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칼럼]핀테크블록체인 얼라이언스 필요성〈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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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협회·학회와 같은 전문 단체들은 특정 산업 분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며 여러 가지 긍정적인 공헌을 하지만, 동시에 일련의 한계와 문제점을 가지고 있다. 이러한 단체들은 주로 업계의 이익을 대변하고 회원 권익을 증진하는 것을 목표로 하지만, 때로는 공공성 훼손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한다.

협회나 학회 같은 전문 단체 특징을 살펴보면 전문 단체들은 연구, 교육 프로그램, 전문가 네트워킹 이벤트를 제공해 산업 지식의 확산과 기술 혁신을 촉진한다. 또 이들은 업계 표준을 마련하고 베스트 프랙티스를 확립해 산업 전체 질을 향상하는데 기여하는 것을 표방한다. 업계 공동 이익을 대변하며 정부 정책에 영향을 미치고, 산업에 유리한 법적 및 규제 환경을 조성하려 노력한다. 그러나 이익집단으로서 협회와 학회는 때로는 공공 이익보다는 회원의 이익을 우선시해 이해상충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를 들어, 환경 규제를 완화하려는 업계 압력이 공공의 환경 보호 필요성과 충돌할 수 있으며 산업 발전을 목표로 하다 보면, 때로는 소비자 보호가 뒷전으로 밀리는 경우가 있다. 같은 산업 내에서도 각기 다른 회원사의 이해관계가 충돌할 수 있어 강력한 회원사가 협회 방향을 좌우하면서 중소 회원사나 신생 기업들의 이익이 소외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이는 업계 내에서 불필요한 이권다툼을 유발하고, 결국 산업의 건전한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협회나 학회와 같은 전통적인 이익 단체가 겪고 있는 문제점들을 보완하는 방안으로, 기업이나 개인이 개인 회원 자격으로 기구에 참여하는 공공성 높은 얼라이언스 설립을 제안한다. 얼라이언스 설립 시 고려해야 할 원칙으로는 우선 모든 관련 이해관계자가 참여할 수 있도록 개방된 회원 가입 절차를 마련해야 한다. 이는 단체의 다양성과 포괄성을 보장하고, 업계 내 소수 의견도 반영하는 기회를 제공한다. 또한 의사결정 과정과 결과를 모든 회원과 공유해,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이를 통해 조직의 신뢰성을 증진하고 회원들의 참여를 독려할 수 있다. 독립적인 감독 기구를 설치하여 단체의 활동을 감시하고, 공공의 이익을 해치는 행위를 감지할 수 있도록 한다. 이 기구를 통해 단체의 활동이 회원 및 공공의 이익에 부합하는지 주기적으로 평가한다. 모든 회원은 이해충돌을 관리하는 명확한 지침에 동의해야 하며 특정 회원의 이익이 단체의 목표와 충돌하는 것을 방지하고, 모든 활동이 투명하게 이루어지도록 보장한다. 소비자 대표를 이사회나 결정 기구에 포함하여 소비자의 목소리가 정책 결정 과정에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다양한 산업의 단체들과의 협력을 통해 광범위한 문제에 대한 해결책을 모색한다. 필요 시 정부 부처나 공공기관과도 전략적 협업체제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단일 산업 내에서의 파워게임을 완화하고, 더 광범위한 이익을 도모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를 바탕으로 궁극적으로는 이익 단체보다는 기업이나 개인 회원들의 직접적 참여를 기반으로 해 더 높은 공공성과 효율성을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특정 이익집단의 영향력을 줄이고, 전체 산업의 건강한 발전을 촉진할 수 있는 게 장점이기 때문이다. 현재 장기간 부진의 늪에 빠진 국내 블록체인 산업의 조속한 중흥을 위해 핀테크블록체인 얼라이언스 설립이 시급하다. 핀테크와 블록체인 산업의 성장을 촉진하고 소비자를 포함한 이해관계자 간의 협력을 공정하게 강화해 모두가 동의할 수 있는 기구 설립이 중요한 때다.

얼라이언스가 추구해야 할 방향을 제언하자면 다음과 같다. 기존 공급자 중심의 기술개발을 탈피해 소비자 중심의 핀테크블록체인 기술 개발을 지향해야한다. 이를 통해 공공복지 및 산업 경쟁력 향상을 촉진하고, 신기술의 상업적 적용을 가속한다. 산업체와 소비자 간 균형된 기술 표준을 마련하고 혁신을 지원하며 국내외 시장에서 한국 기업들 경쟁력을 향상시키는데 초점을 맞춰야 한다.

또 정부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최소한의 합리적인 규제 환경을 조성하는데 힘을 쏟아야 한다.

국제 핀테크 및 블록체인 네트워크와의 유기적인 연계 강화에도 역할을 해야 할 것이다. 업계 및 일반 대중에게 핀테크와 블록체인 기술의 이해를 돕고,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해야 할 때다.

김선미 동국대 경영전문대학원 핀테크&블록체인 책임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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