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연합(EU)이 반독점법 위반 혐의로 애플에 7000억원대의 과징금을 부과할 것으로 보인다.
18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EU 집행위원회가 다음 달 초 음악 스트리밍 앱 스포티파이에 대한 불공정 혐의로 애플에 약 5억유로(약 72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이번 반독점 조사는 스포티파이가 지난 2019년 EU 경쟁당국에 “애플이 앱스토어에서 타사를 부당하게 제한하고 있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스포티파이는 애플의 독점적 앱스토어 운용 정책 탓에 월간 구독료를 올려야 했다고 주장했다. 애플은 2022년 이용자들이 웹 상에서 스포티파이 등 음악 서비스를 구독할 수 있도록 허용하기 시작했지만 스포티파이는 보여주기 용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EU 집행위원회는 애플이 앱스토어를 이용하지 않아도 더 저렴한 대안에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을 알리지 못하게 했거나 이를 유도하는 방법을 막았는지를 조사했다. 그 결과 애플이 강력한 지위를 남용하고 경쟁자들에게 반경쟁적 거래 관행을 강요한 것으로 판단했다.
EU의 이번 과징금 부과 조치는 스트리밍 서비스에만 국한될 예정이지만 앞으로 다른 유형의 앱에 대해서도 금지 조치를 적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애플이 과징금을 부과받는 것을 신호로 다음 달 전면 시행되는 디지털시장법(DMA)을 둘러싼 빅테크 기업과 EU의 갈등이 본격화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DMA는 애플·구글 등 빅테크 플랫폼이 자사 서비스에 불공정한 특혜를 주는 일을 금지하는 포괄적 규제다. 법을 어긴 빅테크는 '전 세계 연간 총매출'의 최고 10%를 과징금으로 물게 된다.
한편, 이번 결정이 확정되면 애플은 EU에 반독점법 위반으로 과징금을 물게 되는 첫 사례가 된다.
전자신문인터넷 이원지 기자 news21g@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