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M, '절절한 20년 일기, 새로운 편안함의 시작'(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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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나인컴즈(A2Z) 제공

“이제는 편안하게 듣고 함께할 수 있는 노래를 하고 싶다.” 발라더 KCM이 20주년 앨범과 함께 가벼운 공감행보를 새로 시작한다.

최근 서울 마곡 이미지나인컴즈 사옥에서 20주년 앨범 '우리들(US)'로 돌아온 KCM과 만났다.

KCM 새 앨범 '우리들(US)'는 2021년 10월 싱글 '오늘도 맑음' 이후 2년3개월만의 신보이자, 7년2개월만의 피지컬 앨범이다.

앨범트랙은 신곡 연주버전 2트랙을 포함, 총 14곡에 달한다. 우선 그의 시작을 함께 한 조영수 작곡가와 개인앨범 기준 15년만에 다시 작업한 타이틀곡 '아직 사랑하는 사람이 있어요', KCM표 첫 팬송인 '우리들'이 신곡으로 처음을 장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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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나인컴즈(A2Z) 제공

또 새벽길, 버릇처럼 셋을 센다, 이런 이별도 있어, 나만 아는 사랑이었어, 그냥 좋아(with 아웃사이더), 오늘도 맑음 등 2018년 이후 싱글곡들과 함께, 생각(흑백사진 Pt.2), , 아름답던 별들의 밤, 바보라고 불러도(사랑곰), 하루가 다 가도록(하루가) 등 대표곡들을 재해석한 작품들이 대거 배치된다.

이러한 트랙구성은 기타 중심으로 담백하게 펼쳐진 사운드 위로 KCM표 발라드 매력을 가벼운 템포감으로 소화하는 타이틀곡의 흐름과 함께, 2004년 '흑백사진'으로 데뷔한 이래로 20년간 쌓인 KCM의 발라드서사와 음악이야기들을 순차적으로 보여주는 듯한 인상이다.

-컴백소감

▲20주년을 실감하지 못했는데, 주변 지인들과 팬들의 말을 듣고나서 적잖은 무게감과 뭉클함을 느꼈다.

테이프 시대때부터 지금까지 이어온 가수로서, 데뷔때 생각해왔던 '내 이야기를 담은 기념비 같은 앨범'을 만들었다는 것에 스스로 기특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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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이미지나인컴즈(A2Z) 제공

-피지컬 앨범 발표가 부담이 됐을 법도 한데?

▲K팝 트렌드 가운데서 발라드는 상대적으로 비주류기도 하고, 빠르게 소비되는 음악시장에 맞추는 것도 만만찮기에 피로감을 느끼곤 했다.

그러다보니 앨범 자체를 내는 것도 주저함이 있었다. 하지만 많은 분들이 공감할만한 음악을 만들어야겠다는 생각과 주변의 조언으로 그 부담을 이겨냈다.

-개인앨범으로는 15년만에 조영수 작곡가와 만났다. 타이틀곡 에피소드가 있다면?

▲MSG워너비 때 데모곡을 우연히 받았는데, 너무 마음에 들었다. 당시 함께 모니터링한 (지)석진 형도 '발라드같은 느낌'이라며 갸웃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조)영수 형이 제 생각을 많이 하면서 썼다고 하더라. 영수형 특유의 느낌과 2000년대 초반 발라드 향수가 느껴지면서 제 노래 느낌이 들더라.

-타이틀곡 포인트?

▲보통 후반작업을 제가 다 했는데, 제가 작업하다 보면 제 의도대로 힘이 들어가기 때문에 그를 최대한 자제하려 했다.

이번에는 '흑백사진'으로 처음을 함께한 영수형과 함께 신인의 마음을 갖고 조금은 편하게 불렀다.

피아노 사운드를 뺀 담백한 분위기와 함께, 부르는 것 자체도 최대한 편하게 불렀다. 그 자체가 포인트라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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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팬송 '우리들'은 어떤 곡인지?

