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경기-인천 '바이오 거점' 뭉친다…국가 대표 '바이오 벨트' 구축

서울과 경기, 인천의 제약·바이오 거점이 뭉쳐 '수도권 바이오 벨트'를 구축한다. 각각 기초연구, 사업화, 생산 등 강점을 융합해 혁신 바이오 클러스터 연합 모델을 제시하겠다는 구상이다. 국내를 대표하는 바이오 허브 세 곳이 상호보완적 협력 모델을 구축, 혁신 제약·바이오 생태계 조성에 힘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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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바이오허브 글로벌센터. 사진=서울시 제공

6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바이오허브,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바이오산업본부, 인천 K-바이오 랩허브 3개 기관은 오는 10일 업무협약(MOU)을 맺고 본격적인 협업 모델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번 협업은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이 제약·바이오 시장 핵심 경쟁력으로 부상한 가운데 국내 바이오 거점도 연합전선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는 판단에서 추진됐다. 기존 제약·바이오 클러스터가 R&D부터 사업화, 생산까지 모두 책임지겠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분야별 역량 있는 거점들이 뭉쳐 '허브 연합체'를 추진하겠다는 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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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경기·인천 바이오 허브 현황

3개 지역 제약·바이오 허브는 입주기업들이 각 기관 장비나 공간 등 시설을 자유롭게 활용토록 하는 한편 공동 연구·사업화 등도 모색할 예정이다. 입주기업은 사실상 3개 기관 지원을 모두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손잡은 3개 바이오 거점은 지역을 넘어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제약·바이오 허브로 꼽힌다. 2017년 설립된 서울바이오허브는 KIST, 고려대, 경희대 등 학교·연구기관뿐 아니라 고대안암병원 등 병원까지 합류해 산·학·연·병 대표 바이오 거점으로 성장했다. 지난해 기준 입주사 누적 투자유치 금액만 463억원에 달한다.

경기도경제과학진흥원 산하 바이오산업본부는 판교, 광교, 화성 등 경기도 지역 제약·바이오 산업 거점이다. 전국에서 가장 많은 제약·바이오 기업이 몰려 있는 만큼 R&D, 사업화 지원 노하우가 풍부하다. 인천 송도에 위치한 K-바이오 랩허브는 '한국판 랩센트럴'을 목표로 총 2726억원을 투입해 구축 중인 대형 바이오 클러스터다. 연세대,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인천 지역 기업이 대부분 참여해 기초 연구부터 상용화까지 전주기 스타트업 지원에 나설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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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바이오랩허브 위치도 (자료=인천광역시 경제자유구역청)

3개 기관은 지리적으로 인접한 데다 각자 특화 영역이 있는 만큼 더 큰 시너지가 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바이오허브는 산학연병 생태계 구축을, 경기 바이오산업본부는 풍부한 기업 네트워크와 사업화 지원 노하우가 강점이다. K-바이오 랩허브는 기초연구 지원과 인천 내 대형 바이오기업 개발·제조 역량을 보유한다는 점에서 상호보완적 협업 모델을 만들 수 있다. 초기 바이오 스타트업이 K-바이오 랩허브 지원으로 기술을 발굴하고, 서울바이오허브가 조성한 연구기관·학교·병원 생태계에서 기술을 고도화할 수 있다. 이후 경기바이오센터를 통해 상용화에 나서는 밸류체인을 구축할 수 있다는 의미다.

이승규 한국바이오협회 상근부회장은 “이번 협업은 단순히 시설이나 정보 공유 협업을 넘어 기관이 가진 노하우를 상호 교류해 보완적 시너지를 내는데 의미가 크다”면서 “기업, 병원, 학교 등이 몰린 수도권에서 기존과 다른 혁신 제약·바이오 생태계가 조성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용철 기자 jungyc@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