원으로 8% 늘어났다.
개발비는 MTS 등 신규 전산시스템 개발에, 전산운용비는 유지·보수를 위해 투입된 비용을 의미한다. 증권사의 전산 서비스 투자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다.
KB증권은 개발비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행보를 보였다. 전년 대비 34% 증가한 1154억원을 투자하며 5대 증권사 개발비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달 스톡 AI서비스를 고도화한 데 이어 조직 개편도 단행했다. AI·디지털전환·데이터 관련 조직을 통합한 AI디지털본부를 출범해 AI 서비스 개발에 나섰다. 비대면 영업 강화를 위해 연금 자산관리센터를 신설하는 등 자산관리(WM) 부문 디지털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삼성증권도 전년 대비 22% 늘린 468억원을 개발비로 지출했다. 2023년부터 MTS에 AI 투자챗봇 서비스를 도입하며 모바일 플랫폼으로 고객 서비스 강화에 중점을 뒀다. 전산운용비도 263억원으로 9% 증가하며 시스템 안정성 강화에 투자했다.
미래에셋증권은 개발비는 전년 대비 3.2% 소폭 감소했지만 전산운용비는 2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5% 증가했다. 5대 증권사 중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지난해 MTS에 생성형 AI를 기반 번역·요약 서비스를 탑재한 데 이어 새해에도 AI 인프라 구축과 솔루션 개발을 확대해 업무 효율성과 생산성을 높여 나갈 방침이다.
AI 고도화를 통한 디지털 전환은 가속화될 전망이다. MTS가 단순 주식거래를 넘어 종합 자산관리 플랫폼으로 진화하며, AI 기반 디지털 혁신이 성장 동력으로 부상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추세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등록된 전체 증권사 3분기 개발비 지출은 3379억원으로 전년 대비 12.3% 증가했다. 2021년까지 1000억원대 중반을 유지하던 개발비는 2022년 2260억원을 기록한 후 3000억원대로 크게 증가했다. 증권사들이 기술 고도화와 디지털 전환에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박유민 기자 newmi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