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아마존 활명수' 진선규, '진지I의 코믹E, 도전이 행복한 배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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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진선규와 영화 '아마존 활명수' 개봉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배우로서의 욕심 발휘한 '아마존 활명수' 속 빵식” 배우 진선규가 '아마존 활명수' 속 자신의 호흡들을 이같이 되짚었다.

최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영화 '아마존 활명수' 개봉을 앞둔 배우 진선규와 만났다. '아마존 활명수'는 집에서도 회사에서도 구조조정 대상인 전 양궁 국가대표 진봉(류승룡 분)이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진선규 분)과 신이 내린 활 솜씨의 아마존 전사 3인방을 만나 제대로 한 방 쏘는 코믹 활극이다.

진선규는 극 중 한국계 볼레도르인 통역사 빵식 역을 맡았다. 한국인 할아버지와 볼레도르인 할머니에게서 배운 문화적 요소들을 토대로 진봉과 아마존 전사 3인방 사이의 소통을 돕는 모습을 연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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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진선규와 영화 '아마존 활명수' 개봉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실제 영화 속 그는 뽀글파마와 화려한 셔츠핏이 주는 밝은 감각은 물론, 평범과 독특함을 오가는 유쾌한 대사억양들은 영화 전반의 코믹분위기를 자연스레 이끈다.

이는 대중이 기대하는 '아마존 활명수'의 유쾌포인트를 충족하는 동시에, 영화몰입감을 높이는 진선규 특유의 말맛나는 대사호흡을 새롭게 느끼게 한다.

-빵식 캐릭터의 준비?

▲시나리오를 읽을 때부터 그려지는 캐릭터들이 있다. 이번 '빵식'이 그랬다. 기시감 없이 최대한 제가 아닌 모습을 그리겠다는 생각으로 한국인 3세 설정을 뒀다.

농구선수 전태풍씨를 비롯한 여러 분들의 유튜브를 보면서 억양을 익히고, 저만의 색깔대로 다듬으면서 완성했다. 스타일은 캐릭터 자체가 직관적으로 보일 수 있도록 했다.

늘 밝고 톡톡 튀는 빵식의 모습을 위해 머리도 볶고 얼굴도 진하게 칠했다. 그렇게 매번 하다보니 여성분들의 스타일 도전들이 정말 대단하다 싶더라(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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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진선규와 영화 '아마존 활명수' 개봉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외국인 희화화 우려점은 어떻게 해소하고자 했나?

▲빵식 캐릭터 만큼이나 원주민에 대해서도 그럴 수 있으리라 생각하고 이야기를 많이 했다.

브라질 현지 오디션과 함께 캐스팅된 이고르(시카 역)가 실제 원주민의 후예였기에, 번역되는 말들이나 문신들에 대한 고증에 많이 도움을 줬다.

또한 한국인과 결혼해 국내에 거주하는 부족분들을 수소문, 그의 녹음을 통해 말투나 언어들을 정확하게 익히고자 노력했다. 음절 하나하나 익히다보니 꽤 어려웠다.

-'전,란'과 촬영시기가 겹쳐졌을 텐데, 관련 에피소드가 있나?

▲펌헤어를 정말 얇은 것을 하다보니, 자령 역의 상투 헤어를 하는데 둥그렇게 뜨더라. 분장팀이 많이 고생했다. 얼굴 색은 야전의병으로서의 면모와 맞물려 별 어려움이 없더라.

원래 극 I성향이라 빵식을 연기하다보면 진이 빠져서 집에 돌아가고 싶기도 했지만, '전,란' 자령 연기를 위해 순천으로 내려가서 호흡하다보면 어느샌가 다시 채워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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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진선규와 영화 '아마존 활명수' 개봉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브라질 현지에서의 호흡?

▲작품 속 부족원들 절반 이상이 실제 원주민 분들이고, 나머지 절반들은 원주민 후예들이다. 그들을 실제로 보고 호흡하면서 느낌을 살려낸 것이 좋았다.

또한 현지에서 환경보호의 중요성을 다시 느꼈다. 현지 분들도 느낄만큼 맨발로는 걸을 수 없이 뜨거워진 땅과 12미터 이상 줄어든 아마존 강의 모습까지 현지에서 직접 볼 수 있더라. 영화와 연결된 지점들을 직접 보니까 더욱 절감하게 됐다.

