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T인터뷰] ‘김다현X스미다 아이코’ 럭키팡팡…‘만병통치약이 따로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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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팡팡, 사진=n.CH엔터테인먼트

맑고 청아하지만 한의 정서가 서려 있는 김다현과 허스키하지만 밝은 에너지가 넘치는 스미다 아이코.

어딘가 닮은 것 같으면서 다른, 이 둘이 ‘한일가왕전’에서 라이벌로 엮이는 건 누가 봐도 필연적이었다.

하지만 여기서 한발 더 나아가, 이 둘이 하나의 팀을 이뤄 정식 데뷔하는 건 미처 예상하지 못한 신선한 충격이었다.

‘행운이 팡팡 터지는 그룹’이라는 팀명처럼 보고만 있어도 기분 좋은 에너지가 느껴지는 럭키팡팡의 김다현과 스미다 아이코 두 사람을 서울 강남구 모처에서 만나 데뷔곡 ‘담다디’가 나오기까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럭키팡팡으로 뭉치고 정말로 친해져

사실 김다현과 스미다 아이코가 럭키팡팡으로 모이게 된 이유는 다른 설명이 필요 없이 인터뷰장에 들어오는 순간부터 알 수 있었다.

일반적으로 예능 프로그램 출연자들은 ‘예능’이라는 특성상 평소보다 높은 텐션을 보여주는 경우가 많은데, 이 둘은 오히려 반대였기 때문이다.

똘망똘망한 눈빛으로 똑 부러지게 인사를 건네는 김다현과 마치 유튜브 섬네일에서 곧바로 튀어나온 듯한 환한 미소와 함께 한국어로 연신 ‘안녕하세요’를 외치는 스미다 아이코의 모습은 TV가 이들의 에너지는 완전히 담아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게 하기 충분했다.

그리고 김다현과 스미다 아이코의 이런 밝고 긍정적인 에너지는 자연스럽게 ‘럭키팡팡의 결성된 건 필연을 넘어 운명’이라는 생각을 들 게 만들었다.

또 그렇기 때문에 이 둘이 좀 더 오랫동안 한 팀으로 활약하는 모습이 보고 싶었다.

이에 김다현은 “‘한일가왕전’을 할 때 사람들이 ‘황금막내즈’라고 불러주기도 했고, 많이들 귀엽고 상큼하다고 해줘서, 그 성원에 보답하기 위해 럭키팡팡을 결성하게 됐다. 팀을 계속 이어 갈 것인지 일회성 프로젝트가 될지는 아직 미정인데, 열어놓고 보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장기 프로젝트의 여부는 미정이라고 하지만, 전망은 어둡지 않다. 일단 김다현과 스미다 아이코 둘의 사이가 정말로 친해 보였기 때문이다.

라이벌에서 동료가 된 소감을 부탁하자 김다현은 “반전 매력이 있는 것 같다. 경연할 때는 경쟁하는 분위기가 있다 보니까 가깝게 지내지 못했는데, 럭키 팡팡하면서 많이 가까워지고 친해졌다. 아이코 언니가 무대에서는 카리스마가 있는데, 무대 뒤에서는 정말 귀엽다. 반전 매력이 있어서 새로웠다”라며 웃었다. (사족으로 김다현이 스미다 아이코를 ‘귀엽다’라고 말하자, 통역을 듣던 스미다 아이코는 곧바로 ‘다현도 귀여워’라고 화답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했다.)

이어 스미다 아이코도 “다현이는 너무 귀엽다. ‘한일가왕전’에서는 이야기할 기회가 많이 없었는데, 럭키팡팡을 하면서 엄청 친해졌다. 그리고 다현이 노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힐링을 많이 했다. 다현이 일본어와 노래하는 걸 보면 정말 귀엽다”라고 엄지를 치켜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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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팡팡 김다현, 사진=n.CH엔터테인먼트

◇ 한계 없는 가수

럭키팡팡의 데뷔곡 ‘담다디’는 잘 알려진 것처럼 이상은이 1988년 대학가요제에서 대상을 수상하며 유명해진 곡이다.

럭키팡팡은 이 ‘담다디’를 80년대 롤러장에서 흘러나올법한 디스코 스타일로 재해석했다.

‘담다디’를 데뷔곡으로 선정한 이유에 대해 김다현은 “아무래도 처음이다 보니 대중성있는 곡을 하려고 했다. ‘담다디’가 유명하기도 하고 상큼한 느낌이 우리와 잘 맞을 것 같았다”라고 말했다.

스미다 아이코도 “이번에 ‘담다디’를 처음 들었는데, 원곡 가수의 목소리가 (나처럼) 조금 허스키 보이스라서 친근감을 느꼈다. 곡조가 상쾌하고 밝아서 우리와 딱 어울리는 곡이라고 생각했다”라고 맞장구를 쳤다.

