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용 시 AI 활용 능력 보는 기업 늘어난다

기업 채용 과정에서 인공지능(AI) 도구 활용 능력을 요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8일 잡코리아, 원티드 등 채용 플랫폼에 따르면, 'AI 디자이너'·'AI 크리에이터'와 같은 AI 도구 숙련자를 채용하는 공고가 여럿 게재돼 있다.

캠핑용품 브랜드 카즈미, 골프웨어 브랜드 어뉴골프는 지난해까지 그래픽 디자이너를 채용해왔지만, 올해부터 AI 도구를 디자인에 활용할 수 있는 'AI 디자이너'를 뽑기 시작했다.

Photo Image
골프웨어 브랜드 어뉴골프의 AI디자이너 채용 공고. AI디자이너는 생성형 AI를 이용한 디자인 및 제작 업무를 담당한다.

AI 디자이너는 AI 도구를 활용해 기존 그래픽 디자이너가 하던 역할을 대신한다. 이미지 생성 AI 도구 '스테이블 디퓨전', '미드저니' 등을 사용해 그래픽 이미지·웹페이지 디자인 업무를 수행한다.

AI 디자이너 자격요건에는 기존 그래픽 디자이너가 주로 사용하는 '포토샵', '일러스트'과 함께 'AI 활용 능력'이 필수사항으로 기재돼 있다. 한 기업은 'AI 활용 능력'을 필수사항으로, '포토샵', '일러스트' 등은 우대사항으로 분류하기도 했다.

Photo Image
캠핑용품 브랜드 카즈미의 AI 전문가(영상 및 디자인) 채용공고. AI 활용능력은 필수사항으로, '포토샵', '프리미어 프로' 등 디자이너가 주로 사용하는 도구는 우대사항으로 분류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AI 디자인을 부업(프리랜서)으로 삼는 사례도 있다.

직장인 A씨는 이미지 생성 AI 도구를 활용한 인테리어 조감도 작업을 부업으로 하고 있다.

A씨는 “유튜브를 통해 이미지 생성 AI 도구 활용법을 익혔다”면서 “후보정 작업 없이 이미지 생성 AI 프롬프트(명령어)만으로도 높은 퀄리티의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인테리어 업체와 정식 계약을 맺고 AI 이미지를 납품하는 식으로 작업한다”며 “본업보다 많은 수익을 올리고 있다”고 덧붙였다.

Photo Image
직장인 A씨가 이미지 생성 AI 도구를 활용해 제작한 인테리어 조감도 사진.

한 AI 업계 대표는 “AI를 잘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업무 능력 편차는 눈에 띄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AI 디자이너의 경우 수요가 지속 높아지겠지만 저작권 문제가 해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명주 서울여대 정보보호학부 교수는 “이미지 생성형 AI는 프롬프트 구체성에 따라 출력물 수준을 높일 수 있어 AI 디자이너는 새로운 일자리로 부각될 가능성이 큰 편”이라면서도 “궁극적으로는 학습데이터의 저작권 침해 문제와 출력물 저작권 부여 문제가 해결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생성형 AI 도구마다 결과물의 화풍이 비슷하다고 느껴질수록 대중적 매력도가 떨어질 수 있어 급속한 인력 수요 확산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고 전망했다.


현대인 기자 modernman@etnews.com

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