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매력 혹은 마력’ 퍼플키스의 자신감 결정체 ‘HEADW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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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키스, 사진=RBW

무대 위에선 마녀로 변신해 강렬한 퍼포먼스와 거친 랩핑을 쏟아낸다. 그러나 무대 아래의 모습은 때 묻지 않고 순수한 소녀다.

마녀와 소녀를 넘나드는 갭모에.

이것이 바로 사람들이 퍼플키스(PURPLE KISS - 도시, 채인, 이레, 나고은, 유키, 수안)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퍼플키스는 22일 오후 6시 일곱 번째 미니 앨범 ‘HEADWAY(헤드웨이)’를 발매하고 7개월 만에 컴백 활동에 돌입한다. 이에 앞서 17일 오후, 서울 광진구 오버더레인보우 카페에서 퍼플키스의 멤버들과 직접 만나 새 앨범에 관한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본격적인 앨범 이야기에 앞서 이야기 하고 싶은 부분은 퍼플키스 멤버들에 대한 인상이다. 시시콜콜한 농담에도 연신 웃음을 터트리며 호응하고, ‘도시는 시골이 별로인가?’ 따위의 질 낮은 기자의 드립에도 어떻게든 최선을 다해 답변하려는 모습은 K팝 스타라기 보다 어느 고등학교 한 반에 모인 절친한 친구들과 대화하는 느낌이었다.

퍼플키스 멤버들이 “우리는 정말 싸운 적이 없다. 모이면 항상 대화가 끊이지 않아 즐겁다”라고 자신 있게 말한 이유를 알 것 같았다.

그리고 그렇기 때문에 이번 ‘HEADWAY’의 타이틀곡 ‘ON MY BIKE(온 마이 바이크)’는 더욱 놀라웠다. 해당 곡은 강력한 기타 리프와 둔탁한 베이스를 배경으로 멤버들의 날카로운 보컬과 공격적인 랩핑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더해 퍼플키스는 자신들이 가장 자신 있어 하는 ‘마녀 콘셉트’를 다시 꺼내 들었다.

그야말로 이번 컴백에 각오를 단단히 다진 모습이다.

도시는 “마녀 콘셉트를 가지고 돌아왔는데, 마니아층도 만족할 만한 앨범일 거로 생각한다. 전작에서 보여줬던 마녀 콘셉트에서 이어지는 선도 있고 새로운 비주얼도 있다”라고 새 앨범을 소개했다.

시원시원한 사운드에 기관총 같은 랩을 쏟아내는 마녀라니. 생각만 해도 짜릿함이 느껴진다. 실제로 퍼플키스 멤버들 역시 이번 타이틀곡 ‘ON MY BIKE’를 두고 ‘속이 뻥 뚫리는 음악’이라고 표현했다.

채인은 “이번 곡에서 우리의 힘 있는 보컬이 많이 드러난다. 파워풀한 목소리가 잘 드러나서 그런 부분을 주의 깊게 들어주면 뻥 뚫리는 사운드를 느낄 수 있을 거다”라고 말했고, 수안도 “우리가 그전에 보여준 보컬이 공기가 많이 들어간 샤방한 느낌이라면, 이번은 보컬 톤 자체가 단단하고 기본 음역대가 높다. 그런 데에서 오는 강렬함과 힘을 느낄 수 있을 거다”라고 자신했다.

공간의 제약상 직접 보지는 못했지만, 퍼포먼스도 당연히 이에 어울리는 강력한 안무로 예상된다. 역시나 퍼플키스는 이번 ‘ON MY BIKE’의 핵심으로 안무를 꼽았다.

도시는 “이번에 안무가 엄청 잘 나왔다. 안무를 일부러 전작 ‘Sweet Juice(스위트 주스)’ 안무가에게 의뢰해 연장선으로 이어갔다. 사운드에 걸맞게 동작이 걸그룹이 흔히 쓰는 동작이 아니다. 힙합적인 퍼포먼스를 느낄 수 있고, 후렴구에는 ‘액셀 춤’이 있다. 앨범명처럼 전진하자는 의미다. 숏폼에서도 '야타 챌린지'를 하려고 한다. 팬들이 좋아할 거로 생각한다”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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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 위부터 오른쪽으로) 수안·이레·나고은·유키·도시·채인, 사진=RBW

이처럼 시원시원한 사운드와 가장 자신 있는 콘셉트, 잘 빠진 안무까지 퍼플키스가 ‘ON MY BIKE’에 자신감을 가질 이유는 많다. 그리고 그중에서도 가장 이들에게 힘을 준 부분은 ‘검증이 됐다’는 점이다.

