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와 카카오가 글로벌 빅테크들의 공습으로 전방위 위기에 처했다. 글로벌 빅테크가 거대언어모델(LLM)을 기반으로 인공지능(AI) 서비스를 강화하면서 검색시장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 네카오의 한 축을 이루는 커머스 또한 성장 둔화에 봉착했다.
27일 인터넷트렌드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25일까지 네이버의 검색 점유율은 58.02%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다음(Daum)의 검색 점유율은 4.34%에 불과했다.
사용자들이 유튜브, 인스타그램 등에서도 검색을 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국내 포털들의 검색 영향력은 예전보다 더 축소됐다는 분석이다.
실제 네이버는 구글계열 앱과 전방위 경쟁을 벌이고 있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네이버 앱의 월간활성사용자수(MAU)는 4285만명으로 유튜브(4547만명)와 카카오톡(4492만명)에 이어 3위를 차지했다. 구글 크롬(3598만명)이 그 뒤를 쫓고 있다. 지난달 네이버 앱의 총 사용시간은 3억4686만시간으로 유튜브(18억5292시간)와 격차가 크고 인스타그램(3억1163시간)과 경쟁하고 있다.
여기에 구글의 '제미나이 1.5', 오픈AI의 'GPT-4o'가 공개되면서 검색 서비스 생태계가 뿌리부터 바뀔 위기다. 네이버는 생성형 AI 기반 검색서비스 큐(Cue:)가 아직 베타서비스 중인 상황이다. 이 때문에 네이버 내부에서도 상당한 위기감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네이버는 검색 외에도 다양한 사업에서 도전을 받고 있다. 지난 1분기 네이버쇼핑 거래 금액은 분기 기준 처음으로 감소했다. 삼성전자와 함께 추진하는 AI 반도체 마하 시리즈도 쉽사리 협력 성과를 만들어내지 못하고 있고, 라인야후 지분 매각 문제 또한 기로에 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네이버가 커머스, 광고, 검색 모두 수세에 몰려있는 상황”이라면서 “현 상황을 반전시킬 만한 모멘텀이 현재로서는 잘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카카오는 글로벌 빅테크와 AI 기술개발 경쟁을 벌여야 하는 상황에서 LLM 독자 모델은 사실상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 오픈AI, 마이크로소프트(MS) 등 글로벌 빅테크는 조(兆) 단위로 AI 기술·모델 개발에 투자하는 상황에서 자체 모델 개발이 실익이 없다고 판단한 것이다.
이에 따라 네이버·카카오로 대표되는 '대한민국 플랫폼(K플랫폼)' 산업 진흥 대책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변상근 기자 sgbyun@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