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융 마이데이터에 대한 주된 관심은 수익성이다. 서비스 출시 이후 중복가입을 포함, 2년 새에 가입자 수가 1억명을 훌쩍 넘어섰지만, 정작 사업자들의 수익성은 여전히 물음표다. 특히, 핀테크 업계는 근본적인 차원에서 수익모델을 재구상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정책 당국은 최근 '마이데이터 2.0'을 발표했다. 골자는 데이터 범위 확대와 영업 활성화, 이용자 편의성 제고 및 정보보호 강화다. 일각에선 데이터 표준화 및 가명정보 활용, 사업자 인센티브 확대 등 추가적인 제도 개선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다. 그러나 이번 정책은 마이데이터 활성화를 위한 진일보한 조치라는 것이 전반적인 평가다.
특히 서비스 대상 확대와 정보 제공 범위 확장은 사업자에게 새로운 기회의 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14세 이상 청소년과 디지털 취약계층의 이용이 용이해짐에 따라 전국민 맞춤형 서비스 개발이 탄력을 받을 것이다. 상세한 구매정보 제공이 가능해지면서 결제 데이터를 중심으로 금융과 비금융을 아우르는 사업모델도 예상된다.
사실 마이데이터는 대출, 자산관리, 보험 등 다양한 금융 서비스와의 연계를 통해 새로운 사업 기회를 창출할 수 있는 기초 인프라다. 고객이 금융 정보를 직접 입력하지 않아도 정보전송 동의만 하면 모든 금융정보가 확인되기 때문이다. 사업자는 확인된 정보를 이용해 서비스에 바로 접목할 수 있다.
그러나 현실은 녹록지 않다. 고유업무인 본인신용정보 조회관리로는 매출 발생이 어렵다. 부수업무인 금융상품 중개나 데이터 분석 등으로 매출이 발생하고 있으나 이 마저도 경쟁이 치열하다. 여기에 서비스 개발을 위한 투자 부담까지 안고 있어, 중소 핀테크 기업은 사업 지속성에 대한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이런 어려움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혁신적인 모델 발굴이 시급하다. 단순히 금융 정보 제공의 차원을 넘어서, 인공지능(AI)이나 빅데이터 등 신기술을 활용해 고객이 원하는 맞춤형 서비스로 고도화해야 한다. 이는 서비스에 대한 고객 충성도 제고와 체류 시간의 증가로 이어질 것이다. 사업자는 이를 통해 광고유치 및 구독 서비스 개발, 연계상품 판매 등 다각화된 수익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
또 금융 정보에 국한되지 않고 이종 산업 데이터와의 융합을 통해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전략도 유효하다. 의료, 유통, 쇼핑, 공공 등 다양한 영역의 데이터를 결합함으로써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금융과 의료 정보를 연계한 헬스케어 특화 서비스, 소비 패턴 분석 기반의 맞춤형 쇼핑 추천 등 차별화된 모델을 구상해 볼 만하다.
한편, B2B 부문에서의 사업 기회 모색도 필요하다. 마이데이터 라이선스가 없는 기업을 대상으로 데이터 분석, 리스크 관리, 마케팅 최적화 등 마이데이터 기반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특정 영역에 특화된 수직 계열화도 시도할 수 있다. 가령, 마이데이터 정보와 솔루션을 제공한 제3자 기업의 부동산 데이터를 결합해 투자, 대출, 세무 등에 특화된 상품을 만드는 것도 가능하다. 이런 특화형 데이터 플랫폼은 의료, 교육 등 다양한 영역으로 전개될 수 있다.
그러나 이 모든 수익모델의 지향점은 고객 가치 창출이다. 신기술과 창의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고객 경험을 디자인해야 한다. 물론 정책적 뒷받침도 필수다. 규제 합리화나 지원 인센티브 확대를 통해 사업자들의 적극적인 투자와 도전을 유인할 필요가 있다. 이를 통해 마이데이터 산업이 수익성에 대한 고민을 떨치고 금융 생태계가 한층 업그레이드될 수 있길 바란다.
송민택 공학박사 pascal@apthefi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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