사실 럭키팡팡 버전의 ‘담다디’는 트로트라기보다 팝 댄스곡에 가깝다. 이에 럭키팡팡은 음악적 근간은 트로트에 두되, 굳이 장르를 제한하지 않은 음악 활동을 하고 싶다는 뜻을 내비쳤다. 현재 15살, 16살인 두 사람의 나이를 생각하면 당연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김다현은 “다양한 장르를 해야 발전할 수 있어서, 다양한 장르에 도전하고 싶다. 최근에 학교에서 친구들이 듣는 노래를 같이 들어 보니까 당연히 K팝 아이돌의 음악을 들을 줄 알았는데, 재즈나 팝을 듣고 있더라. 그래서 나도 그쪽 장르도 많이 듣고 있고, 나중에 직접 도전해보고싶다. 한계를 두지 않고 다양한 장르를 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스미다 아이코도 “내 롤모델이 일본 가수 아야카(Ayaka)다. 그 노래를 듣고 구원을 받은 느낌이었다. 그런 가수가 되는 게 내 목표다. 그런 마음으로 노래를 하다 보니 지금과 같은 느낌이 됐다. 또 요즘 일본에서 젊은 세대는 옛날 음악을 잘 듣지 않는다. 나는 어머니의 영향으로 어려서 쇼와시대(※주: 일본은 연호에 따라 시대를 구분한다. 쇼와시대는 1926년 12월 26일부터 1989년 1월 7일까지지만, 1980년대를 전후로 한 ‘옛 유행’의 대명사로도 많이 사용된다)의 음악을 많이 들었다. 일본의 음악에는 멜로디의 아름다움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한국 음악과도 공통점이 있어서 받아들이기 쉬울 것이라고 개인적으로 생각하고 있다. 내가 좋아하는 일본 노래를 한국 분들에게도 소개하고 싶고, 일본의 젊은 친구들에게도 알리고 싶다”라고 당찬 포부를 밝혔다.

한 가지 재미있는 점은 이처럼 음악에 대한 뚜렷한 목표가 있었음에도, 스미다 아이코가 진심으로 가수가 되고 싶다고 마음먹은 건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물론 가수에 대한 꿈은 항상 진심이었으나, 정말로 모두에게 인정받는 가수가 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은 있었던 듯하다.

익히 알려진 대로 스미다 아이코는 일본에서 스플래시(SPL∞ASH)라는 히로시마 지역 기반 걸그룹 활동했고, 최근 그룹을 졸업하는 것이 확정됐다.

스미다 아이코 “얼마 전에 올해 중에 (스플래시를) 졸업한다고 발표했다. 어려서부터 가수가 꿈이었고 중2 때부터 활동을 했다. 경험을 쌓기 위해서 (스플래시로) 활동했다. 이번에 (‘한일가왕전’에 나오면서) 내가 정말 가수가 되고 싶다는 걸 실감했다. 그래서 앞으로 진짜 (인정받는) 가수가 되기 위해 노력하려고 한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실제로 스미다 아이코의 주변 사람들조차 정말 친한 친구가 아니면 그가 한국과 일본을 넘나들며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는 것을 잘 모르기도 했다.

스미다 아이코는 “지금은 일본에 살고 한국으로 왔다 갔다 하고 있다. 그래서 학업을 이어가는 게 가장 힘들다. 한국에서 시작하게 될 때 걱정도 있었는데, 모두 친절하고 나에게 신경을 많이 써줘서 정말로 즐겁게 활동하고 있다. 또 친한 친구들에게만 한국에서 활동한다고 이야기를 했다. (내가 한국에서 데뷔한 걸 모르는) 다른 친구는 ‘왜 아이코는 학교를 자주 쉬지?’, ‘왜 얘가 이런 모습으로 있지?’라는 반응도 있을 것 같다. 그래도 SNS를 보고 한국이냐고 물어보는 친구도 많더라. (내 활동이) 많이 알려지는 것 같아서 기쁘다”라며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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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팡팡 스미다 아이코, 사진=n.CH엔터테인먼트

이에 유튜브 조회수 437만 뷰를 기록중인 ‘긴기라긴니 사리게나쿠(ギンギラギンにさりげなく)’의 인기를 체감하고 있지 않냐고 묻자 스미다 아이코는 급히 손사래를 쳤다.

스미다 아이코는 “정말 예상 못했다. 이 정도로 많은 분들이 좋아할 거라고는 정말로 몰랐다. 나부터가 무슨 일인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놀랐다. 많이 들어줘서 정말 감사하다는 마음뿐이다. 내가 인기가 있다고 하는 인식은 아직 없다. 내 음악을 많이 들어주고 있으니 지금부터 더 열심히 노력하려고 한다”라고 연신 많은 사랑에 대한 고마움을 전했다.

