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사협회가 의대 증원 재논의 등 요구사항을 정부가 들어주지 않으면 27일부터 개원의 중심으로 무기한 휴진에 돌입하겠다고 선언했다. 정부는 불법 진료거부는 물론 불법 집회 행위 발견시 엄중 처벌하겠다고 경고했다.

대한의사협회(의협)는 18일 오후 여의도환승센터와 마포대교 남단 사이에 모여 의료농단저지전국의사총궐기대회를 열었다. 의협이 경찰에 신고한 집회 참여 인원은 2만명이다.

집회에는 임현택 의협 회장과 김창수 전국의과대학교수협의회장 등 주요 지도부와 개원의, 의대생, 학부모 등이 참석했다. 이들은 '의대졸속 확대, 의료체계 붕괴' 등 팻말을 들고 거리를 누비며 정부의 의대증원 전면 재검토를 촉구했다.

임현택 회장은 “우리나라 의료 수준을 떨어뜨린 정부의 의대증원, 의료농단 패키지 강요, 전공의와 의대생들의 부당한 탄압을 멈춰줄 것을 요구한다”며 “의사들의 정당한 요구를 받아들이지 않을 경우 오는 27일부터 무기한 휴진에 들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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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의대 산하 서울대병원·분당서울대병원·보라매병원·서울대병원강남센터 등 4개 병원 교수들이 무기한 휴진에 돌입했다. 17일 서울 종로구 서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열린 '서울대학교병원 교수 휴진 선포 기자회견'에서 의료진이 피켓을 들고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민수기자 mskim@etnews.com

정부는 의사들의 집단 행동에 강력히 대응할 방침이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주재한 국무회의에서 의협의 진료거부에 강한 유감을 표하며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 대처하겠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부는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지킬 책무가 있는 만큼, 환자를 저버린 불법행위에 대해 엄정 대처할 수밖에 없다”면서 “지역 필수의료를 바로 세우고, 의료시스템 자체를 근본적으로 혁신하는 의료개혁에 흔들림 없이 매진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국민이 동의하지 않고, 실현도 불가능한 주장을 고집하면 모두가 피해자가 될 수밖에 없다”며 “환자 생명과 건강을 위협하는 극단적인 방식이 아니라, 사회적 협의체인 의료개혁특위에 참여해 의견을 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실제 정부는 집단 휴진을 주도한 의협에 대해 강경 대응을 예고했다. 이날 9시 개원가에 업무개시명령을 발령했고, 의협에 대해서는 설립 목적에 위배되는 행위를 지속할 경우 임원 변경과 해체까지도 가능하다고 경고했다.


전병왕 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실장은 의사 집단행동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 브리핑에서 “공무원 9500명이 1인당 4∼5개 의료기관을 담당해서 총 3만6000여 곳 의료기관을 확인한다”면서 “휴진율이 30%를 넘어가면 채증을 통해 (병원) 업무 정지와 의사 면허 자격 정지 등 법대로 엄정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 안영국 기자 an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