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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7일 서울 종로구 SK서린빌딩에서 최근 재판 현안과 관련해 입장을 밝히고 있다. SK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자신을 둘러싼 이혼 이슈를 직접 해명하는가 하면 그룹의 위기에서도 경영 활동에 속도를 내며 현안 정면돌파에 나섰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최 회장은 SK 서린빌딩에서 열린 이혼 항소심 판결 현안 설명회에 참석해 직접 입장을 밝혔다. 당초 최 회장은 설명회에 참석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사안이 중대한 만큼 그룹 총수 역할에 충실하겠다는 의지 표명을 위해 참석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최 회장은 이 자리에서 치명적인 오류 발견과 그룹의 역사 부정 등의 이유로 상고를 결정하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특히 “판결과 관계없이 맡은 바 소명인 경영활동을 충실히 잘 해서 국가 경제에 보탬이 되도록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전했다.

또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도 “이것 말고도 수많은 고비 넘어왔다. 충분히 풀어나갈 역량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위기때마다 정면돌파에 나섰다. 일례로 2021년 12월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이 불거졌을 때 최 회장은 직접 공정거래위원회 전원회의에 이례적으로 참석해 해명했다.

최 회장의 정면돌파는 지금까지 긍정적인 결과를 이끌어냈다. 최 회장과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의 이혼 항송심 재판부는 SK의 이혼 항소심 판결 현안 설명회 직후 판결 경정 결정을 내리고 양측에 경정 결정 정본을 송달했다.

재판부는 1998년 주식 가액이 주당 100원이 아닌 1000원이라는 점을 확인하고 판결문을 수정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의 기여분은 355배에서 35.6배로 수정했다. 최 선대회장의 기여분은 125배로 늘어났다. 최 회장 측은 단순 경정으로 끝낼 일이 아니라는 입장이며 일각에서는 대법원 파기환송 가능성도 대두되고 있다.

SK실트론 사익편취 의혹과 관련해서도 공정위의 과징금 부과와 시정명령을 취소하라고 판결을 이끌어 내기도 했다.

최 회장은 경영활동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최 회장은 28~29일 경기도 이천 SKMS연구소에서 열리는 경영전략회의에서 'SK 경영관리체계(SKMS)'를 중심으로 그룹의 리밸런싱을 점검할 예정이다.

이례적으로 이틀간 진행되는 경영전략회의인만큼 SKMS의 확장과 실천 방안, 그룹의 리밸런싱 방향성 등이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해외일정도 예정대로 소화하고 있다. 지난 6일에는 대만 타이베이에서 웨이저자 TSMC 회장 등 대만 IT 업계 주요 인사들과 만나 인공지능(AI) 및 반도체 분야 협업 방안 등을 논의했다.

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으로서 내달 17일 열리는 제주포럼에 참석할 계획이다. 제주포럼은 대한상의가 1974년부터 매년 주최한 경제계 최대 규모의 하계포럼이다. 최 회장은 직접 패널로 나서 정송 카이스트 김재철AI대학원장, 최수연 네이버 대표이사와 함께 '경영 토크쇼'도 진행할 예정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K와 구성원들의 명예회복을 최우선 목표로 두고, 곡해된 사실 관계를 바로잡기 위해 필요한 일을 다할 예정”이라며 “물론 부단한 기술개발과 글로벌 시장 개척 등 기업 본연의 경영활동을 통해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높이는 데 더욱 만전을 기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조성우 기자 good_sw@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