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성크리처' 박서준, '안타까움의 1945, 새로운 성장 향한 묵직함'(인터뷰)[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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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제공

“역사적 배경의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기존까지도 보였던 인물성장사와는 달리, 스스로 무게감이 달리 느껴졌다” 배우 박서준이 넷플릭스 '경성크리처' 속 장태상으로서의 소회를 이같이 밝혔다.

11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오설록 티하우스 북촌점 내 '경성크리처' 팝업공간에서 배우 박서준과 만났다.

'경성크리처'는 1945년 봄, 생존이 전부였던 두 청춘이 탐욕 위에 탄생한 괴물과 맞서는 이야기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다. 박서준은 본정 전당포 금옥당의 대주이자 제1의 정보꾼 장태상 역으로 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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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제공

토두꾼 윤채옥(한소희 분)과의 공감 속에서 과거 엄마에 대한 아픔과 생존의지를 바탕에 둔 능글맞은 자유분방감, 금옥당 식구들과 본정상인들을 챙기는 의리, 마에다(수현 분) 등 일본 권력층과 맞서는 대범함 등을 보이는 장태상의 모습을 자연스럽게 연기했다.

또한 옹성병원 내 감금자들을 탈출시키는 과정에서의 호쾌함과 처절함의 액션 퍼레이드 또한 함께 선보였다.

박서준은 인터뷰 동안 진중하면서도 부드러운 말투와 함께, 팝업공간에 배치된 스틸컷 속 '장태상' 본연의 멋을 직접적으로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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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결정 배경?

▲제가 이태원클라쓰할 때 '스토브리그'를 연출하신 정동윤 감독님과 강은경 작가님, 두 분과의 작업을 해보고 싶었다.

그러던 찰나에 (강은경)작가님 사무실에서 (정동윤)감독님과 셋이 만나게 됐고, 크리처 부분에 대한 프리젠테이션에 가까운 준비내용들을 듣고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했다.

-대본으로 본 장태상은 어떤 캐릭터였나?

▲어머니의 유언과 함께 어떻게든 살아남기 위해 궂은 일을 마다하지 않는 인물로, 독립운동을 향한 열정을 애써 부정하며 금옥당 인근 본정사람들을 챙겨왔다고 생각했다.

생존을 위해 어려운 일들을 능글맞게 대처하면서도, 중요한 순간을 위해 자기 사람들과의 끈끈한 연대를 만들어나갔던 그가 옹성병원에서의 일을 계기로 많은 변화폭을 보인다고 생각했다.

이러한 모습을 표현하기 위해 초반에는 자유로운 모습을 보여주는 데 집중하면서, 이후의 반전을 좀 더 강하게 보여주고자 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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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제공

-캐릭터 표현을 위한 중점노력?

▲시대극과 크리처물의 신선한 조합과 함께, 시대상 표현에 따른 책임감과 무게를 많이 느꼈다. 학창시절 교과서와 사진으로만 봤던 시대적 배경들을 비주얼적으로 보니까 심한 충격이 오기도 했다.

대본상의 표현들과 함께 당대의 흔적들을 직접 찾아보고 이해하면서 많은 것을 배우고 느꼈다. 특히 가볍지 않게 비쳐질 수 있도록 긴장을 많이 했다.

스타일링 측면으로는 의상팀과 함께 당대 사진을 참고하면서, 멋스러운 모습들을 만들어가고자 했다. 하나 아쉬운 것은 당시의 은어나 줄임말 등의 표현들을 알았다면 좀 더 재밌었을 텐데, 그러지 못해 아쉬웠다.

-한소희(채옥 역), 김해숙(나월댁 역) 등과의 호흡은 어땠나?

▲한소희 배우와는 액션부터 감정까지 힘든 장면들이 많았기에, 서로 응원을 많이 했다. 에너지도 좋고, 연기욕심도 많고, 선배들이나 스태프들에게 깍듯한 사람이라 배우기도 했고 호흡하는데도 좋았다.

김해숙 선배는 정말 쿨하고 다정한 엄마 같은 모습으로 늘 칭찬해주시며, 신나게 연기할 수 있도록 해주셨다. 이외에도 (박)지환 형(갑평 역) 등 금옥당과 본정식구들과의 호흡 모두 소중하다.

