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킥스 패닉' 보험사 채권발행 역대 최고액 달성…이자 부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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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사, 자본성증권 발행액 추이 - (자료=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단위=억원, 2024년은 11월 5일까지)

보험사가 발행한 채권 규모가 연기준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자본건전성 개선을 위한 채권발행이 확대되면서, 이자비용에 대한 부담이 가중되는 모습이다.

6일 한국예탁결제원 증권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전일까지 보험사가 발행한 자본성증권(신종자본증권, 후순위채)은 5조4800억원으로 이미 작년 총액(3조1540억원)을 뛰어넘었다.

세부적으로는 신종자본증권 1조4300억원, 후순위채 4조500억원이 발행됐다. 이는 보험업계 역대 최대 발행으로, 유동성 위기를 겪었던 지난 2022년 발행액(4조550억원)을 1조원 이상 웃도는 규모다.

롯데손해보험과 교보생명 등 보험사가 추가 채권발행을 준비중인 것으로 알려져 연말까지 자본확충 노력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보험사들이 대규모로 채권을 발행하는 건, 최근 시장금리 하락과 함께 보험사 자본이 감소하고 있어서다. 전일 오후 기준 국고채 10년물 최종호가 수익률은 3.073%로 올해 초(1월 말) 3.345% 대비 0.27%p가량 낮아진 상태다.

지난해부터 도입된 보험사 건전성규제(지급여력제도, K-CIS)는 보험부채와 자산을 시가로 평가하는 것이 핵심이다. 시장금리가 내려갈 경우 보험부채가 증가와 자본 감소로 이어지며, 이는 K-ICS비율 하락으로 나타난다.

금융감독원은 올 상반기 보험사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은 201.5%로 전분기보다 5.1%p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생명보험사는 전분기보다 8.3%p 악화된 191.7%를 기록했으며, 손해보험사는 0.5%p 하락한 215.6%다. 킥스비율은 보험사의 보험금 지급여력을 나타내는 건전성 지표로, 금융당국은 150% 이상을 유지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6월 말 기준 경과조치 전 킥스비율이 금융감독원 권고치(150%)를 밑돈 회사는 8개사로 △KDB생명 58.8% △IBK연금보험 89.9% △IM라이프 135.1% △하나생명 111.7% △ABL생명 104.7% △푸본현대생명 10.3% △MG손해보험 36.5% △롯데손해보험 139.1% 등이다.

문제는 채권으로 자본을 확보하다 보니 보험사가 이자로 지급해야 하는 비용이 확대되고 있다는 점이다. 자본성증권은 만기가 길고 차환을 조건으로 발행되는 특성 탓에 보험업법상 일부를 자본으로 인정하고 있지만, 사실상 갚아야 하는 빚이다.

표면금리로 산출시 보험사들은 올해 발행한 채권으로만 연간 2732억원을 이자로 지급해야 하는 것으로 계산된다. 특히 내년부터는 시장금리 하락에 더해 할인율 현실화 등 보험사 킥스비율 감소로 이어질 개연이 큰 규제도 예고돼 있어, 자본확충 압박이 가중될 전망이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시장금리가 내려가고 있긴 하지만 과거 금리 수준보다는 여전히 높은 상황”이라며 “중소형사일수록 신용등급이 낮고 발행금리는 높게 책정돼 건전성 관리에 대한 부담이 클 수 있다”고 말했다.


박진혁 기자 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