나고은은 “지금까지 다양한 음악을 소화했는데, 이번 앨범에 가장 도움을 준 포인트는 미주 투어다. 그 투어를 통해서 팬이 열광하고 좋아하는 음악이 무엇인지 알게 됐고, 그런 음악 위주로 선택하게됐다. 시원하고 강렬한 사운드를 좋아해 줬고, 그런 부분이 우리의 강점이니까 ‘ON MY BIKE’가 우리에게 잘 맞지 않았나 싶다”라고 힘을 줘 말했다.

또 채인은 “‘ON MY BIKE’는 인트로부터 압도할 수 있는 곡이라고 생각한다. 안무도 그렇고 노래도 그렇고 무대에서 보여줄 수 있는 게 많다고 생각한다. 팬들이 퍼플키스의 기운을 느낄 수 있을 거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자신들에게 꼭 맞는 핏을 찾아 최적의 음악과 안무, 콘셉트를 들고 돌아온 만큼, 퍼플키스는 목표와 성과에 대해서도 자신감이 있었다.

수안은 “오랜만에 마녀 콘셉트로 돌아온 만큼, 우리 퍼플키스가 가지고 있는 색을 굳히기 느낌으로 보여 주려 한다. 이 정도 확신과 자신이 없으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자신감을 느끼고 있다”라고 강조했고, 채인은 “우리가 음악방송 1위 후보까진 해봤는데, 이번에는 할 수 있다. 우리에게 ‘할 수 없다’는 없다”라며 파이팅을 외쳐 웃음을 자아냈다.

이런 자신감대로 정말로 대박을 터트리려는 징조인지, ‘마녀 콘셉트’ 덕분인지는 몰라도, 퍼플키스는 흥미로운 에피소드도 경험했다. 귀신과 마주한 것이다.

나고은은 “나는 귀신을 믿지 않고, 본 적도 없는데 얼마 전에 녹음실에 나 혼자 있는데 누가 계속 등에서 등을 쓰다듬는 경험을 했다. 알고 보니 유키가 녹음실에서 귀신을 보고 무서워서 뛰쳐나온 적이 있다고 하더라”라고 경험담을 털어놓았다.

이에 평소 영감(靈感)이 뛰어난 편이라는 유키도 “내가 옛날부터 귀신을 잘 느끼고 보는 편이다. 이번에는 뮤직비디오 찍기 전에 숙소에서 그런 느낌을 많이 받았다. 다 자고 있는데 드라이로 머리 말릴 때 누가 뒤에서 지나가는 것을 느낄 때도 있다”라며 고개를 끄덕였다.

또 그 뛰어난 영감(靈感)으로 ‘HEADWAY’의 성공 여부를 예측해달라고 하자 유키는 “이번 앨범도 완전 좋을 것 같다. 촉이 온다”라며 강하게 고개를 끄덕여 멤버 모두에게 큰 웃음을 선사했다.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이야기했지만, 이번 ‘HEADWAY’가 퍼플키스가 추구하는 가치관을 담고 있는 앨범인 것은 분명해 보인다. 앨범명을 ‘전진(前進)’이라고 지은 것부터가 그렇다.

나고은은 “‘HEADWAY’가 전진이라는 뜻이다. 살다 보면 선택지를 골라야 하거나 갈림길에 서는 순간이 많다. 그런 순간에도 계속 우리만의 길을 가자는 마음으로 ‘전진’이라고 지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수안도 “이번 앨범과 콘셉트는 그동안 우리의 어떤 것이 좋았는지 돌아보고 나온 앨범이다. 미래를 걱정하기보다 현재에 충실하며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자고 한다. 미래는 결국 가 봐야 알 수 있기 때문에 그렇다”라고 덧붙여 묵묵히 자신들의 길을 ‘전진’해 나갈 것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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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플키스, 사진=RBW

1999년생과 2003년생이라는 나이가 무색할 만큼의 성숙한 답변. 이런 모습은 또 마녀(魔女)라기보다 신탁을 전하는 신녀(神女)처럼 보이기도 했다.

이처럼 퍼플키스는 마치 동전의 양면처럼 때로는 마녀의 마력(魔力)을, 또 때로는 신녀의 매력(魅力)을 번갈아 가며 발휘하는 그룹이다.

글만으로는 이것이 어떤 느낌인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면 ‘HEADWAY’와 ‘ON MY BIKE’를 꼭 들어보길 추천한다. 분명 무슨 의미인지 알 수 있을 테니 말이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