이외에도 (박)지환 형(갑평 역) 등 금옥당과 본정식구들과의 호흡 모두 소중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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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형 캐릭터들을 많이 해왔지만, 유독 경성크리처 속 장태상 연기로 더욱 매력이 두드러지는 것 같다. 이유가 무엇이라 보나?

▲아무래도 역사적인 배경의 힘이 크다고 생각한다. 생각해보면 단순히 인물성장과 변화를 보여주는 캐릭터는 다른 작품에서도 많이 보여드렸던 것 같다.

다만 이번 작품은 스스로에게도 무게가 달랐다. 특히 9회차 마에다와의 대화 장면이 유독 그랬다. 대본상으로는 촬영 몇 달전부터 봤지만, 걱정도 긴장도 많이 됐다.

무엇보다 이 드라마를 관통하는 대사라 할 “이런 세상이 아니면 겪지 않았을 일”이라는 말을 어떻게 표현해야할 지 고민했다. 그러한 고민들 속에서 장면 곳곳에 비쳐진 장태상으로서의 씁쓸한 모습들도 특별했을 것 같다.

-액션장면이 많은 작품이었다. 부상부담은 없었나?

▲액션은 합을 맞추는 안무같은 것이라 생각한다. 촬영에 필요한 감정들을 넣는 와중에 하나씩 실수가 나올 수 밖에 없다.

그 덕분에 서로를 배려하고 응원하는 건 더욱 중요해진다. 부상도 당할 수는 있지만, 모두에게 중요한 시간인만큼 덜 다치고 자연스럽게 넘어갈 수 있도록 잘 관리하려고 노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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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박서준이라면 했을? 못했을 표현들은?

▲실제 피조물로 본 크리처는 오금이 저릴 것 같더라. 만약 실제로 본다면 바로 도망갔을 것 같다(웃음).

또한 제가 저를 보면 태상처럼 능청스럽지 않은데, 연기로 그를 표현해보니 재밌는 것 같다(웃음).

-시즌1을 관통하는 감정키워드?

▲지금 딱 생각나는 건 '안타까움'이다. 인간이 행복하고자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데, 쉽게 행복할 수 없는 상황은 안타까울 수 밖에 없다.

옹성병원을 나오고 나서 경무청에 잡혀가게 된 갑평에게 나월댁이 하는 말이나, 어린 태상과 나월댁과의 관계처럼 생존을 위한 몸부림에 누가 비판을 가할 수 있을까 싶다.

그저 생각하는 대로 말할 수 있고, 내가 좋아하는 것을 위해 온전히 노력한다면 할 수 있는 것, 그것 자체가 얼마나 행복한가 되새기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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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즌2의 포인트는?

▲새로운 인물의 등장, 이들의 관계성이 포인트가 될 것 같다.

-글로벌 배우로서 '경성크리처' 출연의 의의?

▲더 마블스 촬영차 영국 런던에 머물 당시 오징어게임의 화제와 함께 한국 콘텐츠의 영향력을 실감했다. 그만큼 연기에 책임감을 느낀다.

경성크리처는 판타지 요소가 있지만, 사실배경을 되새기는 콘텐츠로서의 힘이 있다. 그러한 작품을 많은 분들과 호흡하며 완성해냈고, 그만큼 관심을 받을 수 있다는 점에서 성공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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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넷플릭스 제공

-작품, 캐릭터 표현의 기준은?

▲저는 늘 캐릭터를 완성하는 데 저를 기준으로 시작한다. 대본을 토대로 캐릭터의 빈공간을 상상으로 채우면서, 나라면 어땠을까 하는 생각으로 캐릭터 폭을 넓힌다. 그렇기에 작품마다 어디서 본 듯한 인상을 줄 수도 있다는 한계점은 느낀다.

과거 지진희 선배가 '극단적으로 변화를 주고자 하는 것도, 앞으로의 연기생활에서 힘들 수 있다'라고 조언한 것처럼, 조금씩의 변주와 함께 나만의 캐릭터를 점점 더 다양하게 완성해나가고자 한다.

-올해계획?

▲이번 달부터 작품검토에 들어갔다. '경성크리처' 이후 쉴까 싶었는데, 좋은 제안들을 많이 받고 재미를 느낀만큼 감사한 마음으로 계속 해나갈 것이다.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