-류승룡과의 코미디 재회, 어땠나?

▲코미디와 정극을 오가며 극적인 역할을 해왔던 (류)승룡 형은 원래 가야할 진지함을 제대로 갖고 가는 사람이다. 그 안에서 웃음과 감동, 감정 등으로 다양하게 변주한다.

저는 어떠한 노하우보다는 상대와의 호흡 속에서 재밌는 포인트를 찾아내는 사람이기에, 그와의 새로운 호흡을 통해 재미를 완성할 수 있었다. 물론 극한직업 때 경험과 힘을 바탕으로 좀 더 빠르게 접근한 것도 있지만, 그보다는 승룡 형 자체가 힘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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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진선규와 영화 '아마존 활명수' 개봉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혼혈인 '빵식'은 물론, '범죄도시' 위성락, '극한직업' 마봉팔 등 조금은 독특한 한국어 연기를 매번 하는데, 그에 따른 어려움은 없나?

▲사실 표준어로 연기하는 게 더 어렵다(웃음). 상경해서 연극무대에 뛰어들면서 표준어를 배우고 연습하는 과정을 겪으며, 스스로 낮추는 게 습관이 됐다.

그 덕분에 표준어 연기를 하다보면 자연스레 차분해질 까봐 걱정되기도 한다. 그래서 배역이나 말투 등에 있어서도 좀 더 특별한 것을 택하는 편이다. 또는 '전,란' 자령처럼 말투를 변형하기도 한다.

앞으로는 스페인어나 몽골어 등 다른 언어와 연결된 연기도 해보고 싶다.

-다양한 캐릭터를 무리없이 섭렵한다는 평가, 스스로는 어떻게 생각하나?

▲배우로서 정말 기쁜 말이다. 최근 했던 캐릭터만 보자면 당시 사람이라면 그랬을 것처럼 편안한 느낌을 주는 '전,란' 자령 역과 함께, 배우로서의 욕심이 발휘되는 '아마존 활명수' 속 빵식까지 이를 오가는 게 재밌더라.

배역을 오가는 것보다 장르 폭으로 움직이는 게 특별하더라. 제 안에 있는 것들을 꺼내서 확장시켜서 무언가를 만들어낸다는 것, 그것이 즐겁다. 앞으로도 그러한 선택들을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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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진선규와 영화 '아마존 활명수' 개봉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극한직업'을 기점으로 크게 조명된 진선규, 스스로는 어떻게 바라보나?

▲알려지고, 조주연이 되고, 좋은 작품을 택하기까지 순리대로 갈 수도 있고, 저처럼 연극에서 활동하다가 뒤늦게 알려질 수도 있다. 그렇게 성장하면서 잘하는 것을 꾸준히 이어갈 수도, 부족한 부분을 알고 계속 도전할 수도 있다.

저는 도전할 수 있는 것들, 재밌는 부분들을 택해왔고, 그를 통해 행복감을 느껴왔다. 앞으로도 배역크기보다는 그러한 행복들을 꾸준히 이어가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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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배우 진선규와 영화 '아마존 활명수' 개봉기념 인터뷰를 가졌다. (사진=바른손이앤에이 제공)

-'아마존 활명수' 소회?

▲엊그제 시사회로 작품을 본 제 딸이 “아빠가 한 영화 중 제일 재밌다”고 하더라. 극한직업때보다 자연 등의 이야기가 잘 받아들여진 것 같다. 또한 양궁의 나라 대한민국 국민으로서 양궁에 대해 좀 더 잘 알게 된 것 같다.

이러한 재미와 함께 감동이 있다고 생각한다. 전반부의 코미디 효과가 강하지만, 후반부의 이고르를 비롯한 원주민들의 시선이나 대사들에서 주는 감동이 있다.

실제 아마존 3인방과 '코미디 영화만으로 비치기 보다, 그들의 영화가 돼야한다'라고 서로 공감했던 부분들이 제대로 비칠 것 같다. 이러한 부분들이 아이들은 물론 대중에게 좋은 영화의 기억으로 비쳐졌으면 한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