스미다 아이코의 이야기를 듣다 보니 김다현 역시 어떻게 트로트를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해졌다. 역시 잘 알려진 사실로 김다현의 아버지인 김봉곤 씨는 청학동 훈장이자, 국악단체협의회 회장을 역임했고, 친언니인 김도현은 K팝 걸그룹 멤버로 활약 중이다.

국악과 K팝의 사이에서 트로트의 길을 걷게 된 계기를 묻자 김다현은 “나도 원래 언니와 국악을 배우고 있었는데 7살 때 ‘전국노래자랑’에 나가고 싶어서 트로트를 처음 연습했다. 그때 두 번이나 신청을 했는데, 두 번 다 예심에서 탈락했다. 떨어진 게 분해서 더 열심히 트로트를 연습한 게 여기까지 오게 됐다”라고 ‘전국노래자랑’과의 묘한 인연을 털어놓아 웃음을 자아냈다.

이에 트로트에 각성을 하게 된 계기도 묻자 그는 “예전부터 ‘어떻게 감정을 잡느냐’. ‘이별해 봤냐’고 많이들 물어보는데, 그냥 태어나면서부터 한을 가지고 태어난 것 같다. 그 감정대로 무대에서 느끼는 대로 표현을 한다. 자연스럽게 나오는 감정이다”라고 스스로의 재능을 뽐내 큰 웃음을 선사했다.

‘전국노래자랑’에서는 탈락의 고배를 마셨으나 그 덕에 이후 ‘보이스트롯’, ‘내일은 미스트롯2’, ‘현역가왕’ 등 걸출한 트로트 경연 프로그램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뒀으니 새옹지마라고 할 수 있겠다.

◇ 김다현과 스미다 아이코이기에 가능한 시너지

김다현과 스미다 아이코는 확실히 다른 개성을 가지고 있지만, 또 묘하게 닮은 구석도 많았다. 일례로 둘 모두 자연환경이 풍부한 곳에서 성장했고, 이와 관련해 신기할 정도로 비슷한 대답을 내놓았다.

스미다 아이코는 “내가 사는 데가 야마구치다 히로시마와 가깝고 자연이 매우 아름답다. 노래의 아름다움을 전달할 때, 고향의 바다를 생각하면서 노래를 한다. 그런 아름다운 자연의 풍경이 노래를 부를 때 이미지를 상상하기 쉽게 해준다”라고 설명했다.

또 김다현도 “시골에서 자라서 자연의 소중함도 알고, 많이 보고 자랐다. 노래를 부르면 바다가 그려지고 산이 그려질 때가 있다. 자연이 도움이 많이 된다. 방송활동 때문에 서울에 있다 보니까 시골이 너무 그립더라. 감정이 시골에 있을 때보다 메말라 간다는 느낌이다. 시골의 소중함을 느끼고 있다. 나이가 들면 시골로 돌아가고 싶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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럭키팡팡, 사진=n.CH엔터테인먼트

이처럼 마치 텔레파시가 통하는 것처럼 생각하고 지향하는 바가 비슷한 김다현과 스미다 아이코는 그만큼 둘의 에너지가 더 큰 시너지를 발휘하기를 기대했다.

김다현은 “요즘 아이코 언니와 번역기로 소통을 한다. 생각보다 문화적으로 엄청난 차이가 있는 것도 아니고, 비슷한 데가 많아서 서로 적응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또 아이코 언니가 파워풀하면서도 귀여운 에너지를 갖고 있어서 그런 점을 나도 본받고 있다. 한일 트로트 그룹이라는 새로운 도전이 조금이나마 한일 교류에 도움이 됐으면 좋겠다. 아이코 언니와 즐거운 무대 꾸밀 테니까 럭키팡팡 많은 관심 가져달라”라고 당부했다.

이어 스미다 아이코도 “다현도 엄청 귀여운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지금 한국어와 일본어로 배우면서 이야기 하는 게 너무 재미있다. 그렇게 교류하고 게임처럼 즐기면서 이야기한다. 사실 처음이다 보니 한국에서 활동하는 것에 걱정도 있었지만,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퍼포먼스를 하고 싶다. 무대에서 귀여운 모습, 멋있는 모습 등등 여러 가지 모습이 있겠지만, 다현과 함께하면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많은 사람에게 사랑받는 그룹으로 거듭나겠다”라고 덧붙이며 더 많은 무대로 한일 양국 팬들을 만날 것을 약속했다.


전자신문인터넷 최현정 기자 (laugardagr@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