▲앨범명과 같은 팬송 '우리들'은 20주년 공연 소식과 함께 팬들에게 받은 메시지에서 영감을 얻어 작업한 곡이다.

팬 하나하나의 모습을 보며 떠올린 그때의 기억과 감사함을 토대로 제목과 가사를 써서, 공연 당시 가이드 버전 수준의 완성본으로 무대를 꾸렸는데 팬들에게도 제게도 감동이 있더라. 감사함이 가득한 곡이다.

-원곡 리메이크가 아닌 재해석한 곡들이 빼곡하다. 이유가 있나?

▲팬송인 '우리들'과 타이틀곡을 제외하고는 싱글곡들을 재해석한 것들로 채웠다. 당시 제 상황과 마음을 담은 곡들을 되짚으면서 그동안의 제 이야기를 하나로 담아내고자 했다.

대표적으로 '오늘도 맑음'은 부제 Dear. Dad에서 보듯, 한때 아버지께 새해 인사를 드리러 가는 길에서 본 맑은 하늘을 보면서 쓴 곡이다.

또 '새벽길'은 잘 알던 지인과의 불화 등 여러 어려움으로 정신적으로 힘든 어느 날, 흰 눈을 밟고 싶어 찾아간 파주에서 두 시간 동안 길을 걸으며 쓴 곡이다.

'오늘도 맑음'은 상황적인 이입으로 지금은 가장 힘든 곡이 됐고, '새벽길'은 어려움을 극복한 현 시점에서 뭔가 편하게 마주할 수 있는 곡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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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킷사진들은 다채로운 댄디분위기를 품고있다. 어떻게 마련한 것인지?

▲20주년 공연 당시의 흔적들과 함께, 포토그래퍼 친구와 제주도로 가서 촬영한 컷들로 채워져있다.

전적으로 친구의 말에 따라 부담없이 찍었는데 막상 보니 90년대풍 결과물들로 잘 나온 것 같다.

-20주년 앨범을 향한 적극적인 조언은?

▲앨범이나 곡 하나를 만들 때 주위에서 혀를 내두를 정도로 해야 후회가 없는 성격 탓에, 음악에 대한 피로감을 어느정도 갖고 있었다.

그런데 앨범기획을 고민하던 도중 현진영 형이 '스스로 피로하면 안된다, 팬들을 향한 목소리 선물을 계속하라'라고 격려해줬다.

팬들이 제 음악에 빗댄 자신들의 사연으로 저를 뭉클하게 했던 기억들을 되새기면서 꾸준하게 활동하는 것으로 보답해야겠다 되새기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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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을 맞이한 새로운 다짐?

▲과거부터 제 음악은 호불호가 극명히 나뉘었다. 누구나 따라하고 싶은 곡보다는 저만의 시그니처에 가까운 음악을 해왔다.

또한 예능과는 달리 음악에서만큼은 드러내지 않고 저 혼자 골몰하면서 만들어내곤 한다. 그러다보니 기대와 좌절에 더 예민했다.

이제는 그러한 것들을 많이 덜어냈다. (김)범수형이 해준 “네가 잘하는 것을 많이 보여줬으니, 이제는 편안하게 가자”라는 조언에 많은 생각을 했다.

이제는 혈압차는 노래보다는(웃음) 편안하게 들을 수 있고 함께할 수 있는 노래로 방향성을 잡아보고 싶다.

-20년만의 일본데뷔는 어떻게 성사됐나?

▲팬데믹 전 소통과 함께, 일본 팬들을 향한 감사함을 표현하기 위한 좋은 기회로 지난해 10월 첫 싱글을 냈다. 올해는 좀 적극적으로 활동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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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주년 KCM의 음악은?

▲어떤 장르든 음악이든 저를 인식할 수 있는 그저 KCM이라 할 수 있다. 후회마저 감사한 20년간의 기억과 함께, 80~90대가 돼서까지도 노래하고 싶다.

이후 제 노래들이 지금은 물론 후생에도 기억되고 많은 공감과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